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랑 전파하는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
생명사랑 전파하는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1.02.01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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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성찰의 시간, 좌절을 버티는 힘이 된다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이원근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이원근>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우리나라는 15년째 OECD 자살률 1위 국가다. 낮은 행복지수와 높은 자살률 등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이 위험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로부터 고립이 심화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은 네 번의 죽을 고비를 극복한 파워우먼이다. 그는 온몸으로 부딪쳐 겪은 경험들을 토대로 교육을 통한 솔루션 전파에 열심이다. 이 이사장은 맡고 있는 여러 직함 가운데 어느 하나도 소홀함 없이 성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일찍이 장애인 자립을 위한 교육 사업을 시작했던 이 이사장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9년에는 국회자살예방포럼에서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 1월 27일 <인사이트코리아>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사무실에서 이주희 이사장을 만났다. 이 이사장은 ‘쉼’을 강조한다. 그는 “치열하게 살다가도 자의든 타의든 일시 멈춤의 순간이 온다”며 “그 시간을 억지로 버티며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시간들이 나중에 좌절을 버티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 생명존중교육협의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생명존중교육협의회는 1992년 2월 자살예방과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 제정과 함께 1992년 9월에 조직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우리 단체는 크고 창대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곳은 아니다.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용서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작은 관심을 바로 내 옆에 있는 한 사람에게 나누는 것을 교육하고, 삶을 살아가는 동반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 생명존중교육협의회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생명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것이다. 살면서 우리는 남들과 비교를 하고 나의 단점에 대해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대 스스로를 미워하는 일을 만들게 된다. 사회적으로 경쟁하는 분위기도 이를 부추긴다. 사회적인 영향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지금 당장 실천이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달리할 수 있다. 주어진 삶을 윤택하게 살도록 현재의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게 아닌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고 앞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 저희 기관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불이 나면 119에 전화해야 한다는 걸 자연스레 아는 것처럼 만약 누가 학교에서 날 때리면 무작정 혼자 참는 게 아니라 그 친구의 엄마한테, 학교 상담 선생님께 얘기를 하거나 아니면 우리 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거다.” 

- 자살·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어떠한 커리어 개발이 있었나.

“생명존중교육협의회는 자살예방을 위한 교재를 개발하고 중앙자살예방센터를 통해 프로그램을 승인받아 매년 800곳 이상의 초·중·고등학교에 생명존중의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 강사를 배출하기 위한 온라인 교육센터도 운영 중이다. 또 자살 고위험군 상담관리 강화를 위한 방안 연구와 청소년들의 집단 따돌림 학교폭력 자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생명사랑콘서트를 주최하기도 한다. 노인 자살의 사회적 책임을 현실적인 정책과 개선방안을 만들어가는 한편 각계각층의 사회단체와 연대한 세미나를 통해 지속적인 생명사랑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에 힘쓰고 있다.” 

-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있었다. 영향은 없었나.

“코로나 때문에 많은 게 변했다. 지난해 대면 수업을 전혀 할 수 없는 교육 상황에 놓이지 않았나. 학교에 모이지 않다 보니 학교폭력도 시나리오가 변했다. 심리적 상황도 변했고. 청소년들의 불안감과 우울감이 높아진 상황을 인식해 우울증 등 청소년 심리 변화와 생명존중 등의 교육 콘텐츠를 서경대학교와 함께 개발했다. 온라인 콘텐츠 형태로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했고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할 계획이다.”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이원근
이주희 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이원근>

- 우리나라는 수십 년째 OECD 자살률이 최상위권이다. 외국에선 자살예방을 위해 어떤 교육을 하는지,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재작년에 후쿠오카대학이 후생성의 위탁을 받아 청소년자살예방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저희 기관에 왔었다. 애니메이션, 연극 등으로 콘텐츠화해서 교육하고 강의하고 이런 것들은 같지만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느꼈다. 중앙정부에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과 연계해 지역단위의 실천적인 자살대책을 수립하고 있었다. 또 자살대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울증 등 정신건강 측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경제적 곤란에 대한 생활보호 강화, 사회보장제도 수정은 보이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다. 또 지역사회 주민단체·복지기관 그리고 학계 등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나이를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우리가 젊은층 자살에 더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은 사회적으로 잘 짜여진 틀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하다. 좋은 중·고등학교,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 채찍질한다. 그리고 대학을 나온 뒤에는 성공적인 취업을 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우리 사회에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룰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성인일 때까지 경쟁엔 도무지 끝이 없다. 자격증, 어학성적, 면접 등을 끝내고 취업을 하게 되면 이젠 휴식할 시간이 없다. 만약 중간에 재수를 하거나 취업에 낙방했다면 남들은 다 달리고 있는 시간에 나 혼자 멈춰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또 주변에서 바라보는 ‘그 나이 먹도록’이라는 편견의 시선 또한 스트레스가 된다. 앞서 말한 암묵적인 룰을 모두 문제없이 통과했다 해도 결혼과 내 집 마련이라는 장애물이 남아있다. 사실상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스스로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 장단 다 맞추려다 보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해둔 그 길을 따라가야 하는데 안 되는 사람, 그러기 싫은 사람도 있기 마련 아닌가? 끊임없는 경쟁과 삶에 대한 암묵적 룰이 마치 정답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그렇지 못하면 오답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자괴감,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고통이 젊은 세대를 옥죄는 문제가 아닐까 한다.”

