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 BGF 회장이 두 아들에게 중책 맡긴 까닭은?
홍석조 BGF 회장이 두 아들에게 중책 맡긴 까닭은?
  • 노철중 기자
  • 승인 2019.12.02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남 홍정국 사장·차남 홍정혁 전무에게 “젊은 감각으로 새 먹거리를 찾아라”
홍석조 BGF 회장은 최근 두 아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시키고 그룹의 새 먹거리 마련이는 중책을 맡겼다. BGF
홍석조 BGF 회장은 최근 두 아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시키고 새 먹거리 마련의 중책을 맡겼다. <BGF>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국내 편의점 업계 1위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을 주력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BGF그룹이 최근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2세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단행된 정기인사에서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38) ㈜BGF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고 차남인 홍정혁(37)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BGF는 그룹 지주회사로 홍석조 회장이 지분 53.34%를, 홍정국 사장이 10.29%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BGF리테일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됐으며 현재 8개 회사를 거느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인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2세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홍 회장이 사업 전체를 진두지휘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대교체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젊은 두 아들의 창조성과 혁신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BGF는 신선식품 유통 전문기업 ‘헬로네이처’와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기업 ‘BGF에코바이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전무가 이 두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제는 신선식품 유통이나 친환경 소재 사업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로서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홍석조 회장은 두 아들이 신선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전략으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사 출신, 세밀한 경영으로 ‘CU’ 부흥 이끌어

홍석조 회장은 고(故)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아들로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누나다. 서울대학교 법학과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검찰청 기획과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광주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냈다.

2005년 이른바 ‘삼성X파일’ 사건으로 홍 회장은 25년 공직에서 물러났다. 2007년 당시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해 사업가로 변신한다. 보광훼미리마트는 보광그룹이 일본 훼미리마트 본사와 제휴해 1990년 설립했다.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이 당시 최대주주로 보광의 지분 50%를 확보하고 있었다.

2012년 홍 회장은 일본 편의점인 훼미리마트와 결별하고 기업 이미지 쇄신에 나선다. 이때 보광훼미리마트라는 이름을 버리고 편의점 브랜드 이름을 지금의 ‘CU’로 변경하고 회사명은 BGF리테일로 바꿨다.

홍정국(왼쪽) BGF 사장과 홍정혁 BGF 전무. BGF
홍정국(왼쪽) BGF 사장과 홍정혁 BGF 전무. <BGF>

편의점 호황기에 힘입어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 매출액 5조7700억원, 영업이익 189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CU는 점포 수 1만3780개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편의점 점포 수 증가 추세가 주춤한 가운데 CU는 이미 3분기에 연간 점포 수 증가 목표치(500개)를 달성했다.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4조44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BGF리테일의 4분기 매출액을 1조4000억원대로 예측하고 있어 올해에도 5조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검사 출신답게 치밀하고 합리적이며 특히 기획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 회장은 2017년부터 해외 진출을 기획해 지난해까지 몽골에 20여개 점포를 오픈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진천 중앙물류센터 건설 등도 홍 회장의 치밀한 기획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헬로네이처는 신선식품·가공식품 등의 통신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SK플래닛의 자회사였다. 지난해 6월 BGF가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헬로네이처의 지분 50.1%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BGF는 유통사업부문에 대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온라인 푸드 커머스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이 회사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식품 유통·친환경 소재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2조8727억원으로 전년대비 24.0% 증가했으며, 그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조9414억원으로 30.5% 늘어나는 등 식품류 온라인 쇼핑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기존 종합 유통 온라인 업체들도 신선식품 분야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헬로네이처는 올해 업계 최초로 재사용 방식의 친환경 배송인 ‘더그린배송’을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시행 3개월 만에 새벽배송 주문 건수 비중의 60%를 점유했으며 이용 만족도 역시 5점 만점에 4.9점을 받을 만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존과 함께 영유아 부모들을 위한 베이비존, 키즈존과 같은 특화존을 론칭했으며 관련 상품들은 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도입 초기 대비 최대 80%까지 매출이 상승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11월 12일에는 8년 만에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했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흐름 속에 타깃 고객들에게 헬로네이처만의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전달하고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새롭게 바꿨다.

최근 리뉴얼된 헬로네이처 브랜드 이미지. BGF
최근 리뉴얼된 헬로네이처 브랜드 이미지. <BGF>

헬로네이처가 이번에 새롭게 내세운 브랜드 슬로건은 ‘오늘이 맛있는 탐험’이다. 다양한 맛과 취향에 대한 탐험을 통해 엄선한 최상의 제품들로 고객 감동을 지향하는 푸드 라이프숍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향후에는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홈페이지·상품·배송 등 모든 고객 접점에 적용하고 최적화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는 “이번 브랜드 리뉴얼은 언제나 새롭고 더 좋은 것을 찾아 산지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건강한 스토리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라며 “헬로네이처만의 건강한 철학으로 우리 사회와 환경에 올바른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BGF는 헬로네이처와 함께 그룹 신성장 동력이 될 에코·바이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BGF는 자회사로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하고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인 KBF㈜를 인수했다. BGF에코바이오는 KBF㈜의 지분 77.01%를 인수하고 홍정혁 전무가 대표이사를 맡았다.

KBF는 식물유래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를 국내 유일하게 발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친환경 관련 핵심 기술력(관련 특허 7종)을 보유하고 있다. 소량의 원료를 사용해 가격경쟁력이 높으며 매립시 퇴비화 조건에서 90% 이상 분해돼 미세플라스틱을 남기지 않아 플라스틱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BGF는 이번 인수로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관련 핵심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게 됐다.

헬로네이처 또한 업계 최초 친환경 배송 방식인 더그린배송을 통해 BGF그룹의 친환경 경영 행보를 같이 하고 있다. 더그린배송은 재사용이 가능한 배송박스와 100% 자연 성분 아이스팩을 사용한 것이다. 편의점 CU에서 연간 1억 개 이상 팔리는 파우치 음료의 빨대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 경영도 BGF에코바이오가 주도할 전망이다.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전무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홍 사장은 BGF리테일 부사장 시절 경영전략부문장과 BGF 전략부문장을 함께 맡으며 CU를 몽골에 수출하는 등 외연을 넓히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 전무는 상무 시절 BGF에코바이오 대표이사를 겸하며 KBF를 인수하는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홍 사장과 홍 전무는 BGF에서 경력이 각각 6년, 1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아직 경험은 부족하지만 이런 부분은 홍 회장이 커버해 나가면서 신사업 분야에서 두 아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