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식자' 구글 압박에 대한민국 국회도 무릎 꿇나
인터넷 '포식자' 구글 압박에 대한민국 국회도 무릎 꿇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11.1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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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 ‘구글 갑질방지법’에 미온적 태도...국내 영세 스타트업 존폐 기로

 

지난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구글의 갑질을 막기 위한 ‘구글 갑질방지법’의 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무산 가능성까지 점쳐지면서 일관성을 잃은 국회를 향한 비판과 함께 국내 콘텐츠 산업이 구글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여야합의로 통과 가능성이 컸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이른바 구글 갑질방지법이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국감 당시 갑질방지법은 통과 직전까지 갔다가 막판에 불발됐다. 국감 마지막 날 국민의힘 야당 의원들이 졸속입법이 우려된다며 처리를 미룬 까닭에서다.

지난 9일 열린 공청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들이 노선을 변경한 주된 명분은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것. 개정안을 발의했던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역시 “이해관계가 대립된다는 점에서 좀 더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여당 의원들은 연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목소리만 높일 뿐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는 분위기다.

갑자기 바뀐 기류에 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국회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법안 통과가 무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구글 갑질방지법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글의 갑질 논란이 일면서 촉발됐다. 지난 9월 구글은 자사 앱 마켓을 통해 거래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자사 결제시스템인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수수료 30%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구글은 게임 앱에 한해서 이 같은 정책을 적용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음악·동영상 등 콘텐츠 전역으로 확장하겠단 것이다. 이 경우 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플랫폼 수수료를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고, 가격 인상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들이 떠안게 된다.

구글, 국내 앱 마켓 시장 63.4% '독식'

국내 앱 마켓 판매액 및 점유율.<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구글은 전 세계 앱 마켓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진 사업자다. 구글은 국내 시장도 독식하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발표한 ‘2019 모바일 콘텐츠 산업현황 실태조사보고서’ 국내 앱 마켓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구글플레이를 통한 매출액은 5조999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63.4%를 차지한다. 이는 2018년(63.1%) 대비 11.1%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63.8%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어 애플 앱스토어 매출액이 2조3086억원(24.4%), 국내 앱스토어인 원스토어를 통한 매출액이 1조56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11.2%를 차지한다.

이처럼 구글이 독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모바일 앱 산업의 생태계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구글이 정책까지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시장 지배자 위치를 이용한 갑질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회에서도 여야 의원들을 막론하고 이를 제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회는 구글이 ‘특정결제방식을 강요하고, 그 결제금액에서 과도한 비율의 수수료를 책정함으로써 막대한 수수료를 부과해 폭리를 취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통신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사항에 ‘앱 마켓에서의 이용요금 결제, 결제 취소 또는 환급에 관한 분쟁’을 추가하고, 금지사항의 유형으로 ‘앱 마켓사업자가 전기통신서비스의 결제방법 등을 부당하게 지정·제한하거나 강요하는 행위’를 추가했다.

지난달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도 구글 갑질방지법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국감 당시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구글 비즈니스 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무료로 제공하는 앱에도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들었다.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야심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구글, 법안 무산 총력전?

최근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구글의 입김이 국회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법무법인 김앤장을 통해 국회와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사업자들에까지 압력을 넣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글과 사업계약을 맺어야 하는 '을' 입장인 사업자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구글이 해당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1일 스타트업 입장을 대변하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성명서를 내고 국회에 ‘구글 갑질 방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입장문에서 코스포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은 국내 스타트업과 콘텐츠 산업의 미래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현재 콘텐츠 스타트업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과도한 망 비용, 복잡한 저작권 문제 등 이중삼중으로 어려움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앱결제 강제까지 더해진다면 스타트업의 존폐 문제까지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다.

코스포는 국회가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핵심적으로 앱 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사에게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 ▲부당한 계약조건 강제 ▲앱의 심사나 배포에 있어서 부당하게 차별하는 행위 등을 금지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는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추진을 통해 영세한 스타트업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한편으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에 대해서는 봐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며 “이권을 가지고 이러면 안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법안 통과를 막으려고 10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국내 입법기관이 외국기업에 의해 좌지우지 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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