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의 '넷째 아들' 인보사의 운명, 4월에 생사 갈린다
이웅열의 '넷째 아들' 인보사의 운명, 4월에 생사 갈린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4.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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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미국 3상 재개 여부 이번 달 결정 예정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뉴시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성분 조작 논란이 불거진 ‘인보사’ 사태 이후 코오롱생명과학을 향해 제기된 손해배상청구 소송가액이 1000억원대에 달하는 가운데, 코오롱생명과학이 추가로 계약금을 토해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엔 인보사를 심사하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검찰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업계 안팎의 시선은 당시 인보사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4월이 코오롱생명과학의 최대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와 FDA의 3상 재개 여부 등 두 가지 이슈가 이번 달 내에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사태로 줄소송이 이어지면서 재정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코오롱생명과학이 피고로 제기된 소송은  총 29건, 소송가액은 총 1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고는 대부분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주주들과 인보사 투약 환자들이다. KB손해보험과 교보생명보험 등 보험사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가액도 60억원에 이른다.

일본 미츠비시타나베 제약과도 국제상업회의소(ICC)에서 중재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6년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인보사의 독점적 개발과 판매권에 대해 기술수출을 계약하며 계약금 25억엔을 지불했다. 이후 2017년 12월 미츠비시타나베는 코오롱생명과학에 계약 취소와 계약금 반환을 요청하고 이듬해 4월 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계약금 25억엔(약 288억원)을 반환하고, 3억엔(약 35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것이 미츠비시타나베의 주장이다.

미츠비시타나베는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 총 323억원 규모의 코오롱생명과학 마곡본사, 김천2공장, 충주·음성공장의 토지와 건물에 대해 가압류 했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은 923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고, 현금성 자산은 209억원, 단기채무 지불능력을 평가하는 당좌비율은 47%에 그쳤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법인 계열사이자 인보사 개발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한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상장폐지를 두고 한국거래소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는 16일 전에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FDA 3상 재개 불가 경우, 먼디파마에 150억원 토해내야

추후 코오롱생명과학이 배상해야 할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글로벌 제약사 먼디파마에 인보사의 기술이전 계약금 150억원을 추가로 반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18년 11월 코오롱생명과학은 먼디파마와 총 계약금 300억원을 포함해 5억9160만 달러(6700억원) 규모의 인보사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분할 수령한 계약금 150억원을 계약부채 선수금으로 인식했고, 일본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잔금 150억원은 현재 수령이 보류된 상태다.

지난해 5월 먼디파마는 인보사가 허가 당시와 다른 세포의 유입 논란으로 국내 판매와 미국 3상이 중단되자 코오롱생명과학에 계약 조건 미충족으로 계약금에 대한 근저당 설정을 요구했다. 이에 양사는 지불한 계약금 150억원에 대해 질권설정 계약을 체결했고, 먼디파마는 나머지 계약금 150억원에 대한 지급을 보류했다.

먼디파마가 코오롱생명과학에 지불한 계약금 150억원에 대한 변제를 강제할 수 있는 조건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해 2월 28일까지 인보사의 3상 재개를 결정하지 않은 경우 ▲파산 또는 지급불능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 ▲계약금과 관련 질권설정자인 코오롱생명과학이 신의칙에 위배한 사실이 밝혀진 경우 등으로 먼디파마는 FDA의 임상 지연을 포함해 조건에서 1개라도 충족되면 질권설정에 나설 수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9월 미국 FDA에 보완 자료를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3상을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는 먼디파마가 미국 임상 3상 재개에 대한 FDA의 최종 결정을 보고 변제 결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는 가운데, FDA의 3상 재개 여부는 이달 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7월 중국의 차이나 라이프 메디컬 센터와 2300억원 규모로 체결한 인보사 수출 계약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검찰 "인보사 심사에 뇌물 공여"...이웅열 전 회장 향한 칼 끝 

코오롱생명과학의 줄소송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2006년부터 인보사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7회에 걸쳐 뇌물를 공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3월 24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조 아무개 이사와 김 아무개 상무에 대한 4차 공판에서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최소 2006년경부터 인보사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7회에 걸쳐 175만원 상당의 뇌물을 공여하고, 인보사 품목허가·임상 승인 과정에서 수시로 비밀리에 자문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공무원 A씨는 2002년경부터 퇴사 직전까지 계속 인보사 심사 부서에서 근무하고, 인보사 심사 관련해서 총체적인 업무를 담당했던 보건연구관으로, 1996년 3월경 식약처 공무원으로 임용돼 2016년 5월 명예퇴직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A씨는 식약처 담당공무원으로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한 것이다. 식약처 세포유전자치료제과의 담당 업무에 신청인을 지원하는 업무도 포함돼 이를 수행한 것일 뿐 부정행위를 한 것이 아니다”며 “검찰이 제시한 뇌물 공여 기간 중 일부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2013년 6월부터는 A씨가 인보사와 무관한 업무를 수행한 기간이라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검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조 아무개 이사가 인보사의 2액이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인 것을 알면서도 지난해 2월 임상 3상을 계속 진행하고, 김 아무개 상무는 인보사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에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인보사 사태를 야기한 모든 의사결정 과정의 정점에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코오롱티슈진 상장 전후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막대한 피해를 안기고 자신은 이득을 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인보사를 ‘네 번째 자식’으로 칭하며 20여년 간 2000여억원을 투자, 인보사 개발을 진두지휘한 이 전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며 2018년 말 이 전 회장의 사퇴 시점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진다.

수사 초기인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초에도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 강도를 높인 검찰이 조만간 이 전 회장을 소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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