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은 6개월 안에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
서정진은 6개월 안에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인가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3.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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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재창출’ 아닌 ‘정공법’ 선택..."셀트리온은 일반연구 수준 뛰어넘는 역량 갖춰”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셀트리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고 6개월 내에 항체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에서 신약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서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체 개발과 함께 새로운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셀트리온 사업장이 있는 인천·충북 주민 50만 명에게 필터 삽입이 가능한 면마스크 100만 장을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 선언을 하면서 코로나19의 범세계적 확산이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들어섰다”며 “이에 셀트리온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신속진단키트와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하고 국내 마스크 무상공급에도 최선을 다해 국민건강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제·신속진단키트 연구개발에 200억원을 투자하고 연구인력을 24시간 교대 방식으로 가동해 개발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심이 가는 것은 치료제 개발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선 제약·바이오 기업은 셀트리온을 포함해 15곳이다. 치료제 개발의 경우 대부분은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중증패혈증 치료제, 면역치료제 등 코로나19와 관련 있다고 판단되는 기존 치료제로 개발을 시작했다.

가령 이뮨메드는 인플루엔자 적응증 임상 1상을 마무리한 항바이러스 치료물질인 ‘HzVSFv13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렇게 다른 질환에 쓰이는 약물이나 효과가 부족해 실패한 약물을 다시 평가해 새로운 질환에 사용하는 방법을 ‘신약 재창출’이라고 부른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신약 제창출 방법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예가 길리어드의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다.

서정진 회장은 이보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손익을 고려하지 않은 투자와 무리한 개발 과정을 선택해서라도 최단시간 내에 신약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성 대신 사회적 책임...신약 개발 시 큰 파급 효과

국내 코로나19 환자 유래 바이러스 고해상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질병관리본부
국내 코로나19 환자 유래 바이러스 고해상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질병관리본부>

셀트리온은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국책 과제에 지원을 마치고, 회복환자 혈액을 공급받아 항체 스크리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임상 2b상을 완료한 인플루엔자 멀티항체 신약인 CT-P27과 메르스 치료용 항체인 CT-P38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동시에 추후 바이러스 변이에 대비한 멀티항체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받은 완치 환자 혈액을 바탕으로 3월 중 항체를 발굴하고 항체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 작업을 4월 말까지 마칠 계획”이라며 “이르면 6개월 안에 임상을 시작해 동물실험 단계에서부터 인체에 투여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 “코로나19 항체나 신약 후보물질을 6개월 안에 개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 과정의 70%를 차지하는 임상시험 기간이 상용화 시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에서 항체 개발 기간 단축이 의미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급성 측면에서 보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국내 기술로 치료제를 개발하면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원 신종감염병 전문가는 “셀트리온이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는 항체치료제로서 인체 내에서 특정 항원을 타깃으로 공격하는 것”이라며 “셀트리온은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보유한 만큼 역량을 갖추고 있고 일반연구 수준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11일 기준 신규 등록된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약물중재 임상시험은 총 56건이다. 이중 유형별로는 화합물의약품 임상시험 43건,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8건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임상연구의 특징 역시 기존에 허가받은 치료제 또는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재검토하는 신약 재창출이다.

전 세계가 실효성 있는 치료제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서정진 회장은 기존에 나와있는 치료제에 의존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도전한 것이다.

서정진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신약 재창출로 치료제를 개발하면 막대한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사업성·경제성을 뒤로 하고 사회적 책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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