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빅히트가 네이버·카카오를 경쟁자로 꼽은 이유는?
방탄소년단의 빅히트가 네이버·카카오를 경쟁자로 꼽은 이유는?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9.18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대 팬덤 기반 플랫폼 기업 변신 시도...IT 인재 대거 영입 나서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17일 미국 NBC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스페셜 퍼포먼스로 초대받았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코스피 상장을 앞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IT 출신 임원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경쟁자로 지목해 IT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음악제작 상장사들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며 상장 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일 빅히트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28일 공모가액을 확정한 후 10월 5~6일 양일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중순 코스피 상장이 목표다.

그런 가운데 IT 업계가 빅히트 얘기로 술렁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게임 기업에서 근무한 직원들이 빅히트로 대거 이직했으며, 그 가운데 임원급 인사들도 포함됐다. 빅히트가 주식을 나눠주는 등 IT기업에서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이들을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빅히트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13명의 상근 임원 중 재직기간이 1년 6개월 이하인 임원이 총 8명이며 이들 중 5명은 게임·인터넷 등 IT 기업 출신이다.

박지원 이사는 넥슨코리아 CEO 출신으로 빅히트로 옮긴지 4개월 됐다. 신영재 이사 역시 넥슨코리아 부실장 출신이다. 나머지 3명의 임원은 모두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이다. 김태오 이사는 다음커뮤니케이션 마케팅센터본부장과 NHN 네이버서비스2본부 부장을 맡은 바 있으며, 빅히트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총괄하는 최소영 이사는 네이버 포털운영센터장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서비스총괄 본부장을 역임했다. 김중동 이사는 카카오엠에서 전략투자와 신사업개발 팀장 경험이 있다.

콘텐츠 시장 내 경쟁 심화

빅히트가 최근 이들을 영입한 이유는 뭘까.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경영진 구성을 살펴보면 인터넷, 게임, 패션, 커머스 등 이종산업 전문가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MD, 라이선싱, 콘텐츠 등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히트의 이런 움직임은 상장 후의 사업전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빅히트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변화를 예고하며, 새로운 경쟁자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지목했다.

빅히트는 증권신고서에서 “방탄소년단을 통해 축적한 음악, IP 사업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팬덤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히트는 “또한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콘텐츠 업계에 대한 투자가 이어짐에 따라 플랫폼 업계와의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는 콘텐츠 산업의 경쟁 심화로 인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인터넷 기술 발달에 따른 거대 플랫폼 출현과 OSMU(팬덤을 보유한 IP를 2차, 3차 콘텐츠로 응용해 발전시키는 전략) 확산으로 인해 콘텐츠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우수한 IP를 보유한 콘텐츠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유리해지면서, 기존 음악 사업자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모든 유형의 콘텐츠 사업자와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빅히트는 투자위험요소에 대해 “콘텐츠 시장 내 경쟁은 지속적으로 심화될 전망”이라며 “향후 주요 아티스트 IP가 팬덤을 지속하지 못하거나, 콘텐츠 제작이나 사업화 등에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할 경우 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자체 플랫폼 매출 40% 육박

이에 따라 빅히트는 자체 플랫폼 확장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빅히트는 종속기업인 ㈜비엔엑스를 통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와 팬 커머스 플랫폼인 ‘위버스샵’을 운영하고 있다. 위버스에서는 팬들이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위버스샵을 통해 아티스트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위버스와 위버스샵을 연계해 자연스럽게 수익구조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위버스와 위버스샵을 통해 발생한 매출은 1127억원으로 빅히트 총 매출의 38.3%에 달한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어 유통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국내 음반 유통수수료는 15%, 다른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콘서트는 절반 가까이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와 합작해 진행한 온라인 콘서트 ‘Beyond Live’의 경우 SM이 매출 대비 30%를 네이버 V LIVE 플랫폼에, 또 다른 30%를 마켓수수료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팬덤을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 생태계에 연결시켜 대부분의 커머스 사업을 내재화하고 있기 때문에 외주 회사, 혹은 앱스토어에게 유통·마켓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 연구원은 “빅히트 플랫폼은 팬덤 경제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화 등으로 이미 흑자를 실현 중인데다 온라인 이커머스로도 분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왜 빅히트가 비교 대상으로 네이버, 카카오를 적용했는지 이해가 된다”고 평가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기존 K-pop 상장사들과 달리 단순한 음악 제작사가 아닌 팬덤형 콘텐츠-커머스 플랫폼 겸 IP 사업의 강자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성장형 수출기업,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팬덤 기반의 플랫폼, 고부가가치 IP 사업자의 특성을 고르게 갖추고 있는 관계로 한국의 여타 콘텐츠 기업 대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