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총수의 2020년 3대 키워드는 '‘지속성장·디지털·고객’
10대그룹 총수의 2020년 3대 키워드는 '‘지속성장·디지털·고객’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1.0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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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경영환경·디지털 기술 변화 대응 한 목소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회장.각 사,뉴시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회장.<각 사,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GS·한화·신세계·CJ그룹 등 대기업 총수들은 저마다 신년사를 통해 2020년 경영 청사진을 그렸다. 10대 그룹 총수들이 제시한 키워드를 통해 올해 재계의 경영 화두를 살펴봤다.

신년사에서 주요 CEO는 공통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무역 갈등 심화 등으로 국내외 경제상황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에서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정치·경제적 긴장감이 계속되고, 무역·과학기술·금융 등 모든 영역에서 패권다툼으로 발전해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경영환경은 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사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손경식 CJ 회장 또한 “올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 여력마저 제한돼 지난해와 유사한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패권전쟁 지속과 미국 대선, 그리고 홍콩·칠레·이라크의 소요 발생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은 계속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은 경영의 키를 잡는데 큰 영향을 줬다. 주요 CEO들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체질변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전사 차원 '디지털 전환' 가속 강조

올해 CEO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강조한 단어는 ‘지속성장, 디지털, 고객’을 꼽을 수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 실현의 원년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2020년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성장과 도약의 해로 만들자”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로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삼성전자의 경영이념 아래, 선대의 전통과 자산을 계승·발전하고 창의성과 혁신성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고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제휴 협력, 일하는 방식의 혁신 등을 통해 변화의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했다. 이를 토대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부터는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실행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기술과 사업, 조직역량에 대한 혁신을 지속해 나간다면 어려운 환경과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고객에게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삼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올해 우리가 직면할 경영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하지만 점프(JUMP)를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100년 기업으로 지속성장하기 위한 성공 열쇠이자 존재 이유이고 정체성이기도 하다”며 “지난해 체계를 확립한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모든 경영활동의 준거로 삼아 실천함으로써 내재화하고 체질화해 조직문화로 정착시켜 나가야한다”고 밝혔다.

CJ그룹 손경식 회장 또한 “2020년을 ‘혁신 성장으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장기 불황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대비한다는 뜻에서다. 손경식 회장은 “국내와 글로벌 경기 악화가 지속되는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양적 성장’보다는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와 공생해야 기업도 지속가능

이와 더불어 사물인터넷·데이터·인공지능(AI)·클라우드·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들이 혁신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기업들의 사업 전개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 기업은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할 것을 주문했다.

허태수 GS 회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로 기존 사업 진화와 미래 사업 발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언제나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 부족한 역량을 확보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며 ▲디지털·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및 육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년 후 미래의 전략사업분야에서 ‘대체불가한 세계적 선도기업’으로 도약”을 비전으로 내놨다. 김 회장은 “일류한화의 '사업별 선도지위'와 '미래가치'를 확보해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전사 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적극 확보할 것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미 디지털 기술이 경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며 “올해가 그룹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라는 각오로, 각 사에 맞는 디지털 변혁을 추진해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답은 '고객'에 있다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총수들의 공감대도 커지고 있다.

올해 SK그룹은 신년사 없이 일반 시민과 고객, 구성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듣는 파격적 방식의 신년회를 열었다.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회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관계사 CEO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 회장의 별도 신년사 없이 다양한 이해관계자 인터뷰, 특별 초청한 이해관계자 대표들의 현장 발언, 신입사원을 포함한 구성원들간 대담 등으로 꾸며졌다.

파격적인 신년회를 도입한 것은 2020년 SK가 지향하는 행복과 딥 체인지를 고객, 사회와 함께 만들고 이루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사회와의 공생을 키워드로 삼았다. 신동빈 회장은 “우리 사회와 공생(共生)을 추구하는 ‘좋은 기업’이 되자”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고객과 임직원, 파트너사,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사회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 기여 방법을 찾아달라”며 “롯데가 하는 일들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믿음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을 이뤄야 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총수들은 변화의 기준과 해답은 ‘고객’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취임 3년째에 접어든 구광모 LG 회장은 올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은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이라고 밝혔다. 작년 신년사에서 구 회장은 LG만의 고객 가치는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지속적으로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런 고객 가치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결국 답은 고객의 불만에서 찾아야 한다”며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2020년은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경영이념에 모든 답이 들어있다며, 고객 입장에서 무언가 충족되지 못한 것,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을 찾아 개선하고, 혁신하는 것이 신세계그룹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영상, 대담 등 신년회 효율·간소화

2020년 신년회는 디지털 영상, 대담,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시무식을 디지털화했다. 그간 LG는 한정된 임직원 수백명이 강당 등 한 자리에 모여서 하던 시무식을 올해부터 모바일과 PC 등 디지털을 이용해 신년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현대차그룹은 모바일 실시간 생중계를 도입, 임직원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CJ그룹은 예년의 시무식 행사를 대체하는 사내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에게 손 회장의 신년사를 동시 방영했다. 좀 더 효율적이고 간소화된 방식으로 신년사를 전달함으로써 실리 중심의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예고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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