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리조트 매각 '태클'...아시아나항공 빅딜 판 깬 정몽규의 노림수는?
금호리조트 매각 '태클'...아시아나항공 빅딜 판 깬 정몽규의 노림수는?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11.10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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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동의 없이 자산 매각 말라"...아시아나는 계약금 몰취 소송 '맞불'
업계 "인수 의지 있다는 점 어필...법정 공방서 우위 점하겠다는 계산"
정몽규 HDC그룹 회장. 뉴시스
정몽규 HDC그룹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동의 없이 아시아나 항공의 자산을 매각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낸 가운데,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의중이 무엇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갑자기 금호산업 자산매각에 제동을 걸고 나왔기 때문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5일 금호산업에 “금호리조트 매각 등 아시아나항공의 중요한 자산 처분을 동의 없이 진행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항공 자산이기 때문에 ‘우선협상대상자’인 자신의 동의 없이는 처분할 수 없다는 것이 해당 공문의 취지다.

앞서 항공업계 빅딜로 이목을 끌었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협상은 지난 9월, 10개월여 만에 사실상 결렬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종합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꿈을 피력했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자 정 회장은 한발짝 물러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빅딜이 물건너 간 것으로 분석했다.

양측의 계약종료일인 7월말 이후에도 협상은 교착상태가 이어졌다. 채권단을 대표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기존 2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가액에서 1조원을 할인해주는 파격 제안을 내놓았지만, 정몽규 회장은 기존의 ‘재실사 요구’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 여지는 사라졌다.

9월 11일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공식적으로 ‘노딜’을 선언했다. 정부와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긴급자금 2조4000억원 투입을 결정하고 채권단 관리체제로 전환했다.

2달여 만에 침묵 깬 정몽규..."계약금 소송 법정공방 염두에 둔 듯"

채권단은 자금 확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중 가장 매각 가능성이 높은 금호리조트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 9월 29일엔 금호리조트 매각을 위한 자문을 진행하기도 했다.

금호리조트는 국내외 골프장과 리조트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와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세이버, 손자회사인 금호티앤아이 등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금호산업이 HDC현산에 아시아나매각 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 2달여 만에 정몽규 회장이 침묵을 깨고 나선데 대해 ‘계약금 반환 소송’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용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수가 무산된 상황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여전히 인수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법정 공방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우리가 여전히 우선협상대상자”라고 주장하는 게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만일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는 금호리조트 매각 절차를 인정할 경우, 계약 해지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금 반환소송을 염두에 두고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우선협상대상자’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시아나항공 매매계약 무산에 HDC현대산업개발의 귀책사유가 없다는 점을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문을 보낸 이유에 대해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로선 관련 건에 대해 확인 가능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HDC현산에 역공...계약금 몰취 소송 제기

금호산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의 '태클'에 관계없이 금호리조트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우선협상자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해당 공문은 금호리조트 매각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에 공문을 보낸 지난 5일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계약금 몰취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에 신주 계약금 2177억원을 지급했는데, 이에 대한 질권(담보)이 설정 돼 있는 것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지해달라는 취지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인수합병 무산 책임이 있다며 계약금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의지가 없어서 인수 계약을 해지했다며 계약금을 반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양측이 인수 무산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는 가운데, 계약금을 둘러싼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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