- 교육 사업에 큰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원래는 학점은행기관장이었다. 지금도 교육 사업은 계속하고 있다. 장애인 단체에 있으면서 자비를 들여 사이버평생교육원을 만들었다. 장애인들이라면 무료로 사회복지 전공 전문대학 학위를 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등은 장애인 법적 의무 고용률이 3%씩 할당돼 있는데, 실제 장애인 취업자는 많지 않다.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는 주는 것에만 치중하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60만원씩 나눠주면 정말 그 사람들이 행복할까? 현실적으로 60만원 가지고 어떻게 사나. 교육을 받아서 아는 것이 많아지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생기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 어떤 계기로 생명존중협의회를 맡게 됐는지 궁금하다.

“2012년 당시 보건복지부 서기관의 제안이 있었다. 자살예방법이 그때 처음 생겼다. 이런 법이 생겼으니 이런 사업을 맡아서 하면 잘할 것 같다고 제안을 주셨다. 처음엔 고사하다가 고민 끝에 맡게 됐다. 이왕 좋은 일을 해야 된다면 내가 쭉 해온 게 교육 사업이고, 그 정도의 노하우는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엄마의 대를 잇는다는 마음도 있었다.” 

- 어머니와 유대가 깊은 것 같다.

“아주 어려서 뺑소니 사고를 겪었다. 다리를 하나 잘라야 할 정도였다. 의사가 자르자는 걸 엄마가 제 다리를 살려보겠다고 병원에 1년을 있었다. 그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백혈병에도 걸렸다. 어쨌든 살렸다, 엄마의 은덕으로. 근데 1년 만에 퇴원해서 보니 집이 산동네에 가있더라. 제가 집을 홀랑 다 해 먹은 거다. 하하. 수술비, 병원비가 너무 많이 드니까 엄마가 집을 팔아서 다 댔더라. 그때 사실 엄마한테 되게 잘 해야 했는데 어린 마음에 그러질 못했다. 부모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빠가 돌아가셨다. 자식 넷을 키우느라 엄마가 엄청 고생하셨다. 그때부터 장애인 봉사를 다녔다. 그걸 아주 오래 했다. 봉사 갔다 돌아오는 길에 시름, 원망을 하나씩 길에 두고 오는 거다. 그러면서 절 포기하지 않은 엄마, 나 스스로에게 감사함을 되새기는 거다.” 

- 어린 나이에 힘든 시간이었겠다. 그 뒤로 어떻게 극복했나.

“자살기도를 3번이나 했다. 스무 여덟 살에 처음으로 해봤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서였다. 그리고 서른이 좀 넘어서 한번, 마지막으로 마흔셋에 해봤다. 저는 사람들이 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한다. 왜 나한테만 자꾸 이런 일이 생기고, 왜 난 사고를 당했을까, 왜 난 백혈병에 걸렸을까. 왜 난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이렇게 힘들게 살았지, 왜 난 이런 남편을 얻어서 고통을 받을까, 그렇게 따지면 한도 끝도 없는 삶의 연속이다. 그 생각들을 모두 비우고 나니 그저 지금에 감사하다만 남게 됐다. 예쁜 딸 하나 있어서 감사하고, 내가 아프니까 내 건강에 좀 조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래서 이 일을 한다.” 

- 이주희 이사장이 생각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들려 달라.

“살다 보면 외부요인에 의해서 일시 멈춤을 해야 될 때가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쟁적인가. 한 템포 쉬는 것을 나태하거나 도태되는 것처럼 여기지 말아야 한다. 쉼표에서 뭘 해야 되는지 아시나? 돌아보는 거 하면 안 된다.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 제가 한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
이라곤 할 순 없지만 제가 했던 방법은 나보다 힘든 사람들을 돕는 일이다. 저는 딸이 아주 어릴 때부터 봉사에 데리고 다녔는데 교육에도 효과적이었다. 내 상황이 더 낫다 하는 우월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들에겐 도움의 손길이 되고 나에겐 성찰의 시간이 된다. 자의든 타의든 봉사를 하면 내 삶이 달라지고 가치가 달라진다. 그런 시간들은 반드시 나중에 찾아올 좌절을 버티는 힘이 된다.”


■ 이주희 이사장

2012~ (사)생명존중교육협의회 이사장

2016~ (주)한국자격평가원 대표

2012~ 영남장애인 협회 부회장

2013~2015 포항교도소 교정심리치료센타 자문위원

2018~ (사)장애인정책연구소 연구원

 

2013 저서 자살예방론

2013.06 보건복지부장관표창

2014.02 법무부 대구 구치소 표창

2019.11 국회자살예방포럼 교육부장관 표창

2020.11 보건복지부장관 생명존중정책민관협의회 위촉

2020.11 소방청장표창

2020.12 서울시 교육감 표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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