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파괴 주범’에서 ‘환경 해결사’로 변신하는 시멘트 기업들
‘환경 파괴 주범’에서 ‘환경 해결사’로 변신하는 시멘트 기업들
  • 이하영 기자
  • 승인 2021.02.17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멘트업 상위 7개사, 탄소중립 도전으로 체질개선 선언
‘의성 쓰레기 산’ 해결…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해법 될 수도
2018년 경북 의성군 단밀면에 형성된 ‘쓰레기 산’(왼쪽)과 지난 6일 쓰레기가 말끔히 치워진 모습. <의성군>

[인사이트코리아=이하영 기자] 이산화탄소 과다 방출로 환경 파괴 주범으로 언급되던 시멘트사가 환경 해결사로 변신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쌍용양회‧한일현대시멘트‧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한라시멘트‧삼표시멘트‧데코페이브 등 대표 시멘트기업 7개사가 17일 오후 ‘탄소중립 도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시멘트 기업 7개사는 탄소중립 도전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탄소중립 동참 의지를 공식 표명했다. 선언문에는 ▲혁신 기술개발과 생산구조 전환을 통한 탄소배출 감축노력 ▲시멘트그린뉴딜위를 통한 민‧관 소통과 공동 과제 지속 논의 ▲정부 정책과제 발굴‧개선과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주요 실천과제가 담겼다.

산업부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시멘트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은 3900만톤에 달한다. 이는 국가 전체 배출량의 5.6%로 앞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의성 쓰레기 산, 해결 1등 공신

시멘트사가 환경 이슈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경북 의성군 단밀면에 위치한 소위 ‘의성 쓰레기 산’ 처리 일등 공신으로 소개된 덕분이다. 2019년 CNN에 소개돼 국제적 망신을 산 의성 쓰레기 산은 이제 평범한 흙으로 되돌아갔다. 이달 초 의성군은 “쓰레기 산으로 알려진 방치 폐기물 20만8000톤을 모두 처리했다”고 밝히며 그 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쓰레기 산은 장장 1년 8개월에 걸쳐 ▲9만5000톤은 시멘트 보조연료 ▲5만2000톤은 순환 토사 ▲2만1000톤은 소각 ▲4만톤은 매립으로 처리됐다. 이 중 시멘트 보조연료인 유연탄으로 사용된 양이 전체의 46% 정도로 가장 많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전용으로 필요한 재료로 이를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로 대체한 것이다. 시멘트 제작에 쓰이는 용광로는 섭씨 2000도가량으로 일반적인 섭씨 850도에 불과한 일반 소각로와 달리 폐기물을 태우더라도 일산화탄소나 벤젠 등 유해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의성군 환경과 관계자는 “시멘트사가 폐기물 처리 업체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이미지가 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각 시 오염물질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환경부에서도 시멘트협회 등과 협의해 이러한 사업을 적극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성 쓰레기 산 폐기물 양과 처리 방법.

시멘트사, 친환경 잰걸음

의성 쓰레기 산 처리가 더욱 조명 받는 이유는 코로나19 시대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해법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 되면서 식재료 온라인 배송이나 배달음식 주문이 급증했다. 자연스럽게 포장용기인 비닐과 플라스틱 케이스 등의 사용도 늘었다. 여기에 중국에서 폐 페트병 등의 수입을 중지하면서 2018년과 같은 쓰레기 대란이 다시 오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는 1일 848톤으로 전년 동기 733.7톤 대비 15.6% 급증했다. 통계청은 배달음식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한 번에 3개씩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판매처도 없는 데다 유가도 하락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아무도 사가지 않아 환경부가 비축하는 웃지 못 할 상황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경기‧인천의 쓰레기가 모이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사용 연한이 2025년에 종료되기 때문에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대체 매립지를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중이다. 혐오 시설을 피하는 님비 현상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의성 쓰레기 산처럼 ‘태워서 없애자’라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이는 독일‧일본 등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가 강원도 영월에 1600억원을 투자해 504만m²의 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1992~2000년까지 6425만톤을 매립했던 수도권 제1매립장 404만㎡를 100만㎡가량 더한 용량이다.

시멘트업계는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친환경으로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이현준 한국시멘트협회장은 “탄소중립은 시멘트 산업 원료인 석회석에 기인한 배출을 해결해야 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시멘트업계의 탄소중립 동참 선언은 시멘트산업이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약속이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