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네이버 때리기...그 중심에 카카오의 '영역 확장' 있다
공정위의 네이버 때리기...그 중심에 카카오의 '영역 확장' 있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9.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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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매물정보’ 지적재산권 인정 여부 두고 논란...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듯

 

 

<네이버부동산 캡처>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부동산 서비스 관련, 제재 조치를 내린 데 대해 네이버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네이버가 부동산정보업체(CP)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에게 제공한 부동산 매물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온라인 부동산정보 플랫폼 시장은 1990년대 말부터 부동산114, 부동산뱅크 등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설립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으며, 네이버는 2003년 3월부터 부동산매물정보를 노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 네이버는 매물건수, 트래픽 등에서 업계 1위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 네이버는 전체 매물건수 기준 40% 이상, 순방문자수(UV)와 페이지뷰(PV) 기준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이 같은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사인 카카오가 자신과 거래관계에 있는 부동산정보업체와 제휴를 시도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위법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5년과 2017년 카카오는 부동산정보 제공 서비스 확장을 위해 두 차례에 걸쳐 부동산정보업체들과 제휴를 시도했다. 그러자 2015년 5월 네이버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카카오에 매물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계약서에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삽입했고, 2016년 5월에는 부동산정보업체가 확인매물 제공금지조항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패널티 조항도 추가했다.

공정위 “네이버, CP 매물정보 행사 권한 없어”

공정위는 네이버의 이 같은 행위로 인해 매물량과 매출이 급감한 카카오가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고, 반면 네이버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최종 소비자의 선택권이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했고, 네이버의 방해로 모든 제휴시도가 무산됐다는 게 공정위 주장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네이버에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중 경쟁사업자 배제행위, 불공정거래행위 중 구속조건부거래행위법 위반을 적용했으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정보통신기술분야 특별전담팀에서 조치한 첫 번째 사건으로서 독과점 플랫폼 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해 거래상대방이 경쟁사업자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공정위 결정을 네이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공정위가 지적한 행위가 위법이 아닌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것이 주된 이유다.

네이버에 따르면 공정위가 언급한 ‘네이버가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게 한 매물정보’란 네이버 부동산 서비스의 ‘확인매물정보’로, 2009년 네이버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다.

부동산 시장에 허위 매물이 들끓던 당시, 네이버는 허위 매물을 근절해 이용자에게 정확한 매물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매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비용을 주고 의뢰해 해당 매물들이 실제 매물인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확인)매물검증시스템’ 도입 초기 수 십억원에 달하는 비용과 노력을 들였으며, 지금까지 유지 보수·업데이트·정책 관리 등을 책임지고 있다. 이를 인정받아 관련 특허도 2건 확보했다. 시스템 도입에 앞서 경쟁사들에게 공동 작업을 제안했지만,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독자적으로 구축하게 됐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입 초기, 매물 정보 감소와 번거로움 등을 이유로 공인중개사들이 반발하며 매물 등록을 거부해, 부동산 서비스 트래픽이 50%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그러나 중개사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행착오를 거쳐 매물검증시스템을 어렵게 정착시킬 수 있었고, 이는 네이버 부동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2013년 중소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상생을 위해 이들의 매물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서비스를 개편했다.

이때 상생모델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은 것 두 가지가 ▲부동산정보업체들이 직접 KISO에 비용을 주고 검증한 매물만 노출시킨다는 것과 ▲이러한 시스템을 거쳐 확인된 매물정보는 네이버 부동산과 해당 매물정보를 제공한 ‘부동산정보업체’ 플랫폼에서만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진성 매물만 올리겠다는 의지와 네이버 부동산의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서 라는 것이다.

공정위와 네이버는 지적재산권 인정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정위는 매물정보에 대한 소유권은 부동산정보업체에 있으므로 네이버가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를 지적재산권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네이버 “무임승차 막는 정당한 권리 행사”

반면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는 엄연한 지적재산권으로, 자신의 노력과 비용을 들이지 않은 부동산정보업체의 원 매물정보 자체를 카카오에 공급하지 못하게 한 경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에서 네이버의 '확인매물정보'를 아무런 비용이나 노력없이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네이버는 ‘무임승차’를 막고 ‘지식재산권’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제3자 제공 금지 조항’을 넣게 됐다는 주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금지 조항을 넣기 전에, 카카오가 확인매물정보를 전달받기 위해서는 KISO 매물검증센터에서 카카오로 전달되는 별도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달했지만, 아무 움직임이 없었다”며 “당시 카카오는 ‘네이버 확인매물’이 아니라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매물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네이버 확인매물시스템을 거친 양질의 매물정보를 손쉽게 얻기 위해 네이버와 제휴한 부동산정보업체와의 제휴를 시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과 노력을 통해 이용자 선택을 받은 결과를 외면하고, 무임승차 행위를 눈감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혁신의 움직임은 사라지고, 궁극적으로 이용자 후생은 손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정부 스스로 추진하는 국가지식재산사업과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에도 모순되는 부당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네이버가 CP들이 제공하는 부동산 매물정보를 검증해 ‘확인매물정보’를 만든 것은 CP들이 공급한 원데이터를 가공해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고 네이버 이용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공급한 것”이라며 "확인비용까지 네이버가 부담했기 때문에 ‘확인매물’이라는 정보는 네이버의 소유권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은 현재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이 추구하는 방향”이며 “지식재산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에 대해 지식재산권을 인정하고 이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인매물정보에 대한 네이버의 지식재산권이 인정된다면 부동산정보업체들에게 원 매물정보가 아닌 ‘확인매물정보’를 제3자에게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의 행사라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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