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권세창·우종수 투톱, 글로벌 ‘신약 명가’ 신화 이어간다
한미약품 권세창·우종수 투톱, 글로벌 ‘신약 명가’ 신화 이어간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3.0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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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공동대표 맡아 ‘실적·투자’ 선순환 구조 확립 견인
한미약품은 권세창·우종수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3년체 유지하며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권세창(왼쪽)·우종수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3년체 유지하며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기업 중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인 자체개발 전문의약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자사 유통 데이터 기준으로 100억원을 돌파한 전문의약품(블록버스터)이 총 19개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순수 국산 의약품으로 ▲아모잘탄(780억원) ▲아모잘탄플러스(207억원) ▲로수젯(862억원) ▲에소메졸(471억원) ▲팔팔(328억원) ▲아모디핀(263억원) ▲카니틸(254억원) 등이다. 총 매출 은 4902억원에 이른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미약품은 2019년 매출 1조1136억원, 영업이익 1039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 비해 매출액은 9.6%, 영업이익은 24.3% 성장했다. 순이익은 86.8%나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대규모 기술수출 이후 처음이다.

한미약품은 2015년 사노피-아벤티스, 얀센, 베링거잉겔하임 등 글로벌 제약사에 총 6건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로 그해 매출액 1조3175억원, 영업이익 2117억원을 올리는 이른바 ‘잭팟’을 터트렸다. 그러나 2016년 기술 반환이 이뤄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이 파기된 사실을 뒤늦게 공시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종수·권세창 공동대표체제 전환 ‘승부수’

2015년 이후 상승곡선이 급격히 꺾이는 등 위기에 처하자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2017년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우종수 부사장과 권세창 부사장을 신임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7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관순 사장은 대표이사 직을 내려놓고 상근고문을 맡았다.

새로 선임된 우 사장은 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하고 권 사장은 신약개발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임 회장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그로부터 3년 후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이 287% 상승했다. 이 같은 성과는 각자 경영 부문과 R&D 부문 ‘고수’인 두 전문가가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권세창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1996년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입사해 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하고 전무와 부사장을 거친 한미약품에서만 24년 근무한 R&D 전문가다. 우종수 대표는 영남대학교 제약학을 전공하고 1990년 한미약품에 입사한 30년 경력의 인물이다. 제제연구실 팀장, 팔탄공단 공장장, 생산 본부 전무이사를 거치는 등 경영관리 부문 전문가로 꼽힌다.

투톱 체제 구축 이후 지난 3년간 한미약품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각각 26.2%, 287.7%, 110.9% 증가했다. 이러한 고른 성장 속에서도 R&D 투자를 늘려나갔다. 지난해에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고 수준인 2098억원(매출액 대비 18.8%)을 투자했다. 2018년 1929억원보다 169억원 늘어난 수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 같은 호실적은 차별화된 제품 기반의 마케팅을 통해 일군 전문의약품 매출 확대와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지속적 성장에 기인한다”며 “탄탄한 실적이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R&D 투자 모델이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총 30건의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후보물질의 임상 단계 기준으로 임상 3상 2개, 임상 2상 7개, 임상 1상 10개, 전임상 13개가 진행되고 있다. 다루는 질환도 당뇨·비만, 희귀질환, 암, 자가면역질환, 성장호르몬결핍증, 당뇨망막변증 등 다양하다. 후보물질의 빠른 상용화를 위해 사노피, 제텐텍, 테바, 스펙트럼, 아네텍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개발에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동시다발적 글로벌 임상 연구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R&D 지속 투자와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R&D 선순환 구조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혁신 신약 개발로 글로벌 R&D 선도

한미약품의 ‘혁신 신약 명가’ DNA는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정립한 ‘더 좋은 약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비전에서 비롯된다. 임성기 회장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동대문에 ‘임성기약국’을 열었다.

조그마한 약국에서 시작한 임 회장은 1973년 한미약품을 설립하고 특유의 창조적 발상과 뚝심으로 제약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현재 한미약품은 유한양행, GC녹십자 등과 함께 국내 3대 제약사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임성기 회장은 한미사이언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한미정밀화학 ▲약국 영업·마케팅 전문회사 온라인팜 ▲의약품 관리 자동화 시스템기업 제이브이엠 등 계열사와 의료기기·건강식품·IT 솔루션 전문 기업 한미 헬스케어를 보유한 한미약품그룹을 축성했다. 아울러 신약 개발을 전담하는 한미약품연구센터와 제제연구·합성의약품 생산기지인 팔탄공단, 바이오의약품·세파항생제 생산기지인 평택공단을 운영 중이다.

