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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2-06-27 11:33 (월) 기사제보 구독신청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에 자전거는 포함될까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에 자전거는 포함될까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12.3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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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80~90년대 보험계약엔 애매한 약관 많아…법원 “약관에 대한 명시·설명의무 반드시 필요”
보험 약관상 자전거를 차량 범위에 제외하고 있다면 보험사의 피보험자(보험계약자)에 대한 명시·설명의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뉴시스
보험 약관상 자전거를 차량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면 보험사의 피보험자(보험계약자)에 대한 명시·설명의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보험약관상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에서 차량의 범주에 자전거가 포함된다는 사실은 보험사의 피보험자(보험계약자)에 대한 명시·설명의무가 주어진다. 과거 보험약관에서 해당 사실에 대해 모호한 기재가 많아 피보험자가 자전거 탑승 중 교통사고로 사망해 보험금 청구를 할 때 보험사가 “차량에 자전거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면서 법적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80년대 말 H씨는 배우자 K씨를 피보험자로 하고, 보험수익자를 자신으로 하는 보험계약을 D생명보험사와 체결했다. 당시 K씨는 동네에서 출퇴근을 했고, 자동차 운전면허도 없었던 만큼 항상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다. H씨는 보험가입 과정에서 K씨의 이런 생활 특징에 대해 D생보사에 모두 고지했다.

2016년 봄 토요일 어느 날, K씨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중 택시에 부딪히는 사고를 입었다. K씨는 곧바로 병원에 실려가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한 달 뒤 사망했다.

H씨는 과거 D생보사와 맺은 보험계약의 만기가 2018년 말로 보험금 지급 청구가 가능했다. 이에 따라 그는 ‘피보험자가 휴일에 차량탑승 중 입은 교통재해를 직접적 원인으로 사망했을 때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지급한다’는 약관에 따라 D생보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D생보사는 H씨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K씨가 자전거를 타다가 사망했는데, 자전거를 ‘차량’으로 본다는 내용이 약관상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차’의 정의 그리고 ‘차량’의 사전적 정의에서는 자전거를 차량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런데 과거에는 자전거를 차량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보험사마다 약관 내용을 달리해 반영하거나 그 내용이 애매한 경우가 있었다.

H씨와 D생보사 간 보험계약 약관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해당 약관에서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라는 부분의 ‘차량’에 대해 승용·승합자동차, 화물·특수자동차로 한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었다.

다만 약관 별지에서 ‘교통재해’에 대해 ‘운행 중인 교통기관에 탑승하고 있는 동안 피보험자가 입은 불의의 사고’라고 정의하면서, 여기서 “‘교통기관’에 자전거가 포함된다”고 기재하고 있었다.

때문에 자전거를 차량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애매하며 보험사와 피보험자(보험수익자) 사이의 의견차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결국 H씨는 K씨의 사망에 따른 보험금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D생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자전거를 차량에서 제외하고 있다면 명시·설명의무 반드시 이뤄져야”

최근 법원은 K씨가 사망 당시 탑승했던 자전거를 보험약관상 차량에 포함시킬 수 있다며 H씨가 청구한 보험금 전액을 D생보사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금융감독원은 H씨가 신청한 D생보사 간 분쟁조정신청에 관한 결론을 내렸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보험금 지급사유인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면책약관”이라며 “명시·설명의무가 부과되는 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 보험사가 그 의무를 다했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D생보사는 ‘차량탑승 중 교통재해’에서 ‘차량’에 자전거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설령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된다고 할지라도 계약 체결 당시 H씨에게 약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마친 만큼 의무를 다했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법원은 이런 D생보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에서 차의 정의 그리고 차량의 사전적 정의에 자전거를 포함하고 있는데, D생보사의 약관은 차량에 대해 승용·승합자동차, 화물·특수자동차만 포함하고 있는 만큼 이에 관한 명시·설명의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사실 차와 차량에 자전거가 포함되는지를 일반 보험계약자 누구나 동일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굳이 명시·설명의무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보험 약관에서도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되는 것이다.

이 사건 재판부는 “D생보사 보험약관이 자전거를 차량에서 제외해 그 범위를 통상의 경우보다 제한하고 있다면 이에 대한 보험사의 피보험자(보험계약자 등)에 명시·설명이 필요하다”며 “특히 약관의 별지에서는 차량에 자전거가 포함된다고 기재하고 있고 약관 내용 자체로도 자전거의 포함 여부가 모호하기 때문에 더욱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D생보사가 차량의 개념에 자전거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H씨에게 제대로 설명했는지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봤다. H씨가 보험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인 K씨가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이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고지했던 만큼 자전거를 차량에서 제외하는 지 여부는 반드시 명시·설명의무가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다른 법원에서도 H씨의 사연처럼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차량의 개념에 이륜자동차와 자전거를 제외한다는 약관 내용은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해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된다”며 “피보험자가 보험청약서 등 서류의 ‘설명을 들었다’는 부분에 체크표시를 했거나 설계사가 전반적 계약 내용을 설명했다는 것만으로 그 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면서 보험사가 유족들이 청구한 보험금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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