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 “풍력발전 솔루션 내놓는 소셜벤처 되겠다”
[인터뷰]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 “풍력발전 솔루션 내놓는 소셜벤처 되겠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1.02.17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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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중심 에너지 IT 기업 식스티헤르츠 창업…“풍력발전소 급격히 늘리는데 도움되는 게 목표”
태양광 에너지 발전량 예측 경험 많아…“한국, 에너지 경쟁에서 밀리면 산업 위기 올 것”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가 16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가 16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서창완>

[인사이트코리아=서창완 기자] “풍력발전이 앞으로 급격히 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겁니다.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책을 찾게 되면 이미 늦잖아요. 그 전에 솔루션을 찾아 놓고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신생 에너지 IT 기업 식스티헤르츠는 이런 포부를 안고 탄생했다.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지 이제 한 달, 식스티헤르츠의 김종규(37) 대표는 풍력 발전 업체들을 만나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투자를 유치하느라 바쁘다. 미팅이 계속 이어지는 업무 일정이 힘들만도 한데, 창업 동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설명하는 그의 표정이 밝다.

김 대표는 지난해까지 태양광 발전량 예측을 주요 업무로 하는 기업 해줌의 기술개발책임자(CTO)로 일했다. 창립 멤버로 8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태양광 발전량 예측,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시스템, 태양광 유지보수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자 등록을 한 게 지난해 11월 말이다. 그가 풍력 에너지 IT 기업을 직접 창업한 이유는 뭘까. 김종규 대표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사무실에서 만나 들어봤다.

태양광발전의 8분의 1, 풍력은 위기 상황

“한국은 풍력발전 분야에서 상당히 뒤쳐져 있어요. IT 기술을 활용해 태양광 확대에 기여한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이제 풍력발전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힘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국내는 풍력 발전량 예측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실제 한국에너지공단의 최신 통계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태양광 에너지 설비용량은 11.8GW인데, 풍력은 1.5GW에 불과하다. 태양광이 풍력에 비해 약 8배 많이 보급됐다. 풍력발전은 태양광뿐 아니라 다른 재생에너지원인 수력(1.8GW), 바이오(3.1GW), 폐기물(3.9GW)에 비해서도 보급량이 낮다.

식스티헤르츠의 회사명은 전력 수요와 공급 상황이 안정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주파수인 60헤르츠(Hz)를 연상해 지었다.
식스티헤르츠의 회사명은 전력 수요와 공급이 안정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주파수인 60헤르츠(Hz)를 연상해 지었다.<식스티헤르츠>

풍력발전 확대라는 목표로 창업한 식스티헤르츠의 회사명은 전력 수요와 공급이 안정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주파수인 60헤르츠(Hz)를 연상해 지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상황에 발맞춰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재생에너지 산업에 적용해 발전량 예측과 전력망 안정을 위한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한국이 재생에너지 비율을 급격히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김종규 대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풍력발전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에너지는 넓은 부지가 필요한 데다 그에 비해 예상 발전량이 크지 않아 대규모 발전 사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자가 소비형 역할로서의 태양광 잠재력을 살리는 한편 대규모 조달 역할을 풍력이 담당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최근 정부 주도의 해상풍력 사업들이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흐름에 주목했다. 대만과 영국 등이 대규모 해상풍력 조성에 뛰어들었고, 한국도 그런 흐름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신안 해상풍력 조성을 선포하는 등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나서서 해상풍력 발전사업 진흥을 추진하면서 그간 사업의 걸림돌이었던 인허가 문제는 차차 해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하나의 걸림돌이던 주민 수용성 문제 역시 인식의 변화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신안 해상풍력 발전 단지의 경우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방식을 제도화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면서 상생의 길을 닦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두 가지 장애물을 넘어선 풍력발전이 제 기능을 하고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식스티헤르츠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스티헤르츠는 풍황 계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풍력 발전 사업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타당한지 분석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풍력단지가 들어섰을 때 발전량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는 전력 계통 운영 입장에서도 예측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해상풍력 발전기에 문제가 있는지를 사전에 알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해상풍력의 경우 먼 거리에 발전기가 있어 유지·보수가 쉽지 않습니다.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출동 횟수를 줄일 수 있고, 고장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도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에너지 ‘갈라파고스’가 되지 않으려면

식스티헤르츠는 발전량 예측을 기반으로 가상발전소 소프트웨어도 개발 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원이 석탄·원자력 등 발전소 몇 개로 운영되던 중앙집중식 방식에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분산형 전원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가상발전소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가상발전소는 가정용 태양광 등 분산된 소규모 에너지 발전, 연료전지 등 발전 설비와 전력 수요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개념이다. 다양한 발전원에서 수집된 전력이 이곳에서 통합 관리되며 재공급된다.

식스티헤르츠가 내세우는 비즈니스 모델.
식스티헤르츠가 내세우는 비즈니스 모델.<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는 가상발전소에 단순히 태양광, 풍력만 포함되는 게 아니라 전기차나 가전제품 등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포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재생에너지 발전원들의 발전량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발전량이 예측 가능하면 이에 따라 수요 또한 조절할 수 있어서다. 전력이 많이 생산될 때 전기차가 충전되고, 발전량이 충분하지 않을 때 에어컨이나 세탁기 운영을 잠시 멈추는 일이 가능한 셈이다. 김 대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가상발전소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미래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재생에너지와 함께 살아야 하는 미래 사회는 전원이 다양하고 분산돼 있어 연결되고 관리돼야 하는 자원들도 수없이 많을 겁니다. 소수의 엘리트가 전력 공급과 수요 시나리오 모두를 예측해서 관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여전히 석탄, 원자력 등 중앙집중 에너지 비중이 높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입니다. 우리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한국이 갈라파고스화 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 한 종은 멸종됩니다. 영향은 에너지 산업만이 아니라 자동차, 전자제품 등 여러 분야에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로 꿈꾸는 지속가능 발전…소셜벤처로 성공할 것”

김종규 대표는 식스티헤르츠를 혁신 기술에 기반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소셜벤처에 대한 꿈은 해줌의 기술개발책임자로 일하면서 대학원 공부도 병행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종규(맨 윗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식스티헤르츠 대표가 2014년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 한국이 주최한 ‘Making More Health-헬스케어 솔루션 발굴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부문 최종 우승팀의 일원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김종규(맨 윗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식스티헤르츠 대표는 2014년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 한국이 주최한 ‘Making More Health-헬스케어 솔루션 발굴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부문 최종 우승팀의 일원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김종규>

이 노력을 통해 2014년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아쇼카 한국이 주최한 ‘Making More Health-헬스케어 솔루션 발굴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부문 최종 우승팀의 일원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듬해에는 제 9회 아시아 소셜벤처 경진대회 국내부문 우승도 이뤘다.

김 대표의 기술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빛을 봤다. 그가 직접 개발한 발전량 예측 서비스 햇빛지도는 100만명 이상이 활용했고, 태양광 프로젝트 분석 서비스도 500여개 시공사가 쓰고 있다. 모니터링 시스템 역시 3000개 이상의 발전소에 적용됐다. 풍력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한지 한 달, 머지않아 바람지도를 들고 올지 모를 김 대표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가 개발한 기술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고, 이를 통한 수익도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꿈입니다. 제 기술이 재생에너지가 확대된 세상에서 앞으로 등장할 장애를 손쉽게 치워버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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