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후 논란 이어지는 ‘징벌적 상속세’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후 논란 이어지는 ‘징벌적 상속세’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11.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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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기업승계 시 상속세 과다 문제 지적
고 이건희 삼성 회장. 뉴시스
고 이건희 삼성 회장.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후 국내 징벌적 상속세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속세 부담이 기업의 경영과 생존권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기업승계 시 과도한 상속세 부과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상속세율 인하와 자본이득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은 2위”라며 “기업승계 시 주식가치에 최대주주할증평가를 적용하면 최고세율 60%를 적용받아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경제연구원은 고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18조2000억원 가량의 삼성그룹 상장주식을 직계비속에게 상속한 경우 실제 상속세 부담을 OECD 주요국들과 비교‧분석한 결과, 국내 상속세 실효세율이 58.2%로 가장 높았고 일본(55%), 미국(39.9%), 독일(30%), 영국(20%)이 뒤를 이었다.

호주와 스웨덴의 경우 상속자산을 처분할 때까지 과세가 이연되는 자본이득세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상속 시 과세하지 않는다. 자본이득세 체계에 따르면, 상속받은 자산을 추후 유상으로 처분할 때 사망자와 상속인 보유기간 동안의 자본이득을 합산해 양도소득으로 과세하게 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상속·증여세 부담도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량(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2018년 기준)은 OECD 회원국 중 3번째였다.

보고서는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기업들의 승계시 조세장벽을 발생시키며, 상속재산 감소뿐 아니라 경영권 승계도 불확실하게 하면서 기업가 정신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실제로 기업 자체가 부실해진 사례도 있었다. 세계 1위 손톱깎이 생산업체였던 ‘쓰리세븐’은 지난 2008년 상속세로 인해 지분을 전량 매각한 후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또 세계 1위 콘돔 생산업체 ‘유니더스’는 상속세 부담으로 지난 2017년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겼다. 밀폐용기 제조 세계 1위 업체였던 ‘락앤락’ 역시 상속세 부담으로 지난 2017년 말 홍콩계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이에 한국경제연구원은 상속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상속세율을 인하하고, 추후 기업승계에 한정해 자본이득과세를 도입해 기업승계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승계가 단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 및 일자리 유지를 통해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의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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