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검찰은 신라젠으로 유시민을 엮으려 했나
윤석열의 검찰은 신라젠으로 유시민을 엮으려 했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4.01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의 '채널A 기자-윤 총장 최측근' 유착 의혹 보도 파문 확산
MBC 보도를 계기로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유시민(왼쪽)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윤석열 검찰총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종합편성채널 채널A 소속 기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검사와 유착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했다는 의혹을 MBC가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MBC 보도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감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칼끝은 윤석열 검찰총장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조만간 설치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총장을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오전 추미애 장관은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날 문화방송 보도에 대해 “일단은 사실 여부에 대한 보고를 먼저 받아보고, 합리적으로 의심을 배제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본다면 감찰 등 여러 방식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심각하게 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는 채널A의 법조팀 기자가 신라젠의 전 대주주이자 현재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VIK) 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가족에 대한 수사를 막아줄 수 있으니 유시민 이사장에 대한 비위사실을 알려달라’는 식으로 협박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이 전 대표 측 지인에게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다. 검찰에서도 좋아할 것”이라며 제보를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 기자는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이 전 대표의 선처를 최대한 돕겠다’는 약속을 건넸다고 MBC는 보도했다.

MBC 보도 내용을 정리하면 검찰은 보수언론을 이용해 유 이사장의 비위 의혹을 캐내려 했고, 채널A 기자는 제보자에게 검찰이 가족에게 가할 수 있는 피해를 막아주겠다는 식의 부정한 ‘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도에 나온 ‘윤 총장 최측근 검사장’은 문화방송 질문에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종편 기자를 접촉한 적이 없기 때문에 녹취록이 존재할 수도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보수 정치권·극우 유튜버가 키운 ‘유시민-신라젠-VIK’ 커넥션 의혹

채널A의 부당한 거래 의혹을 폭로한 이철 전 VIK 대표.<뉴시스>

유시민 이사장과 여권 정관계 인사가 신라젠과 유착됐다는 의혹은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다. 신라젠 주가를 띄우는 데 정치권이 동원됐고, 여기에 VIK가 자금줄로 활용됐다는 것이다.

의혹의 중심에는 VIK와 이철 전 대표가 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부터 4년간 ‘크라우드 펀딩’을 내세워 금융당국 인가 없이 투자자 3만여명으로부터 투자금 7000여억원을 모았다. 하지만 VIK는 금융위원회 인가를 받지 않은 업체였고, 후발 투자자들에게서 받은 투자금을 앞선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돌려막기’를 벌이다 투자금 대부분을 날렸다.

VIK는 지난해 9월 457억원을 투자해 신라젠의 지분 12.42%를 취득했다. 2015년 부산대병원에서 열린 ‘신라젠 펙사벡 기술 설명회’에 유시민 이사장이 연사로 참여했고, 당시 VIK ‘저자 초청 강연회’에 전현직 여권 정관계 유명 인사들이 초청된 사실 등이 뒤늦게 알려졌다.

보수 정치권과 극우 유튜버들은 이같은 사실을 기반으로 ‘VIK-신라젠-유시민 이사장’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이사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신라젠에 투자하고 주가를 띄워 차익을 거뒀다는 게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가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6억2900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면서 VIK 돈이 정치권에 흘렀을 것이란 의혹도 나왔다.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안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성일종 의원은 “사진을 보면 이 사람(이 전 대표)이 하는 것에 유력 정치인들이 다 나와서 세레모니를 했다” 며 “저는 유시민 이사장이 관련돼 있다고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 사진에 다 나오고 있다”며 금감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2월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라젠 임직원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매각 의혹 사건의 수사부를 재배당하면서 수사력을 강화했다. 윤 총장은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장에게 “확실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총장이 유시민 이사장 등 여권 유력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란 말이 나왔다.

추미애 장관, '윤석열 특검' 목소리에 여지 남겨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의 감찰은 물론
‘윤석열 특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채널A 기자가 유 이사장을 “개인적으로 쳤으면 좋겠다”고 말한 녹취가 담긴 MBC 보도로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윤 총장 등 검찰은 수세에 몰리게 됐다.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검찰과 채널A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이 전 대표가 기자에게 ‘검찰의 선처 약속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채널A 주장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희석 전 법무부 검찰개혁추진단장이 본인 페이스북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감옥에 수감된 이 전 대표를 편지를 통해 먼저 접촉한 정황이 담겨 있다.

여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검찰을 향한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은 “조국 장관 인사청문회 당일, 정경심 교수를 기소한다는 사실을 제일 먼저 안 곳은 채널A였다”며 ““검언유착, 낯설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장관도 ‘윤석열 특검’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국회가 정치적으로 결정할 일이다”면서도 “도입 필요성 분위기, 국민적 공감대 여기에 따라서 결정이 될 것 같다”며 여지를 남겼다.

atom@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