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 ‘플랫폼’ 경쟁…이젠 '색깔'로 승부 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플랫폼’ 경쟁…이젠 '색깔'로 승부 낸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1.13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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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 벗어나 창조적 아이디어 탑재...'디지털 은행' 전환 속도전
시중은행들이 2021년 ’플랫폼 강화’를 기치로 내걸면서 색깔경쟁에 들어갈 전망이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시중은행장들이 신축년(辛丑年) 초부터 임직원들에게 ‘최고의 플랫폼’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빅테크(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맞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비대면 금융 시대의 패권을 장악하려면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모방경쟁에 치우쳤던 은행권 플랫폼 사업도 햇수를 거듭하면서 색깔경쟁이 본격화 하는  양상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는 동시에 관련된 현장 행보에 나섰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산업 전반에서 공급자와 소비자가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금융 플랫폼 생태계의 중심에 설 때 퍼스트 무버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신년사에서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시장을 압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역시 신년사에서 “플랫폼사들의 출현은 은행업의 정의를 새롭게 내려야 할 만큼 우리에게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2021년 슬로건을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로 내세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취임사에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디지털금융 혁신은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로 고객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장이 2021년 처음으로 금융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플랫폼 구축 작업이 시작돼 올해는 은행별로 개성을 갖추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장들은 바로 이점을 강조한 셈이다.

‘생활금융’으로 가닥 잡은 신한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먼저 고유의 색깔을 구축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2018년 2월 6개 앱(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으로 흩어져 있던 서비스를 신규 앱 ‘쏠(SOL)’로 통합했다. 새로운 앱의 정체성은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잡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9년 3월 쏠 앱에 도입된 취미활동서비스 ‘쏠 클래스’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에 맞춰 쏠 앱에서 고객이 원하는 수제맥주 즐기기 등 하루짜리 취미활동을 소개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생활맞춤서비스 ‘라이프’를 도입했다. 고객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신한은행 제휴사의 서비스를 찾아보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별도의 카테고리 ‘라이프X플랫폼’을 마련해 ▲쏠페이·제로페이 ▲클래스 ▲여행(환전·정보 등) ▲생활 ▲야구 ▲자동차 ▲생활(옛 라이프) 등의 기능을 보기 쉽게 단장했다.

새로운 생활금융도 예정돼 있다. 신한은행의 음식주문서비스 사업안(案)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 서비스는 은행 고유업무와 무관하나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저렴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혁신금융으로 인정받았다.

신한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기존 쏠 앱에 탑재할지, 별도 앱에 담을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경쟁사와 달리 ‘단일 앱’ 기조를 유지해온데다 생활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쏠 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다.

‘자산관리’ 주력하는 KB…앱 개별화는 '천천히'

국민은행의 플랫폼 전략은 ‘자산관리’로 요약된다. 2016년 국민은행은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자동차 등 현물자산 정보를 비대면으로 관리할 수 있는 ‘KB마이머니’를 출시했다. 당시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는 핀테크업계가 주도했고 최근처럼 마이데이터 사업 이슈가 없었지만 은행권 최초의 비대면 자산관리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11월에는 오픈뱅킹 전면 도입으로 KB마이머니가 개편됐다. 보유자산에 대한 컨설팅 기능을 추가한 ‘자산’ 콘텐츠를 강화했고, 유력 자산관리서비스와 카드추천플랫폼 아이디어를 채용해 ‘지출’ 콘텐츠를 다양화했다. 생애주기에 따른 금융 목표를 설계하고 점검해주는 금융 시뮬레이션 ‘MY W(마이더블유)’도 함께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부동산에 강점이 있는 은행답게 부동산정보플랫폼 ‘리브온(2017년 5월 출시)’, 모바일지갑 ‘리브(2018년 3월)’, 대화형 뱅킹 플랫폼 ‘리브똑똑(2018년 6월)’ 등 다양한 앱을 내놨다.

문제는 다수 앱이 출시된 후 기능 중첩에도 여전히 통합되지 않고 있어 오류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리브 앱의 환전 기능은 계열사 KB국민카드가 중심이 돼 지난해 10월 출시한 KB페이에서 이용할 수 있고, KB마이머니의 오픈뱅킹 연결 기능은 다른 은행 앱과 달리 복잡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시장 넘어 ‘글로벌’ 공략하는 하나

2015년 외환은행을 통합한 하나은행은 글로벌에 강점이 있는 만큼 해외 사용에 유리한 플랫폼 구축에 힘썼다. 2019년 4월 글로벌 모바일 결제 서비스 GLN(Global Loyalty Network)을 출시한 것. GLN은 국내외 금융사, 유통사, 포인트 사업자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허브(Hub)가 돼 국경 제한 없이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를 통한 송금, 결제, ATM 인출 등을 처리한다.

GLN 사용 가능 국가는 처음 대만 한 곳이었으나 점차 태국, 베트남, 일본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올해가 사실상 GLN 도약 원년이 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도 하나원큐에서 제공한다. 그랩·재팬텍시·에스라이드 등 다양한 해외택시 서비스를 환전 없이 자동결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되면 이 같은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은행권 플랫폼 경쟁은 모방 경쟁 방식에 그쳤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중고쿠폰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하자 신한은행이 그 경쟁 플랫폼의 서비스를 쏠 앱에 탑재했고, 중고가 아닌 신규쿠폰 플랫폼의 서비스를 하나원큐에 담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들은 한 곳에서 혁신적인 기능이 나오면 따라 만들곤 했지만 지난해부터는 은행별로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그런 만큼 향후 은행권의 플랫폼 경쟁은 모방적 경쟁보다는 창조적 경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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