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빌딩이 최고 105층에서 70층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엘리베이터 층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수주 열기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층의 경우 경험이 중요해 해외 상위업체들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00층 이하로 층수가 낮아지면서 국내 업체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계산이다. 

전체 동수 1~2동 늘어…엘리베이터 업계 군침

최근 현대차그룹은 GBC를 원안인 105층 1개 동에서 50~70층 2~3개 동으로 설계 변경하겠다는 뜻을 강남구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05층 설계 당시 엘리베이터만 120여대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동수가 2~3개로 늘어날 경우 엘리베이터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마다 엘리베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초고층이 아니라 최대 70층에 이르는 층수도 GBC 수주전에 여러 엘리베이터 업체가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2019년 GBC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점유율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해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등은 사내 초고속 영업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70층으로 층수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국내서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쉰들러엘리베이터 등도 수주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발주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이 한 개 업체가 아닌 2~3개 업체를 선정할 경우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쉰들러엘리베이터는 최고 35층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승강기 수주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현대가 기업 현대엘리베이터가 유리?

GBC가 100층 이하로 지어진다는 말이 나오며 가장 주목받은 곳은 현대엘리베이터다. 이 회사는 범현대가 일원이기 때문이다. 정주영 창업주 별세 이후 현대는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분리됐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100층 이상이라면 준공 실적이 풍부한 오티스엘리베이터나 미쯔비시엘리베이터 등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층수가 낮아질 경우 디자인이나 가격 경쟁력 등이 더 높게 평가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그룹은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2003년 8월 세상을 떠난 후 부인 현정은 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로 묶어 ‘수혜’ 등의 말이 나올 때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발주처의 눈치를 받는다고 들었다”며 “(현대엘리베이터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엘리베이터업계 관계자는 “초고층이 아니면 그에 맞춰 수주 전략을 다시 짤 것”이라며 “경쟁입찰인 만큼 각 사의 장점을 부각해 경쟁이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