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사면초가, 대웅제약과 '보톡스 전쟁' 불리해지나
메디톡스 사면초가, 대웅제약과 '보톡스 전쟁' 불리해지나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4.0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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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현호 대표 메디톡신 불법 제조·유통 혐의 수사...균주 넘겼다는 전 직원도 정 대표 고소
보툴리눔 톡신 균주 전쟁에서 주로 고발을 했던 메디톡스가 최근에는 고발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보툴리눔 톡신의 균주 출처를 놓고 벌이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해 여러 건의 법적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메디톡스를 피고로 하는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그 결과가 ITC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디톡신 제품 불법 제조·유통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에 대한 고발 사건도 그중 하나다. 지난 3월 30일 청주지방법원은 검찰이 정 대표를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 등과 같은 혐의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사건을 담당한 청주지방검찰청은 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사안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황은 정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 대표의 혐의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메디톡스 공장장 A씨에 대한 의혹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1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메디톡신 제품의 원액 성분과 약효 실험 결과를 조작해 28차례에 걸쳐 국가 출하 승인을 받아 제품을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정 대표가 A씨의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고, 이에 가담했거나 알고도 묵인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웅제약 상황도 만만치 않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을 대상으로 “메디톡스 전 직원이 균주와 기술자료 등을 대웅제약에 넘기고 그 댓가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국내에서 민·형사상 소송 여러 건을 재기한 상태다.

지난 3월 26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와 관련한 행정조사를 거부한 대웅제약에 대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9월 메디톡스는 대기업인 대웅제약이 중소기업인 자신들의 기술을 탈취했다고 신고한 바 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기술 보호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웅제약 연구소 등을 직접 조사하려고 했으나 거부당했다.

대웅제약에 균주 넘겼다는 메디톡스 전 직원도 소송 나서

대웅제약은 “양사가 수년에 걸쳐 팽팽하게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이미 수사기관을 비롯해 사법기관들이 광범위한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기부는 메디톡스의 주장만으로 대웅제약을 일방적인 가해자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균주 채취 장소에서부터 개발 과정에서의 모든 문서 확인, 업무 관련자 면담, 각종 소송에서의 생성 자료 공개, 조사실·연구소 내부 시스템에 접근 가능 컴퓨터 요청 등 검찰 수사에 버금가는 최소 5일 이상 소요되는 중기부 조사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중소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2019년 3월 중기부에 기술침해 신고를 한 직후 메디톡스는 5월 분기보고서 공시에 자신들을 ‘중견기업’이라고 명시했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처음 소송을 시작할 당시 시가총액이 대웅제약의 2배에 육박하는 4조가 넘는 거대기업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난 3월 31일 코스탁 시장 마감 기준 메디톡스의 시가총액은 1조1473억원이다. 대웅제약은 코스피 시가총액 9814억원이다.

메디톡스가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 민사소송은 아직도 1심 판결이 나오지 않고 있다. 재판부가 ITC에 제출했던 자료를 요청하는 등 두 재판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시간 지연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메디톡신 불법 유통 의혹이 불거졌고 최근에는 검찰 수사가 정현호 대표로 향하면서 상황은 대웅제약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메디톡스 전 직원 B씨의 공익제보 내용에는 메디톡신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도 메디톡스는 타사의 자료를 불법으로 입수해 그대로 베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메디톡스의 균주를 대웅제약에 넘겼다는 메디톡스 전 직원 C씨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웅제약과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최근 C씨는 서울중앙지검에 메디톡스와 정현호 대표 등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C씨는 소장에서 “대웅제약이 균주를 훔쳤다는 메디톡스의 주장은 모두 허구”라며 “이를 알면서도 대웅제약 소송에 이용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양으로 삼아 허위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적시했다. 메디톡스는 2017년 C씨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C씨가 균주를 탈취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균주를 실험실에서 다른 곳으로 운반하기가 쉽지 않고 대웅제약에는 C씨를 아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ITC 소송은 오는 6월 재판 결과가 나오고 10월에 최종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결과가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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