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 증권사 맡아 글로벌 강자 만든다
‘해외통’ 이은형 하나금융 부회장, 증권사 맡아 글로벌 강자 만든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4.01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 자회사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직 겸하며 해외 대체투자부문 확대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하나금융투자>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하나은행 중국법인(하나은행유한공사)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845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보다 11배가량 확대된 수준이다. 미중 무역전쟁, 홍콩 반(反)중국 시위로 인해 극도로 부진했던 2019년 실적을 딛고 2020년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2018년 실적(54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법인 실적 개선에는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지성규 당시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지주 디지털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지주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이은형 부회장은 올해 증권 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직을 겸하며 해외 대체투자부문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 6호 이뤄낼까

이 부회장은 3월 24일 개최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하나금융투자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학계와 금융계를 두루 거친 다방면의 경험, 5개 국어에 능통한 언어 활용 능력,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라는 점에서 적임자로 낙점됐다. 이 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吉林)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베이징(北京)대 고문교수를 지낸 그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으로 하나금융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투자 사장 취임과 동시에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사업전략을 담은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먼저 그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내실을 다지며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혁신의 방향과 속도를 임직원들과 공유하겠다”며 “자체적인 디지털 자산관리 체계와 솔루션 개발 등 디지털 혁신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디지털 혁신과 구성원들의 지혜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실무적 역량과 인사이트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 인적 자산을 강화하겠다”며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기업문화를 이뤄내 이를 바탕으로 고객·시장과 함께할 수 있도록 ESG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임직원 메시지에서 초대형 IB 도약을 약속한 점이 돋보였다. 이 부회장은 “진정한 초대형 IB로서 다음 단계의 도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로서, 금융당국의 승인 아래 자기자본의 2배까지 1년 만기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단기금융업)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월 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 IB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인가 신청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에 진입하면 국내 6번째가 된다. 현재 초대형 IB 5곳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이다.

글로벌 전문가 면모 발휘

하나금융이 이 부회장을 하나금융투자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그만큼 글로벌 역량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주식·채권 매매 등 브로커리지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외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해외 대체투자는 해외 부동산 등 투자 대상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장기적인 안목, 관련 인적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3000억원에 육박하는 채무보증 수익을 기록하는 등 해외 대체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시애틀 소재 신축 대형 오피스빌딩 퀄트릭스 타워 지분 95%를 7억4000만 달러(84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하나금융 내에서도 최고의 글로벌 전문가로 꼽힌다. 오랜 시간 중국시장 일선에서 경험을 쌓은 지성규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 자신을 ‘글로컬(Glocal·글로벌+현지화의 의미)’로 불러달라고 했듯이 글로벌통 이미지가 강했지만, 하나금융은 지난 3월 글로벌 부회장 역할을 이 부회장에게 계속 맡기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의 중국 사업 진출이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은행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실적 규모도 가장 크다.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이 부회장은 김정태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한 인물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편, 하나금융 차기 회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함영주 ESG 부회장과 지성규 디지털 부회장이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된다. 다만,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재직 당시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에 따른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으며 지 부회장은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징계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지난 2월 회장 후보 내정 당시 징계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후보에서 제외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1974년생 40대 젊은 CEO, 글로벌 안목 등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룹 내 세력이 약하다는 평가다. 올해 하나금융투자 실적 개선과 글로벌 부문 강화의 공적을 만들어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