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의 '눈높이 맞는 성과급' 강조에도 사무·연구노조 띄우려는 까닭은?
정의선 회장의 '눈높이 맞는 성과급' 강조에도 사무·연구노조 띄우려는 까닭은?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4.06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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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사무직 직원들, 새 노조 준비
직접 원인은 성과급 불만...MZ세대가 노조 설립 주도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도서관에서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선(맨 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1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사옥 도서관에서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사무·연구직 직원들이 노조 설립을 추진 중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 노조 설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사무직 직원들이 기존 노동조합(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외에 사무·연구직 중심의 새 노조 설립을 위해 준비 중이다. 아직은 고용노동부에 정식 신청서를 보내지는 않은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지금도 논의가 진행 중이고 확정된 것이 없어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사무직 노조가 생길 경우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우리 노조는 유니온숍 협정을 맺은 사업장으로 사무·연구 직원들도 입사와 동시에 노조에 가입된다. 규정에 따라 노조에서 탈퇴하면 회사에서도 퇴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새로운 노조를 결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노조를 탈퇴해야 하고 새 노조가 결성되더라도 교섭권을 갖는 쪽은 현대차 노조”라고 말했다.

일정 직급 이상이 되면 노조에 가입할 수 없는 규정도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처럼 여러 가지 상충하는 문제가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동자들은 온라인에서 활발하게 노조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을 결집하게 만든 직접적 원인은 ‘성과급 논란’이다. 성과가 계속 나고 있음에도 성과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는 금속노조 소속 노조가 결성돼 있고 그들이 진행하는 임단협 결정대로 성과급이 사무·연구직원들에게도 일괄적용돼 왔다.

대기업 사무직 노동자 목소리 높아지나

현대자동차의 경우, 노조와 회사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50%+120만원’으로 성과급을 정했다. 이는 노조가 대체로 양보한 것으로 기존 성과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무·연구직 노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은 2018년 이후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언론에 호도하며 계속 성과급을 낮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임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마련한 타운홀미팅에서도 임직원들은 성과급 지급 기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성과급 지급 기준을 임직원들의 눈높이에 맞춰 좀 더 정교하게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빨리 바꿔서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MZ세대(1980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노조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 밴드에 ‘HMG 사무연구노조(가칭)’라는 공간도 만들었다. 여기에 모인 인원수는 3000여명에 이른다. 다만 네이버 아이디를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즉시 밴드에 가입할 수 있어 그 수는 정확하지 않다.

임시집행부는 HMG 사무연구 노동조합 가입 의향을 묻는 설문 조사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 노조 가입 대상, 집행부 구성 방식, 조합 형태, 가입 범위 등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에서 사무·연구 노조가 설립되면 이를 기폭제로 여러 기업에서 사무직 노조가 탄생할 것으로 본다. SK하이닉스에서는 2018년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 노조가 설립됐고, LG전자에선 지난 2월 25일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했다. 지난 2일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동자들은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생산직 중심의 강력한 노조가 있어 사무직노조 설립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회사는 임단협을 한 해 두 번 치러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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