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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1-12-09 17:3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김예림 변호사 “재개발 지구에 산다고 모두 새 아파트 생기는 것 아니다”
김예림 변호사 “재개발 지구에 산다고 모두 새 아파트 생기는 것 아니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7.01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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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개발·재건축 전문가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 <김예림>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최근 멈춰있던 인·허가 시계가 조금씩 돌아가면서 전국적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황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되지만 갑자기 살던 집을 잃고 떠돌이 신세가 되는 사람도 생긴다. 조합원 자격 신청이 늦어 현금청산 대상자가 돼버린 경우 고향을 떠나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정비사업은 주택 가치가 급격히 상승해 현금청산 가격으로는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파트 분양자격을 얻기 위해 무허가 건물에 투자하라는 말에 속아 눈 뜨고 코 베이는 일도 생긴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피해를 막을 수 있을까. <인사이트코리아>는 6월 18일 서울 성동구 옥수역 인근에서 재개발·재건축 전문가인 김예림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를 만났다.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에 대해 생소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간단히 설명해달라.

“재개발·재건축 사건만 전문으로 담당하는 변호사라고 보면 된다. 재개발·재건축에 관한 도시 및 주변환경 정비법이나 공익사업법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또 관련 사업의 특수성으로 일반 민·형사 사건과는 차이가 좀 있다. 보통 재개발·재건축 관련 인가의 위법성을 다투는 사건, 현금청산 받으신 분들의 보상금을 높여드리는 소송, 분양자격의 복잡한 경우의 수로 입주권을 억울하게 못 받으신 분들의 분양자격을 인정받는 소송을 주로 맡는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가장 자주 변호를 요청하는 사건의 종류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인허가 소송이 가장 많다. 보통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는 비대위원회가 결성된다. 사업에 반대하시는 분들이다. 이분들을 중심으로 인허가가 날 때 위법성을 문제 삼는 소송이 제기되는 경우가 많다. 또, 조합원 입장에서는 조합임원의 전횡이 있는 경우 그냥 지켜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조합에서 지출한 돈이 조합원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때 조합임원에 대해 형사고소를 하거나 업무정지가처분 같은 것을 하기도 한다. 물론 시공사와의 다툼도 꽤 있는 편이다. 보통 조합임원이 바뀔 때 시공사나 관련 업체도 같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때 용역대금을 두고 소송이 잦은 편이다.”

정비사업은 조합장 몇 명은 갈아치워야 제대로 진행된다는 말도 있다. 조합장과 조합원 간 다툼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무래도 사업규모가 크다 보니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업과의 유착 관계로 인한 비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좀 낫지만 여전히 조합임원과 용역업체들이 유착돼 이중계약을 체결한다거나 리베이트를 수수한다든가 하는 문제들이 발생한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광주의 학동4구역 재개발 구역의 경우도 투명하지 못한 철거용역계약이 문제되고 있는데, 이런 경우가 대부분의 조합에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적발 여부의 문제일 뿐이다. 그래서 실제 사업을 마친 후 구속되는 조합임원들이 상당히 많다. 조합은 조합원을 대신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여기서 경제적인 출혈이 발생하면 조합원들이 나눠서 부담할 수밖에 없다. 즉 투명하지 못한 조합운영에서 조합원들과 조합임원 간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다. 이해관계가 많이 걸려있는 것도 문제다. 조합원들의 관심은 ‘내가 얼마나 많은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 받는가’이다. 그런데 이해관계라는 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단체로 결정되다 보니, 모든 조합원이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 수는 없다. 누군가 혜택을 볼 수도,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본 조합원의 경우 당연히 억울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조합설립이나 분양신청 단계에서 조합을 설득한 후 조합설립동의나 분양신청 받으면 좋다. 그렇게 하다보면 사업진행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걸러 낼 수 있어 조합 운영에 원활하다. 그러나 막상 분양결과를 받아보고 불만이 생기는 조합원들도 꽤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은 2020년 분양이 예정됐으나 조합과 조합원 분쟁으로 연내 분양도 어려울 전망이다.<뉴시스>

조합장 및 임원들의 비리를 미연에 막는 방법은 없나. 아니면 문제가 생길 경우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나 법적으로 활용 가능한 증거를 확보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나.

“사실 사업으로 인한 권리, 의무의 귀속 주체는 결국 조합원이다. 조합임원이 잘못해서 사업에 손실을 입히면 결국 조합원이 그 부담을 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합원으로서는 조합임원의 비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도시정비법에는 관련 자료를 조합에 열람, 복사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때 회계자료, 통장내역, 용역계약서, 회의 자료 등 거의 모든 중요서류를 받아볼 수 있다. 인터넷상에 공개하도록 돼 있어 굳이 열람, 복사하지 않더라도 공개된 자료를 확인해볼 수 있다.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를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본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기관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입장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이때 어떤 것을 더 우위에 두고 정비사업을 진행해야 하나.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실질적인 인허가권자는 구청이라고 보면 된다. 거의 인허가에 관한 모든 권한을 구청장이 위임받아 행사한다. 물론 건축심의 등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절차도 있다. 결국 지자체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의 경우 어떤 구에 속해있느냐에 따라 사업 속도가 달라지곤 한다. 국토부와 지자체의 이권이 상충되는 경우라면 국토부와 지자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지, 조합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예를 들어 임대주택을 더 짓게 한다든가 이런 문제에 관해 합의가 안 되는 경우 시장의 혼란을 막으려면 국토부와 지자체가 합심해서 제대로 된 정확한 지침을 마련하는 등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본다.”

