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주도하는 ‘디지털 리더’ 정의선 수석부회장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주도하는 ‘디지털 리더’ 정의선 수석부회장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4.0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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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책임경영 3년차 맞아 변화와 혁신 맨 앞에서 이끌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해초 시무식에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해초 시무식에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신년사를 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3월 19일 현대자동차 주주총회 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에 앞서 현대차 이사회는 주총 안건으로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아 정 수석부회장이 과연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장직에 오를지 관심을 모았다.

갖가지 관측들이 있었지만 결국 정 수석부회장이 의장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정몽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회장으로서 역할을 지속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사회 의장 올라 ‘변화와 혁신’ 가속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라는 묵직한 과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은 것에 대해 승계작업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사회 의장 자리는 지배구조 개편이나 경영권 승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업무 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위기 상황이니만큼 결정해야 할 사안들도 많고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한 추진력도 필요한데 정 수석부회장이 의장직을 맡으면혼선이나 지연 없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정 수석부회장의 의장직 결정은 예상보다 일찍 이뤄졌다. 회사 내부에서 주총 날 아침까지만 해도 3월 말이나 4월 초에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주총이 끝난 후 이사회가 열리기는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책임지고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부터 실질적인 책임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16일 미국

의 ‘수입차 관세 폭탄(무역확장법 232조)’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18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뜻밖의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 상무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현대·기아차에 대한 고율 관세를 막기 위한 면담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3월 현재까지도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후 정 수석부회장은 기업 경영과 문화 양쪽 측면 모두에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주재했던 2019년 시무식에선 모든 직원과 같은 자리에 착석했다. 시무식 때마다 임원들은 강단 단상 위에 앉고 직원들은 바닥에 앉는 위계적인 관습을 과감히 깬 것이다. 당시 시무식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기존과는 확연하게 다른 새로운 게임의 룰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 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강화 ▲경영·조직 시스템 혁신 등 3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2월 정 수석부회장은 임직원 ‘자율복장제’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수많은 기업에서 흔히 시행하는 제도이지만 현대·기아차가 했기 때문에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현대家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기업으로 인식돼 왔다. 할아버지 정주영 회장 때부터 이어져 오던 관습을 손자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과감하게 혁파한 것이다. 이밖에도 사원·대리·과장·부장 등으로 위계화된 직급체계를 좀 더 수평적인 매니저 체제로, 신입사원 채용도 정기 공채 대신 수시채용으로 바꿨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직원들과 수시로 타운홀미팅을 가지며 격의 없이 소통의 시간을 보낸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직원들과 수시로 타운홀미팅을 가지며 격의 없이 소통의 시간을 보낸다. <현대자동차>

‘코로나19 위기’ 돌파 해법 주목

2019년은 경영 성과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한해였다. 현대자동차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잠정 실적 집계 결과, 매출액이 전년 대비 9.3% 증가한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은 52% 증가한 3조684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얻은 성과라서 더욱 의미가 있다.

돌이켜 보면 시무식 때 정 수석부회장이 공언했던 것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완성차 부문과 관련해 현대·기아차는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13개 신차를 국내외에 출시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출시된 신차 중에는 소위 대박을 터뜨린 차들이 여러 개다. 2018년 말 출시돼 2019년까지 돌풍이 이어진 현대차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은 기아차 셀토스, 미국 시장을 장악한 기아차 텔룰라이드 등이 국내외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2019년 매출 100조원 돌파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취임 3년 차에 접어든 올해 초부터 전례 없는 난관에 부딪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해외에 있던 현대·기아차 생산공장들이 줄줄이 가동을 멈췄다. 팬데믹(pandemic : 세계적 대유행)이 선포되기 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현대자동차는 1차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던 중국 공장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생산을 중단하자 국내 공장의 생산 라인도 멈춰섰다.

이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중국 코로나19 피해지역에 500만 위안 상당의 의료물품을 지원하고 1000만 위안의 성금을 기탁하는 한편 와이어링 하니스 생산공장이 밀집해 있는 산둥성의 지방 정부와 공장 조기 가동을 위해 지속적으로 접촉할 것을 지시했다. 그 결과 와이어링 하니스 사태를 조기에 종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각 국가가 국경을 통제하는 등 강력한 봉쇄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3월 24일 양동환 현대차 체코법인장이 김태진 주체코 한국대사와 함께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를 만나 성금 5억원과 마스크 2만개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체코 노소비체 공장의 가동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잘 나가던(?)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선 본격적인 경영 3년차를 맞아 전례 없는 위기 아닌 위기를 맞은 셈이다. 이 시기에 정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된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일종의 포석일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게임 체인저’로서 어떤 창의적이고 선도적인 역할과 역량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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