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퇴사자 이연성과급 지급 거부, 법원이 '제동'
유진투자증권 퇴사자 이연성과급 지급 거부, 법원이 '제동'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1.23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측 "단순 계약만료라 지급 의무 없다" 주장...재판부 "근로기간 만료 따른 퇴직"이라며 성과급 지급 판결
유진투자증권이 퇴사자와의 이연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법적분쟁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인사이트코리아DB
유진투자증권이 퇴사자와의 이연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법적분쟁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인사이트코리아>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유진투자증권(대표이사 유창수)이 퇴사자와의 이연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법적분쟁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연성과보수 지급일 이전 자발적 퇴사자로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자발적인 것이 아닌 계약만료로 인한 퇴사로 이연성과보수 지급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 전 직원 A씨 등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이연성과급 청구 소송에서 법원은 유진투자증권이 이들 직원의 청구금액 중 일부인 3억9000여만원의 이연성과급과 이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A씨 등 세 명은 유진투자증권 재직 당시 금융투자업무를 담당하면서 지난 2018년 말 근로계약서상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A씨 등의 퇴사 직후 즉시 지급해야 할 이들의 성과보수액 중 지난 2015년부터 3년 간 발생한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 성과보수규정상 이연성과보수 지급일 이전에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사측과의 고용계약을 해지한 경우 성과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 때문이었다.  

실제로 유진투자증권의 성과보수규정에서는 이연된 성과보상의 지급일 이전에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고용계약을 해지한 경우 지급을 제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A씨 등의 고용계약서에 근로계약 기간을 명시하고 있지만 업무 형태의 특성상 형식적으로 매해 연봉계약서를 갱신하는 것일 뿐, 사실상 이들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회사와 이들 투자업무담당 직원들 사이에 계속 근로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는데, A씨 등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퇴사한 것인 만큼 ‘자발적 고용계약 해지’에 해당해 성과보수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었다.

A씨 등은 결국 유진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 사건은 지난해 정치권과 업계에서 주목한 ‘증권사·퇴직자 간 이연성과급 소송 분쟁’ 이슈와 맞물려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 법원은 이 사건 판결을 통해 A씨 등의 손을 들어주며, 유진투자증권의 주장과 달리 이들이 사측과 계속 근로할 것이라는 점에 관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 등과의 근로계약 관계가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다는 유진투자증권 측 주장은 법적으로 설득력이 없었다. A씨 등과 유진투자증권 간 고용계약서에는 근로계약 기간이 분명히 명시돼 있었다. 또 여기에는 ‘계약기간 종료 후 재계약 여부는 회사와 근로자가 협의해 결정하며, 별도 협의가 없는 경우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특히 계약기간 만료 때마다 노사가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고, A씨 등의 유진투자증권에서의 근로기간이 2년이 넘을지라도 이들은 기간제·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 근로자들이었다.

A씨 등이 유진투자증권과 계속 근로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점을 법원에서 인정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2018년 퇴사는 자발적인 것이 아닌 고용계약에서 정한 기간의 만료일 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재판부는 “A씨 등의 2018년 말 퇴사는 근로계약을 장래에 소멸시키기로 하는 해지가 아닌 근로기간 만료였다”며 “이는 A씨 등의 자발적 고용계약 해지 또는 본인 사유로 인해 고용계약이 해지된 경우가 아니므로 이연성과보수 지급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처럼 증권업계 내 회사와 퇴직자 간 이연성과급 소송 분쟁 이슈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연성과급제는 특정 연도에 낸 성과에 대한 성과급을 시기를 정해 나눠 지급하는 제도로, 증권사의 단기성과 달성에 대한 부작용을 억제한다는 취지와 다르게 임직원의 퇴사나 이직을 금지하고 이들을 회사에 묶어두는 것으로 악용돼 문제가 돼왔다.

A씨 등과 유진투자증권의 사례처럼 임직원이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를 했음에도 이를 사측에서 자발적 퇴사로 몰아가며 이연성과급 보상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급을 회피하는 경우가 다른 회사에서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연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증권사와 퇴사자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까닭에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awskhan@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