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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쉽고 빠른 장기렌트카, 후회 없는 선택일까요
쉽고 빠른 장기렌트카, 후회 없는 선택일까요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1.12.27 11: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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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홍수 시대다.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달된다. 언론에서도 각종 정보성 기사가 쏟아진다. 이제 현명한 소비자는 유익한 정보를 콕 집어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 제품·서비스 정보는 소비와 직결되는 만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인사이트코리아>는 기자가 직접 소비자가 돼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에 나선다.

2021년 11월 30일 한 기자가 BNK캐피탈로부터 받은 장기렌트카 계약 만료 카카오톡 메시지. "고마웠다. 다신 보지 말자". &lt;한민철&gt;
2021년 11월 30일 BNK캐피탈로부터 받은 장기렌트카 계약 만료 카카오톡 메시지. <한민철>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즐거웠고, 고마웠다. 다신 보지 말자.”

4년 동안 기자와 함께 전국을 누볐던 QM3가 탁송 기사님과 함께 떠나갈 때 처음으로 머릿속을 스치는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차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로서니 4년이면 정도 들었을 법한데, ‘다신 보지 말자’라는 말은 듣는 이에 따라 매정하게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 QM3가 ‘내 차’가 아닌 ‘남의 차’로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줘야 하는 것이었다면 이런 후련한 마음이 들지 않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기자는 최근 4년 약정의 장기렌트카를 드디어 반납했습니다.  

사실 기자가 장기렌트카를 처음 이용하게 된 것은 4년 전이 아닌 6년 전인 2015년 10월경이었습니다. 직전까지 혈기왕성한 3~4년차의 사회부 기자로 지하철과 버스로 구석구석을 누비는 뚜벅이였죠. 

그런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9월 위례신도시에 취재 일정이 있었는데, 길도 복잡하고 버스도 없어서 이곳저곳을 헤매다 약속보다 1시간이나 늦게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사수였던 선배는 이미 도착해 취재를 마친 상태였고, 돌아갈 때는 선배 차를 얻어탔는데 옆자리에서 영혼이 달아날 정도로 혼쭐이 났습니다. 

당시 선배는 “한 기자, 좋은 말 할 때 너도 차 한 대 마련해”라고 말했고, 선배의 조언대로 더 이상 일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차를 장만하자 결심했습니다. 

얼마 뒤 K 아무개 브랜드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차를 발견했고, 주저 없이 신차 구매 계약서 사인을 했습니다. ‘이제 나도 폼 나게 드라이브나 해볼까’라며 초심을 잃기도 전에, 딜러 분은 기자에게 “고객님, 거절 나왔습니다”라며 손을 저었습니다.

자동차 구매를 위한 대출인 ‘오토론’을 실행하려 하는데, 대출 한도가 가득 차서 더 이상의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주택 매입과 주식 투자 등으로 이곳저곳에서 대출을 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딜러님,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니 “일시불로 사시는 방법 밖에는 없는 듯 합니다”라고 답하더군요. 안타깝게도 계약서는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쓰레기통을 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즘처럼 대출 시장이 꽁꽁 언 상황도 아니고, 비교적 은행에서 대출을 잘 해주던 2015년에 대출 한도가 막혀서 차를 사지 못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봐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그럼 당시 차 사는 것을 포기했는가. 그건 아니었습니다. 자동차 관련 취재를 담당하는 산업부 기자들에게 대안을 문의했고, 추천을 받은 것이 바로 장기렌트카였습니다. 

사실 장기렌트카는 개인의 신용도나 대출 한도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습니다. 상담을 받자마자 충분히 계약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고, 원하는 차를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대출한도 걱정없이 장기렌트카로 장만한 한 기자의 첫 차였던 K3. 한민철
대출한도 걱정없이 장기렌트카로 장만한 첫 차 K3. <한민철>

물론 신용도와 대출 한도, 소득에 따라 고가의 차는 계약할 수 없거나, 매월 지급해야 하는 렌털 비용이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장기렌트카 상담사들은 여러 회사로부터 견적을 내주는데, 주로 제2금융권 회사에서 취급하는 렌트카 상품이 비교적 저렴해 BNK캐피탈에서 장기렌트카 계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렌트카 회사의 상품이 같은 차량을 계약하는 데 월 렌털료가 더 저렴했지만, 500만원의 보증금 내고 해약 시 돌려받는 조건이 있다거나 부실한 차량 옵션 등의 단점이 있어, 매월 조금 더 내더라도 보증금 없고 옵션이 나쁘지 않은 상품을 골랐습니다. 

그렇게 산 역사적인 첫 차가 기아 K3였는데, 돌아올 수 없는 6년의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왜 그때 그렇게 어리석은 판단을 했는지. 

장기렌트카 이용 2년 만에 몰려오는 불안감

장기렌트카를 처음에 이용할 때는 ‘차는 4년만 타면 질릴 테니 그때 어차피 바꾸게 될 것이라면 장기렌트카로 4년 뒤 반납하고 신형 차로 갈아타면 되겠지’라고 긍정적인 부분만을 머릿속에 주입하며 나름대로 현명한 소비를 했다고 합리화했습니다. 

물론 장기렌트카는 장점도 많았습니다. 우선 차가 빨리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차를 계약하면 적게는 3~4주 많게는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 장기렌트카는 렌트카 회사에서 미리 자사 소유로 잡아놓은 차량을 계약자에 인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 만큼 일주일 이내에 차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 취득세 등 각종 세금과 자동차보험료를 따로 납부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이것이 월 렌털료에 사실상 포함돼 있었고 중고차나 사고차가 아닌 신차를 이용하다보니 성능도 꽤 좋았습니다.

