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포스트 서정진’ 시대…두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뭘까
셀트리온의 ‘포스트 서정진’ 시대…두 아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뭘까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1.01.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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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서진석 수석부사장, 차남 서준석 이사 경영 참여
셀트리온 3사 합병 후 지주회사에서 어떤 역할 맡을지 관심
서정진(왼쪽)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셀트리온 본사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항체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서정진(왼쪽)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셀트리온 본사를 방문한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항체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했지만 창업자로서 큰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포스트 서정진'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로선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부회장)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외 대표(부회장)가 그룹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정년은퇴, 셀트리온 3사 합병, 경영과 소유의 분리 등을 약속했다. 일단 첫 번째 약속은 지킨 셈이다. 합병의 경우 지난해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여서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행 두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합병해 하나의 지주회사 체제로 만드는 것이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셀트리온 지주가 탄생하면 과연 누가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를 것인가다. 다른 하나는 서정진 회장의 지분을 승계하는 문제다.

서 회장은 장남인 서진석(1984년생·38세)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에게 CEO 자리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이사회 의장을 맡길 방침이다. 문제는 어떻게 지분을 승계하느냐다. 경영권이 없더라도 오너이자 최대주주라면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대부분의 오너 기업들은 전문경영인 체제이면서도 오너가 사실상 경영권을 쥐고 있다.

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분 승계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없다. 회사 관계자는 “서 회장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일가가 경영권을 갖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진석 수석부사장은 현재 셀트리온 미등기임원으로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 차남인 서준석 이사도 미등기임원으로 운영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셀트리온그룹 관련 지분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등기이긴 하지만 창업자의 아들로서 임원을 맡고 있는 것 자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2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상황을 점검하고자 격려차 셀트리온 본사에 방문했을 당시 서진석 부사장이 참석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지분 승계 관건...소유와 경영 완전 분리한 빌 게이츠 모델 주목

실제로 서 부사장은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기 전 2014년부터 생명공학1소장,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경영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회사 경영권과 관계없는 업무 중 일부”라며 “지배구조가 바뀌어도 경영과 관계없는 선에서 회사 일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서진석 부사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설립한 지주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는 아버지와 함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상장 3사(셀트리온·셀트리온셀스케어·셀트리온제약)를 하나의 지주회사로 모으는 과정에서 셀트리온홀딩스와 합병될 예정이다.

서정진 회장이 약속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어떤 형태가 될지는 3사 합병 양상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이후 합병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두 아들이 어떤 보직을 맡느냐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회장이 의미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이 실천하고 있는 전문경영인 체제와 다른 것 같다”며 “미국의 빌 게이츠가 했던 방식처럼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대부분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오너가 상주 근무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2·3세 경영인들도 어느 정도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정진 회장이 이 같은 방식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이오벤처로 출발해 대한민국 부자 지도를 바꾸며 신화를 쓴 서정진 회장이 국내 기업에서는 흔치 않은 완전한 소유와 경영 분리를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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