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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8 11:42 (일) 기사제보 구독신청
[기획]아프리카돼지열병에 코로나19까지…존폐 기로에 선 돼지농가
[기획]아프리카돼지열병에 코로나19까지…존폐 기로에 선 돼지농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4.0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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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로 농가별 채무부담 가중…정부 지원·한돈협회 역할 더 중요해져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돼지농장들이 농장 존폐 기로에 서 있을 정도로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사진 속 농장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돼지농장들이 존폐 기로에 설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 속 농장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코로나19로 농장 운영할 자금도 부족한 데, 정부 지원 자금 대출도 못해 막막할 따름입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돼지농가를 운영하는 30대 S씨는 최근 농장 존폐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S씨는 몇 년 전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을 그만두고 농장을 꾸려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하지만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뿐만 아니라 농장 운영 자금에도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S씨는 코로나19가 ASF처럼 돼지에까지 감염이 이뤄지지는 않지만, 이로 인해 간접적으로 발생한 피해가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코로나 사태로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다보니 돼지고기 소비도 자연스럽게 줄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출하량도 이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데, 고정지출은 여전하니 당연히 수익은 마이너스”라고 하소연했다.

S씨는 코로나19로 전국 초·중·고등학교 개학이 늦어지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돼지농가에서 출하하는 물량 중 학교 급식 납품 비중을 절대 무시 못 한다”며 “초·중·고등학교는 개학을 미루더니 결국 온라인으로 개학을 한다고 하고, 대학교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급식과 학교 식당에 들어갈 돼지고기는 재고만 늘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더욱 문제가 큰 것은 돼지고기 폭락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4000원대(kg당)를 유지하다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달 말 기준 평균가격이 약 3500~3600원대로 뚝 떨어졌다. 전년 동기의 약 4200원대에 비해 15% 이상 하락한 것이다.  

ASF→코로나 여파로 채무 부담만 더 늘어나

S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돼지농가들의 ‘빚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토로한다. 지난해 ASF로 인해 농장에서 키우고 있던 돼지들을 대거 살처분했고 정부로부터 일정 보상은 받았지만, 그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코로나19 쓰나미가 몰려왔기 때문이다.

사실 돼지농가에서 돼지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보통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수준을 뛰어 넘는다. 제대로 된 농장시설을 갖추는 데에만 수억원이 들고, 이마저도 농업협동조합이나 축산업협동조합 등의 금융회사들로부터 받은 대출금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돼지고기 소비와 유통이 크게 위축됐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로 돼지고기 소비와 유통이 크게 위축됐다. <뉴시스>

특히 매월 돼지들에게 먹일 사료값이 상당하다. S씨는 농장에서 키우는 돼지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1만 두(頭)의 돼지라고 가정했을 때 한 달에 1억~2억원 이상의 사료값이 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S씨는 “농가들은 이미 농장 설립 자금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은 상태로, 그 이상의 대출은 일반 금융권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며 “농장 부동산이나 돼지를 담보로 걸고, 유명 사료업체들로부터 중금리의 대출을 받는다”고 말했다.

농가에서는 대출을 해준 사료업체의 제품을 꾸준히 구매하겠다는 이면 약정까지 해야 하는 만큼, 농가와 업체 간 보이지 않는 갑·을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하태식 한돈협회장(자조금관리위원장)은 <인사이트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내 돼지농가 중 70~80%가 농장 부동산과 돼지 등을 담보로 잡고 사료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아 농장 시설물을 보수하거나 인건비 충당, 돼지 약품 구매 그리고 기타 농장 경비의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농가들이 부담해야 할 부채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태식 회장은 그러면서 “사료값과 인건비, 약값, 기타 유지비 등은 그대로 인데 ASF와 코로나라는 악재가 연이어 덮치면서 농가별 부채 부담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깊어진 돼지농가 주름살...역할 더 중요해진 한돈협회

지난해 말 농림축산식품부는 ASF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보상책으로 정책자금 대출 상환을 최대 2년 늦추고 상환유예 기간 이자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또 각 지자체마다 농업발전자금을 융자하거나, 금융기관들도 대출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긴급자금 대출 실행 등 ASF 피해 농가의 회복을 위한 대책마련에 동참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은 돼지농가들은 더 이상 정부와 금융기관에서의 특별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앞날이 더욱 막막하다고 토로한다.

돼지농가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돈협회의 역할과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은 하태식(왼쪽) 한돈협회장과 한돈홍보대사 가수 송가인씨. 뉴시스
돼지농가에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돈협회 역할과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하태식(왼쪽) 한돈협회장과 한돈홍보대사 가수 송가인씨.<뉴시스>

S씨는 “이미 작년 말 ASF로 정부에서 지원이 있었고 코로나로 돼지농가만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농가에서 더 이상의 특별 지원을 요구한다면 정부에서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미 기존 대출도 상당하고 담보로 잡힌 것도 많아 추가 대출을 받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 일수록 한돈협회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돼지농가를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정부의 지원과 대책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소비자들에게 한돈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S씨는 지난해 ASF로 인한 돼지 살처분 이후 정부에서 아직도 돼지 사육에 대해 여러 제한을 가하고 있어 “돼지를 키우고 싶어도 못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태식 회장 역시 협회 차원에서 돼지농가들의 현재 어려운 상황에 공감하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회와 농가, 유관기관 모두의 지혜를 모으겠다는 목표다. 돼지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한돈자조금에서 할인행사를 늘리는 한편,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잇단 악재로 돼지농가들 상당수가 존폐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kawskhan@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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