하지만 장기렌트카를 이용한지 1~2년이 지나면서 점점 자신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은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매월 약 42만원의 렌털료를 지불했는데, 월 급여에 비해 적지 않는 돈을 내고 있음에도 4년 후에도 이 차가 내 소유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기 시 1000여만원을 추가로 내면 해당 차를 인수할 수 있지만, 4년간의 월 렌털료와 1000여만원을 더하면 계약 당시의 K3 신차 가격보다 비싼 수준으로 결국 이 역시 손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트레스로까지 다가왔던 것은 바로 주변 사람들이 이 차가 렌트카라는 것을 바로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새 차를 뽑았다고 자랑하려 했다가 “렌트카야”라는 말이 곧바로 나오니 황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약 당시에는 몰랐지만 번호판이 그 원인 제공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게 됐습니다. 차량의 번호판에는 ‘하’가 붙어 있었는데, 거의 모든 렌트카의 번호판에는 ‘하’와 ‘허’, ‘호’가 붙는다는 것이었습니다.

4년 만기 앞두고 귀신같이 고장나는 소모품

장기렌트카는 중도 해약을 하게 되면 어마어마한 위약금을 내게 됩니다. 그래서 장기렌트카 계약은 해약까지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넌다고 불립니다. 뒤늦게 이 차가 자신과는 맞지 않다라는 것을 깨닫고, 차라리 다른 차를 살 걸이라는 후회가 몰려와도 때는 늦었습니다. 그때 장기렌트카 상담사로부터 영업 활동을 위한 문자메시지가 자주 전송됩니다.

‘현재 신형 차량의 월 렌털료를 특가로 싸게 제공한다’ ‘변경 계약을 하더라도 위약금 50%를 대신 내드리겠다’ 등의 코멘트가 기자를 유혹했습니다. 

세단보다 SUV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K3 계약 2년 만에 저는 QM3로 변경 계약을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QM3를 타자마자 두 차의 성능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이게 세단보다 특별히 높거나 SUV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는 느낌이 없었지만, 집 주차장에 QM3를 가지고 오신 탁송 기사님은 이미 떠난 상태였습니다. 2017년 11월 또 다시 4년의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BNK캐피탈을 통해 계약한 장기렌트카 QM3. 한민철
BNK캐피탈을 통해 계약한 장기렌트카 QM3. <한민철>

누군가는 기자가 꼼꼼한 소비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비겁한 변명을 해보자면, 장기렌트카는 계약 전 시승이 불가능한 만큼 전적으로 상담사의 영업성 코멘트를 믿어야 하는데, 결국 나중에 후회를 하더라도 자신 밖에 탓할 수 없는 얄궂은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K3 때와 다름 없는 월 렌털료 43만원을 지불하면서 그렇게 마의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2년을 넘고, 3년째 때 서비스센터에서 “수리 안하면 반납 전에 고장날 수 있어요”라고 하는 바람에 30만원을 주고 차량 하부 수리를 했습니다. 솔직히 나중에 반납할 차량이라고 생각하니 이제 1년 밖에 안 남았는데 굳이 큰 돈을 들여가며 고쳐야 하는지 아까운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남의 차다보니 뒷말이 나오지 않게 하려면 고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아까움을 배로 늘린 것이 마지막 4년째에 몰려왔습니다. 올해 초 총 주행거리가 5만㎞ 이상에 도달했던 시점이었는데, 정말 약속이라도 한 듯 타이어 3개에 이상이 왔습니다. 공기압이 현저히 낮아지고 특히 운전석 타이어는 원래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바람도 빠지고 가루가 날리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또 수십만원을 들여 4개의 타이어를 전부 교환했습니다. 장기렌트카는 차량 소모품의 경우 자비로 교환을 해야 합니다. 타이어 교환의 경우 차량 자체의 결함이나 하자가 아닌 계약자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 만큼, 차량 소유주인 렌트카 회사가 책임질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얼마 뒤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올해 7월경 출근을 하려다 보니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인지 긴급출동 기사분에게 물어봤더니, 베터리가 수명을 다해 갈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8만원 정도를 들여 베터리를 교체했습니다. 반납까지 불과 4개월 남았는데 말입니다. 

마치 4년이라는 계약기간이 렌트카 회사에서 ‘반납 전 가능하면 새 것으로 돌려줘’라고 설정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차 수리와 소모품 교체 등으로 인해 2~3개월치 렌털료를 더 지불했습니다.    

소모품을 최대한 새것으로 바꾼 뒤 겨우 긴 다리를 건너는 그날이 찾아 왔습니다. K3와 QM3 모두 6년 동안 여러 추억을 같이 쌓은 차였지만, 이젠 내 것이 아닌 만큼 허무함이 가득합니다. 그 허무함이 후련함으로 바뀌고, 장기렌트카를 이용할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앞으로는 내 명의의 차를 사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번호판을 보고 렌트카로 불릴 일도 없고, 4년 뒤 차를 반납하기 위해 고민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한민철 기자의 이번 내돈내산 총평은 “대출한도 안 나온다고 무턱대고 장기렌트카 계약하지 말자”입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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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2022-02-24 10:20:53
그럼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셨을건지 궁금합니다

이챙 2022-01-20 17:07:30
ㅋㅋㅋㅋ 직장인 장기렌트 알아보고 있었는데 궁금점 해소 되었습니당 말 재밌게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