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키운 빅히트 엔터, 몸값이 왜 ‘6조원’?
‘BTS’ 키운 빅히트 엔터, 몸값이 왜 ‘6조원’?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3.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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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평가 시 업계 평균 PER보다 2배 이상 높아...현 가치보다 미래에 배팅한 듯
방탄소년단(사진)을 제작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 6조원 설이 나오고 있다.<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시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까. 이미 시총 1조원 이상의 ‘유니콘’ 대우는 뛰어넘은 지 오래다. 최소 3조원, 많게는 6조원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3대 기획사’로 불리는 JYP·SM·YG엔터테인먼트의 몸값을 합친 것보다도 세 배나 많은 수준에 일각에선 ‘고평가’ 논란까지 일 정도다.

지난달 4일 열린 빅히트 엔터의 기업 설명회는 BTS 팬덤과 엔터업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은 기업 설명회로는 이례적으로 조회 수가 120만 뷰를 넘을 정도였다.

이날 방시혁 대표는 빅히트 엔터의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매출 5879억원, 영업이익 975억원으로 밝혔다 순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18년 영업이익 대비 순이익률(78.3%)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약 763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순이익 기준 지난해 JYP·SM·YG엔터의 증권업계 실적 예상치를 다 합친 액수와 거의 일치한다.

방시혁 대표는 지난 2월 기업설명회에서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한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현재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선정하는 등 상장은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시가총액 6조원, 고평가? 적정가?

BTS는 2019년 유튜브 뮤직비디오 최다 조회 수를
기록했다.<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의 실적은 대부분 BTS의 음반과 음원, 공연 판매와 영상콘텐츠, 지적재산권(IP), 플랫폼 사업 등에서 발생한다. 아시아권에 실적이 국한된 여타 그룹과 다르게 BTS의 팬덤은 아시아와 북미, 유럽, 남미 등으로 고루 나눠져 있다. 지난해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순위에서 BTS는 41억2000만 뷰로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베스트증권에 따르면 BTS의 투어 관객 수는 2018년 89만명에서 지난해 162만명으로 무려 83%나 증가했다. 음반 판매량도 이 기간 637만 장에서 2019년 730만 장(15%↑)까지 늘었다. 2020년 투어 관객은 약 50%, 음반 판매량은 12% 상승할 전망이다.

빅히트 엔터는 주관사 선정 단계에서부터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시가총액 3조원을 기본으로 보고 있고, 최대 5조~6조원까지 가치를 책정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책정할 때 주가순이익비율(PER)을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PER은 순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높게 산정됐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이지만 업종별로 일부 보정이 필요하다.

9일 현재 빅히트에 비견될 3대 엔터사의 시총 합은 1조7800억원(SM 6200억원, YG 4600억원, JYP 7000억원)이다. 이들 회사의 평균 PER은 YG엔터가 ‘버닝썬’ 악재를 맞은 2019년의 경우 순이익 하락의 여파로 50배까지 뛰었지만 예년의 컨센서스 기준으론 약 20~30배 수준을 유지했다.

빅히트 엔터의 시총을 3조원으로 놓고 지난해 예상 순이익인 763억원을 적용한 PER은 39.3배다. 증권가 일각에서 거론되는 6조원을 기준으로는 그 두 배인 78.6배까지 올라간다. PER을 기준으로 한 빅히트 엔터의 실적 대비 몸값이 다소 고평가됐다는 결론이 나온다.

‘미래 청사진’에 배팅한 주관사들... ‘BTS 원팀’은 리스크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년 11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서 방시혁 빅히트 엔터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다만 업계에서는 PER만 가지고 빅히트 엔터의 몸값을 평가해선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실적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빅히트 엔터의 실적은 2016년 매출액 355억원·영업이익 110억원에서 2017년 매출 924억원·영업이익 325억원으로 3배 가량 뛰었다. 2018년에는 매출 2142억원, 영업이익 6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를 약간 상회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 상승률이 1.5배 수준으로 다소 둔화했지만 매출은 무려 2.5배나 뛰었다. 빅히트 엔터가 현 수준의 실적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상장 시 6조원의 몸값이 아예 비현실적이지만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리스크 요인도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대표적으로, 세계적 전염병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투어 활동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BTS는 이미 월드 투어의 첫 무대인 서울 공연을 취소했고, 오는 4월부터 시작될 글로벌 투어도 정상적으로 열릴지 미지수다. BTS의 맞형 ‘진’을 필두로 멤버 전원이 군대에 입대해야 하는 BTS로선 한시가 아까운 시점이다.

빅히트 엔터가 사실상 ‘BTS 원팀’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2019년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선보였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빅히트 엔터와 BTS 간 계약이 2027년까지라는 점에서 방시혁 대표로선 ‘포스트 BTS’ 만들기에 전념을 다해야 할 전망이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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