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하나·우리금융, 회장은 ‘비행기’ 타고 은행장은 ‘코딩’ 공부
신한·KB국민·하나·우리금융, 회장은 ‘비행기’ 타고 은행장은 ‘코딩’ 공부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1.01.04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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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외사업 확대에 비은행 계열사 진출 가세
시너지 모색 차원에서 회장의 글로벌 역할론 탄력
4대 은행장들, 테크핀 확대에 디지털 혁신 몰두
미얀마 양곤 시내 전경. 미얀마는 신축년 국내 금융그룹이 가장 적극적으로 네트워크 확대를 모색할 국가로 여겨진다.<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은 금융권에서 글로벌 사업은 금융지주 회장이, 디지털 사업은 은행장이 도맡는 투트랙 전략이 관측되고 있다. 은행의 해외시장 개척이 무르익으면서 금융지주 차원에서 비은행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고, 빅테크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4대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 해외법인의 지난 2020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753억원으로 전년 동기(3620억원) 대비 31.3% 증가했다. 해외법인뿐만 아니라 본행 직접투자 순이익까지 더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1409억원으로 2배 늘었고, 국민은행 해외법인의 경우 839억원으로 무려 6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았던 하나은행은 2019년 미중무역분쟁으로 인한 부진을 딛고 지난해 중국의 코로나19 비상상황 조기 종료 덕분에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었다. ‘글로벌 꼴찌’라는 타이틀이 붙었던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소매금융사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인수 성과를 바탕으로 상대적 열세를 털어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해외법인은 각각 1710억원, 79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2%, 10%씩 줄어든 수준이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북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Developed Markets·DM)의 실적이 꺾인 영향이다. 반면, 이들 은행들이 최근 몇 년간 공을 들인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시장(Emerging Markets·EM)에서의 성적은 호조를 보였다.

‘신남방 교두보’ 구축한 은행장…이젠 지주 회장이 시너지 모색할 때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신흥국 시장 실적이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내자 은행 위주로 흘렀던 글로벌 사업이 지주 주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신흥국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증권·카드·캐피탈 자회사들도 진출해 은행과의 시너지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글로벌 금융’이라는 단어는 금융지주 회장의 입에서, ‘금융 플랫폼’이라는 말은 은행장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0년 글로벌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고 밝힌 후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룹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 시장과 선진시장의 속도감 있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이익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동남아 시장에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영역의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추가적인 M&A(인수·합병) 기회도 모색하면서 선진시장에서는 CIB와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확대해 글로벌 부문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은행장들은 신년 목표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Beyond Bank, Toward Platform(은행 한계 넘어서는 플랫폼 기업 지향)’,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디지털 최우선 전략 통한 주도권 확보)’를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별도 슬로건을 내세우지 않았지만 직원에게 보내는 세 가지 당부 중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다만, 글로벌통(通)인 지성규 하나은행장만 디지털과 글로벌을 함께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국민카드가 할부금융시장이 성장하는 캄보디아에 지난해 첫 해외지점을 열고 하나캐피탈이 하나은행과 함께 지분을 보유하던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처럼 비은행 계열사들의 해외 사업도 활기를 찾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 다각화와 시너지 모색 차원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역할이 커졌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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