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 한국금융 회장의 고민..."디지털 신사업 신통찮네"
김남구 한국금융 회장의 고민..."디지털 신사업 신통찮네"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0.12.02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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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IB 1등, 당기순이익 2479억원 시현 등 실적 선방
회장 취임 때 천명한 글로벌 신사업 확대, 디지털 혁신 '미흡'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한국투자금융지주>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회장 취임 1년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비증권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호실적을 보였다.

자회사들이 국내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김 회장이 약속한 디지털·글로벌 신사업은 아직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김남구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2011년 부회장에 선임된 지 9년 만의 승진이었다. 당시 김 회장은 “글로벌 신사업 확대, 인재 경영, 디지털 혁신, 사회적 가치 실현에 더욱 중점을 두면서 현재의 글로벌 금융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 4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대체로 3분기 누적치로 보면 성공적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 2479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수준이다.

부동산신탁을 제외한 모든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돋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25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캐피탈부문은 3분기 실적이 PD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부진했지만 누적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29.7% 늘어난 112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자산운용부문, 벤처·PE부문의 자산규모(AUM)는 60조6000억원, 5조1000억원으로 연간 성장률이 10%에 육박한다. 부동산신탁의 적자(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67억원)도 사업 초기단계의 비용 투자가 지속된 영향으로 사업 자체의 부진 때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위기에 강한’ 리더 역할 돋보였다

코로나 금융 충격이 최고조이던 지난 3월 취임한 김남구 회장은 가장 먼저 주주를 안심시키는 데 주력했다. 연초 7만원선이던 주가가 3월 23일 절반도 못 되는 3만2000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같은 달 23~24일 개인재산 85억원을 들여 26만주의 자사주(한국금융지주 보통주)를 매입했다. 책임경영 일환이자 실적 반등의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분기순손실(1145억원) 성적표를 받은 뒤 경영 현황과 타개책을 담은 ‘투자자 레터’를 보내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이후 회사 주가는 2분기 이후 연이은 실적 반등 소식에 힘입어 연초보다 10%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 회장의 매입 주식은 2일 기준 평가이익 116억원, 투자수익률은 136%에 달한다. 당시 자사주를 매입한 업계 CEO들 중 가장 큰 수확을 거두면서 위기 속에 안목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IB(투자은행)부문에서 괄목할 성과가 있었다. 올해 초대형 대어인 카카오게임즈  IPO(기업공개)를 주관하며 3분기 누적 IPO 업계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프로젝트파이낸스(PF) 실적도 쾌조를 보이면서 IB관련 이자는 2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2%나 증가했다. 4분기에는 또 따른 대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IPO를 주관하며 연말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디지털·글로벌 신사업은 ‘부진’

한국금융지주는 국내 유일 증권 중심 금융지주사로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4년 연속 순이익 1위를 유지해왔다. 다만, 3분기는 별도 기준으로는 키움증권에 선두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키움증권은 3분기 순이익 2634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300%나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 절반 이상이 3분기 최대 실적을 작성했지만,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점유율 1위 증권사답게 동학개미운동, 빚투 수혜를 그대로 받으면서 분기 1등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온라인 전업이라는 입지,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발 추진, 해외상품 특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도입 등 그동안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올인한 덕분이다.

키움증권이 전통적인 디지털 강자라면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새로운 디지털 사업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KB증권은 구독료 월 1만원을 내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클룹’을 선보였다. 유료 서비스인데도 가입자 수가 3만명에 육박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엠커넥트’를 내놨다. 고객의 자산과 거래내역 등 기초데이터뿐만 아니라 이용한 채널 로그 데이터 등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투자 정보를 제시한다.

증권사들이 아직 소규모인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그만큼 마이데이터 사업의 시장 가능성이 크고 네이버·카카오 등 IT기업의 금융권 진출 바람이 거세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들에 비해 디지털 신사업 분야에서 움직임이 다소 약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 8월 해외주식 투자 전용 앱 ‘미니스탁’을 출시하기도 했으나 거래액 단위가 작아 누적거래액은 11월 중순 기준 1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이미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신한금융투자 ‘자투리 투자’ 이후 나온 서비스로 혁신성 측면에서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동맹군 격인 카카오와의 제휴 사업도 경쟁 동맹라인보다 특별해보이지 않는다. IT-증권 동맹은 미래에셋과 네이버, 한국금융과 카카오로 나뉜다.

5000억원 규모 자사주 교환으로 탄생한 네이버-미래에셋 동맹은 구체적인 디지털 사업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 테크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1일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위한 신용대출상품(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내놨다. 그동안 매출·담보 부족으로 은행권 대출이 어렵던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연 15%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이 출시한 대출상품은 연 3.2~9.9% 금리에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일으킨 비대면 바람에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이커머스를 겸업으로 삼는‘투잡족’ 역시 증가하면서 이 같은 상품은 미래시장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KB국민, 우리 등 시중은행들도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금융지주 한 곳만을 대상으로 제휴 사업을 하기는 어렵다”며 “다양한 증권, 은행들과 제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금융지주도 내년에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의 글로벌 사업 부문 성적도 신통치 않다. 한국투자증권 홍콩현지법인은 3분기 누적 순손실 31억원, 킴 인베스트먼트 펀드의 손손실은 69억원을 기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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