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은 누리호, 대한민국 ‘우주 정복’ 꿈 싣고 날다
불을 뿜으며 하늘로 치솟은 누리호, 대한민국 ‘우주 정복’ 꿈 싣고 날다
  • 김동수 기자
  • 승인 2021.10.2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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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후 국민적 염원 담아 100% 국내 기술로 완성
해외 지원 없이 자력으로 우주 수송 능력 갖출 수 있게 돼
위성 상용 발사 서비스 위해 발사비용 낮출 구체적 목표 필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힘차게 솟아올랐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힘차게 솟아올랐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김동수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1)’가 비상했다. 11년 7개월의 개발 과정, 투입 예산 약 2조원, 300여개 기업 약 500명이 참여해 만든 국내 과학의 집대성이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힘차게 솟아올랐다.

21일 오후 5시 발사된 누리호는 당초 오후 4시에 발사 예정이었다. 하지만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누리호 상태, 기상, 우주 환경 등을 고려해 오후 5시로 시간을 변경했다. 발사 시간 변경으로 문제가 생긴 게 아닌지 많은 국민의 염려가 있었지만, 누리호의 발사가 시작되면서 대한민국의 ‘우주 정복’ 꿈도 하늘로 솟아올랐다.

11년 인고의 시간 결정체 ‘순수 국산 로켓’

누리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순수 국산 로켓’이라고 할 수 있다. 설계부터 발사까지 100% 국내 기술로 완성했다. 누리호는 중형 세단 자동차 한 대와 맞먹는 1.5톤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쏘아 올릴 수 있는 중대형 우주 발사체다. 우주 발사체는 인공위성과 달 탐사선 등 우주 비행체를 쏘아 올리는 로켓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0년 3월 개발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2020년 3월까지 투입된 예산만 무려 1조9572억원에 달한다.

누리호는 3단형 발사체다. 각각의 추력이 75톤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팅’으로 묶여 있는 1단부와 추력 75톤급 액체엔진 1기가 달린 2단부, 추력 7톤급 액체엔진이 설치된 3단부로 구성된다. 특히 엔진은 자동화 공정 없이 오로지 수작업으로 진행됐다. 총중량은 200톤, 총길이 47.2m, 최대 직경 3.5m의 제원을 갖췄으며 무게와 높이만 놓고 보면 각각 성인(70㎏) 2860명, 15층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누리호 개발 사업은 2018년 11월 75톤급 1단 엔진 발사체 발사를 통해 비행 성능 시험에 성공, 국민적 기대감을 모았다. 또 2019년 3월에는 누리호 인증모델(QM) 1단부 엔진 종합연소시험을 완료했고 비록 1차 발사에서 목표 궤도에는 안착하지 못했으나 발사 과정 자체는 순조로웠다. 아울러 1차 발사 성공과 별개로 내년 5월에 2차 발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누리호 1차 발사가 '절반의 성공'이란 평을 얻은 가운데, 해당 성과를 내기까지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10월 첫 번째 연소기 시험이 실패로 돌아갔다. 누리호의 성패를 좌우할 75톤 액체엔진 개발 과정에서 연소불안정 현상이 나타난 게 이유다. 연소불안정 현상은 막대한 양의 추진제가 급속도로 연소하는 과정에서 연소 상태가 불안해 엔진이 고장나거나 추진력이 저하되는 현상이다. 심할 경우 폭발의 위험까지 있다.

특히 연소불안정은 해결 방법이 정리되지 않은 난제로 꼽힌다. 항공우주 선진국인 미국조차 달에 갈 당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년간 1332회의 시험을 거칠 정도였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국내 연구진들은 설계를 12번이나 바꿔가며 연소불안정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10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누리호 개발 사업은 또다시 난관에 봉착한다. 2015년 4월 추진제 탱크 제작업체가 사업을 포기했고, 이에 따라 신규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진제탱크의 납품이 18개월 지연, 결국 1차 발사일이 연기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도착해 기립 준비를 하고 있다.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도착해 기립 준비를 하고 있다.

우주개발 독자적 운반 능력 확보…한국 우주산업 도약에 힘 실어줘

누리호 발사 성공 여부가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우주산업’ 때문이다. 한국이 누리호를 통해 우주산업을 독립적으로 확장할 수 있어서다. 물론 한국은 누리호 이전에도 우주발사체 도전에 성공한 적이 있다. 2013년 ‘나로호(KSLV-I)’ 얘기다. 하지만 나로호는 항공우주 선진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만든 발사체였다는 점에서 독자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와 차이를 보인다.

특히 누리호는 독자 기술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만큼 나로호와 다양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차이는 발사체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이다. 누리호의 엔진은 총 3단으로 구성된 반면, 나로호는 2단이 전부다. 각각 추력 170톤급 액체엔진과 추력 7톤급 고체엔진이 탑재됐다. 또 나로호의 1단 엔진은 러시아가 개발한 반면 누리호의 추력 75톤급 액체엔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자체 개발했다.

탑재 중량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나로호의 탑재중량은 100㎏에 불과해 소형 위성 정도만 쏘아 올릴 수 있다. 반면 누리호는 이보다 15배나 무거운 1.5톤 실용급 위성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아울러 누리호가 대기한 발사대 역시 큰 차이가 있다. 나로호가 발사된 제1발사대는 러시아로부터 기본 도면을 입수해 국산화 과정을 거쳐 개발됐지만, 누리호가 발사된 제2발사대는 순수 기술로 만들어졌다.

연구인력과 예산 규모도 누리호가 압도적이다. 나로호의 경우 총 165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투입됐고 예산은 5205억원 수준이었다. 반면 누리호는 총 250명의 연구인력이 개발에 매달렸고 투입된 예산도 나로호보다 4배가량 많은 1조9572억원 수준이다.

누리호의 개발과 절반의 성공은 한국 우주산업 도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5~2030년 500㎏ 이하의 소형 위성을 저궤도에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정부 목표에 활용되는 게 누리호다. 정부는 소형 위성 수요 증가에 대비해 누리호 기술을 소형 발사체 플랫폼으로 연계하고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2030~2040년 저궤도 위성을 보내고 정지궤도 위성까지 띄울 계획인 만큼 누리호가 향후 기술 개발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이번 누리호 1차 발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누리호가 나로호와 달리 국내 기술로 개발된 만큼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에 있어 독자적인 운반 능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를 토대로 위성 상용 발사 서비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발사비용을 줄이는 것도 놓쳐선 안 된다고 설명한다.

허환일 충남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2013년 나로호 발사 성공 후 국민적 염원은 독자적인 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며 “발사체 역할은 인공위성을 원하는 지점까지 실어 나르는 운반체인 만큼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한다면 우주개발에 있어 독자적인 운반 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다만 개발과정에서 발사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비용만 놓고 보면 스페이스X 등 외국 발사업체와 2배 차이가 난다”며 “위성 상용 발사 서비스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간을 정해 발사체 단가를 낮추는 등 발사비용을 줄이겠다는 도전적인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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