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시카브 펀드 관련 초과 세액 돌려받을 길 열려
한국씨티은행, 시카브 펀드 관련 초과 세액 돌려받을 길 열려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5.15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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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시카브, 룩셈부르크 거주자이자 지주회사 아냐…원천징수세액 적용은 부당”
한국씨티은행이 시카브펀드 과세 문제에 있어, 정부와 서울시로부터 초과 납부했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뉴시스
한국씨티은행이 시카브펀드 과세와 관련해 정부와 서울시에 초과 납부했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수년 전 국내 금융업계에서 논란이 됐던 외국계 은행에 대한 시카브(SICAV)펀드 과세와 관련해 정부와 서울시에 초과 납부했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27부 심리로 열린 한국씨티은행이 정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재판부는 한국씨티은행에 일부승소 판결했다. 씨티은행이 납부한 법인세와 지방소득세 중 초과분을 각각 정부와 서울시가 환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과거 ‘외국계 은행의 수천억 세금 폭탄 맞게 됐다’는 내용으로 금융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시카브펀드 과세 이슈에서 비롯됐다.

룩셈부르크 집합투자기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시카브는 국내 상장 주식 또는 채권에 투자하면서, 한국씨티은행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은행을 보관은행으로 선임해 배당·이자소득을 얻었던 역외 펀드다.

시카브는 씨티은행을 통해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지급된 배당·이자소득에 대해 양국 간 조세조약을 근거로 제한세율(배당 15%, 이자 10%)을 적용한 법인세를 납부해왔다.

2011년 과세당국은 시카브가 제한세율 적용 대상이 아닌 지주회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제한세율 적용이 되지 않은 차액을 추가로 납부하라는 처분을 내렸다.

정부가 룩셈부르크와 맺은 조세협약상 ‘지주회사에는 제한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룩셈부르크 정부와 과세협정을 맺어도 소급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은 원천징수세율에 따른 배당소득 22%, 이자소득 15.4%를 적용해 세무당국과 서울시에 세액을 납부했다.

"시카브는 지주회사 아닌 간접투자회사로 제한세율 적용해야"

이후 한국씨티은행 등 시카브펀드와 연관된 외국계 은행들이 1400억원대 추가 세액을 납부할 상황에 놓이자, 이들 은행들은 세무당국을 상대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은행들이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 더 이상의 세금 폭탄은 맞지 않았다.

당시 이들 외국계 은행들은 시카브가 지주회사가 아닌 간접투자회사라서 제한세율 적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카브의 국내 투자가 금융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기 때문에 조세회피 등의 목적으로 협약을 남용할 여지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번 소송에서도 기존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시카브가 룩셈부르크 거주자로 수령한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해, 우리 정부와 룩셈부르크 정부 간 소득 및 자본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약에 따라 배당소득 15%, 이자소득 10%의 제한세율을 적용해야 하므로 기존에 원천징수세율에 따라 납부한 세액 중 초과분을 정부와 서울시가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는 여전히 시카브가 지주회사에 속하기 때문에 룩셈부르크 정부와의 조세조약상 제한세율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재판부는 “시카브는 룩셈부르크에서 포괄적 납세의무를 부담하는 룩셈부르크 거주자로, 룩셈부르크 법에 의해 법인세가 면제된다는 이유로 거주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룩셈부르크 과세당국도 시카브에 대해 한‧룩 조세조약에 따라 룩셈부르크 거주자라는 증명서를 발급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룩 조세조약에 따라 오로지 주식 등 증권 취득을 통해 자회사를 지배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해야지만 지주회사에 포함됐다. 다시 말해 단순한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주식 등 증권을 취득하는 자는 지주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시카브는 룩셈부르크 집합투자기구에 관한 법에 의해 설립된 투자펀드로 다수의 일반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다양한 유가증권에 투자해 투자수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한다”며 “시카브가 투자 대상인 회사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주식 등 증권을 취득할 수 없었으므로 지주회사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부와 서울시가 한국씨티은행으로부터 당시 취득한 원천징수세액은 부당이득에 속한다며, 제한세율을 적용한 세액과의 차액을 환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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