한미약품은 제네릭(복제약) 생산·판매에 머물던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 단계마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최초의 개량신약, 복합신약, 혁신신약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한국형 R&D를 통한 한국 제약산 업의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첫 번째 기술수출 계약은 1989년이다. 당시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와 8년 간의 오랜 특허분쟁 끝에 자체 개발한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제조기술의 우수성과 신규성을 입증했다. 특허분쟁이 한미약품에 유리하게 전개되자 로슈가 이 기술에 대한 기술이전을 제안했다. 1989년부터 6년간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한미약품의 제조방법을 로슈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국내 제약 사상 최초로 6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이 기술수출은 한미약품의 기술력과 지명도를 국내외에 알리고, 제품이 아닌 무형의 기술이 수출됨으로써 제약산업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한미약품은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전 제제와 관련 특허 3종에 대한 글로벌 판권을 당시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마이크로에멀젼 기술 수출은 한미약품의 혁신적 제제 기술과 효율적인 특허전략이 주효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 같은 성과로 축적한 한미약품의 R&D 역량은 2015년 글로벌 제약기업과 다수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제약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현재 한미약품은 국내 업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를 이어가며 의학적 언멧니즈(Unmet Needs·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R&D 투자 금액은 1조원 이상으로, 매해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 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과 R&D의 선순환 구조를 탄탄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혁신 신약 후보물질 총 30여개를 개발하고 있으며 새로운 혁신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외에도 ‘랩스커버리(LAPSCOVERY)’ ‘오라스커버리(ORASCOVERY)’ ‘펜탐바디(PENTAMBODY)’ 등 독자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글로벌 학술정보 전문 업체인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혁신 제약사 순위에서 아태지역 11위, 한국 제약사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유수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표 블록버스터 아모잘탄·로벨리토·로수젯

한미약품의 대표적인 연매출 100억원 이상 의약품. <한미약품>

고혈압치료 개량신약 ‘아모디핀’으로 국내 제약업계 개량신약 붐을 이끈 한미약품은 암로디핀과 로살탄을 복합한 ‘아모잘탄’을 2009년 출시하며 복합신약 분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아모잘탄은 매년 평균 연매출 700억원대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출시 이후 2019년까지 누적 매출은 7334억에 이른다. 아모잘탄은 세계적 제약기업인 미국 MSD와 50여개국에 수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모잘탄에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이뇨제 성분 클로르탈리돈을 결합한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에 고지혈증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더한 아모잘탄큐를 시장에 내놓으며 아모잘탄 패밀리 라인업을 구축했다. 아모잘탄 패밀리는 2019년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복합신약 중 독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아모잘탄에는 한미약품의 제제 기술이 집약돼 있다. 아모잘탄은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 45개국에서 특허를 출원·획득했다. 아모잘탄 패밀리로 SCI급 저널을 포함한 국제학술지에 등재된 임상 논문만 11개에 이른다. 한미약품은 매년 평균 1건의 아모잘탄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등재하고 국내외 주요 학회에서도 임상 연구를 활발히 발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프랑스 사노피의 한국법인 사노피-아벤티스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신약 ‘로벨리토’를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기업이 개발한 약물이 다국적사를 통해 전 세계에 수출되는 사례(아모잘탄)도, 다국적기업과 국내기업이 제품의 개발부터 발매·마케팅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사례(로벨리토)도 모두 국내 최초다.

이상지질혈증 대표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은 출시 4년만인 2019년 700억대 매출을 올리고, 이상지질혈증 복합제 시장 1위 및 원외처방의약품 중 7위를 기록했다. 특히 2018년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선 3만5000여명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데이터를 분석한 Real world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의약품 연구소. 한미약품
한미약품 의약품 연구소. <한미약품>

3년 연속 1조 클럽 굳히기 나선다

올해도 몇몇 신약 후보물질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신약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인 롤론티스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10월 중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수출 했으며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기술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한 초기 유방암 환자 643명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 결과 안전성과 약효를 확인받은 상태다.

경구용 혁신 항암신약 ‘오락솔’은 상반기 내에 미국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FDA로부터 혈관육종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전망이 밝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는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러스에서 임상 1b상의 일부가 공개됐으며 임상 대상인 자기공명영상 양자밀도 지방률 10% 이상 환자들 중 대부분에게서 30% 이상의 지방감소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임상 2상 진입은 올해 2분기로 계획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랩스글루카곤아날로그(LAPSGlucagon Analog)은 연내 임상 1b상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한미약품의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6.9% 성장한 1조1909억원으로 잡았다. 영업이익 1096억원, 당기순이익은 6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세창 대표의 임기 연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미 지난해 임기를 연장한 우종수 대표와 함께 적어도 2022년 3월까지 다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자체개발신약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19개인 100억원 매출 신약을 얼마나 더 늘릴 수 있을지 두 대표의 행보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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