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에 '대박' 안긴 필승코리아 펀드, '소부장' 아닌 '대형주' 비중 높은 이유
文대통령에 '대박' 안긴 필승코리아 펀드, '소부장' 아닌 '대형주' 비중 높은 이유
  • 박지훈
  • 승인 2020.08.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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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수익률 50% 육박…고위험 주식형 펀드 4위
대형주 비중 높아 '소부장' 펀드 이름 무색…'무능한 관제펀드' 비판 피하기 관측
농협중앙회 본사 외벽에 걸린 '필승코리아 펀드' 홍보 현수막. (사진=박지훈 기자)
'필승코리아 펀드' 홍보 현수막이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 외벽에 걸려 있다. (사진=박지훈 기자)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한일 무역분쟁을 계기로 촉발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요구에 따라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 1년을 앞두고 있다.

운용수익률은 벤치마크인 코스피 상승률을 훨씬 웃돌지만 소부장 전문·특화 펀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형주 비중이 높다. 이는 '무능한 관제펀드'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결정일 것으로 분석된다.

6일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 클래스A의 기준가는 전날 기준 1497.58원이다. 지난해 8월 14일 첫 기준가(1000원)보다 무려 약 49.8% 높아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보다도 높다. 코스피 종가는 지난해 8월 14일 1938.37에서 이달 5일 2311.86으로 19.3% 올랐다.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가정하면 초과수익률은 30%에 이른다.

지난해 8월 26일(기준가 1005.72원) 이 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한 문재인 대통령도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 수익률 49.5%를 적용하면 문 대통령은 판매수수료와 보수 및 기타 비용을 제외하고 약 2358만원의 순이익을 올리게 된다.

자산운용업계 다른 펀드와 비교해도 성적이 우수한 편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비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보다 연 수익률이 좋은 주식형 펀드(고위험 기준)는 미래에셋코스닥혁신성장증권자투자신탁(62.1%),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증권자투자신탁(61.0%),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증권투자신탁1(58.0%) 등 3개에 불과하다.

소부장 펀드인데 대형주 비중 높아

필승코리아 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2월 14일~ 5월 13일)를 살펴보면 매수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자(23.5%)였다. 이어 SK하이닉스(6.7%), 네이버(4.6%), 에스앤에스텍(3.9%), 카카오(3.8%), 덕산네오룩스(3.3%), 동진쎄미켐(3.1%), 삼성SDI(2.9%), 현대차(2.8%) 순이었다.

비중 상위 10개 가운데 소부장 펀드에 어울리는 종목은 에스앤에스텍(반도체 재료), 덕산네오룩스(OLED 부품), 동진쎄미켐(포토레지스트 관련), 삼성SDI(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 4개다.

운용사는 필승코리아 펀드 출시 당시 해당 상품을 통해 국산화 수혜 핵심 소재·부품·장비 업종, 이들 업종의 국산화를 통해 동반 성장이 가능한 기업에 투자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알려진 바와 달리 실제 운용은 소부장에 집중되지 않는 모습이다.

운용사 관계자는 소부장 종목의 낮은 비중에 대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의 국산화 기대감에 소부장 종목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으로 이미 해당 종목의 주식 가격이 많이 상승해 가격적 부담이 크다”며 “향후 가격과 가치를 고려해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제펀드 실패史 안 밟는다…대형주 투자한 진짜 이유

필승코리아 펀드 출시 당시 야당 일각은 해당 펀드를 '관제펀드'로 지목했다.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해도 모자랄 판에 대결 국면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농협이 정부 눈에 들기 위해 정치놀음에 끼어들었다는 날선 비판도 나왔다.

무엇보다 정부가 밀어주는 펀드 치고 수익률 좋은 상품이 없다는 지적이 뼈 아팠다. 실제로 현대증권(현 KB증권)이 1999년 IMF 외환위기 당시 내놓은 바이코리아 펀드의 수익률은 한때 100%를 기록했으나 IT버블 사태를 맞으며 마이너스(–)77%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는 NH아문디자산운용이 안정적인 대형주를 펀드에 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로 설명된다.

또한 소부장 기업의 '배신'도 대형주 중심의 자산운용에 영향을 미쳤다. A사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대상인 불화수소 관련주로 떠오르며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 회사 대표는 주가가 정점에 오르자 보유 지분 절반을 팔아치웠다. 필승코리아 펀드 자산에서 해당 기업 비중이 높았다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하나로 대한민국 소부장 산업이 일시 급성장 하기는 어렵다. 필승코리아 펀드 역할은 투자자들의 소부장 기업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애국심에 돈을 선뜻 맡겼는데 중소규모 소부장 펀드에만 투자해 큰 손실을 안겨주거나 수익률이 지지부진하면 그것대로 비판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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