조합에 불리한 국책사업이 진행될 경우 잠시 사업을 중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사업 중지 시 법적 부담은 없나.

“법적 부담이 크다. 보통 조합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사업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사업을 한다. 그리고 나중에 새 아파트를 다 짓고 나면 조합원들이 빚을 나눠 청산하는 구조다. 한 달에 나가는 이자만도 많으면 몇십억원에 이를 수 있다. 사업이 한두달 지연되면 금융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되면 일몰제의 대상이 돼 정비구역이 해제될 수도 있다. 조합원들도 계속 주거환경이 악화됐는데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장기간 방치돼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토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추가분담금 소송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개인이 조합을 상대로 진행해야 하는 추가분담금 소송의 경우 주의해야 할 부분과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조합원의 경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산의 가치를 감정평가 받아 그 금액에 비례율을 곱한 금액 즉, 권리가액만큼 자산 가치가 인정된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지고 있는 주택의 권리가액이 3억원이고 새 아파트 분양가가 4억원이라고 하자. 기존 자산가치 3억원만큼 인정을 받으니, 나머지 차액 1억원을 추가분담금으로 납부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 감정평가 단계에서 문제가 일어난다. 최근 한남3구역도 이런 경우다. 감정평가가 생각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 전체적으로 낮을 경우에는 비례율로 보전을 받아 권리가액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조합원에 비해 일부 조합원만 낮게 평가된 경우 해당 조합원 입장에서 더 억울하게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감정평가가 잘못됐다는 소송을 하는데, 사실 굉장히 어렵다고 보면 된다. 나만 잘못 평가한 것을 밝히려면 주변 유사사례 감정평가까지 비용을 들여 다시 받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 중 감정비용이 크게 들어갈 수 있고 받아들여지는 확률도 낮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피해 입는 개인이 특히 많다. 지역주택조합 탈퇴 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역주택조합은 가입할 때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일단 가입하고 나면 탈퇴가 쉽지 않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조합원 모집을 할 때 모델하우스 같은 것을 만들어놓고 마치 빠른 시일 내에 완공될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토지확보율 등 중요한 부분을 속이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조합원을 모집해서 이들이 낸 분담금으로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것이라서 가입단계에서는 사실 아무것도 없다고 보면 된다. 그나마 조합원 분담금도 업무대행사 용역비를 먼저 지급하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사업을 진행할 돈이 부족해 추가로 계속 분담금을 내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약할 때부터 실제로 토지가 제대로 확보 됐는지(사업승인을 신청하려면 80% 이상 토지가 계약이 아닌 소유권 이전이 돼야 한다) 사업진행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고 가입해야한다. 가입하고 나서 돈을 돌려받는 방법은 소송밖에 없고, 이마저도 계약상 너무 불리하게돼 있어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최근 전국적으로 묶여 있던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각종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각각 조언해줄 말이 있다면.

“많이 개선됐지만 조합임원과 시공사나 관련 업체 사이에 여러 가지 유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들이 투명하게 운영되면 조합원들도 조합을 신뢰하게 되고 결국 사업진행도 빨라질 수 있다. 조합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조합임원 입장에서도 책임감 등을 제고하고, 조합원들도 실시간 감시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본다. 관할 행정청에서도 정확한 지침을 갖고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서 불필요한 사업지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문제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건축·재개발 변호사로 일하며 안타까웠던 적이 있었다면.

“안타까운 사연이 많다. 한 70대 어르신이 가로주택정비 사업을 진행하는데 분양신청 통지를 받지 못해 분양권을 못 받았다고 찾아오셨다. 어르신들 중에는 본인이 사는 곳이 재개발 지역에 속하면 다 새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분양신청 통지를 하지 않을 경우 현금청산 대상자가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인천의 한 재개발 지역에 거주하는 한 가족은 실제로는 개별세대인데 관리처분기준일 이전에 세대분리를 하지 않아 한 채만 인정받게 됐다. 인정받은 한 채도 면적이 작아 2가구가 함께 살기에 좁았다. 3억원 이상 아파트에 입주가 가능했는데 현금청산을 하면 5000만원만 받아야 하니 손해가 막심하다.”

정비사업 절차에서 수정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분양자격이 일반인들에게 너무 복잡하고 많은 해석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자체별로 조례에 따라 분양자격을 다르게 정한 것도 혼란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노년층의 경우 정비사업 정보에서 밀려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다수다. 재건축·재개발이 도시정비법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이 법을 기준으로 분양자격의 기준을 단순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재개발 투자로 분양자격을 얻으려는 사람이 주의할 점은 무언인가.

“재개발 투자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게 무허가 건물이다. 주택 철거 후 부여되는 ‘멸실될 입주권’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가 사도 취득세·종부세에는 주택으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에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나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기 때문에 매물을 자세히 보지 못할 경우 악용의 소지가 다분하다. 무허가 건물 관리 대장인 무허가확인원과 지번이 다른 건물을 구입해 입주권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계약 전에 항공사진 등으로 지번과 건물을 사전에 매칭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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