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자는 여성 아닌 남성", 러시아 법무부의 '황당' 발표
"가정폭력 피해자는 여성 아닌 남성", 러시아 법무부의 '황당' 발표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11.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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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 SNS 통해 일제히 비판...2017년 관련법 완화로 가정폭력 문제 심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 시위자가 '내 몸은 들판이 아니다'는 가정폭력 반대 포스터를 들고 있다.Sergei Konkov·TASS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 시위자가 '내 몸은 들판이 아니다'는 가정폭력 반대 포스터를 들고 있다.<Sergei Konkov·TASS>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러시아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판단이 러시아를 비롯한 인근 유럽에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현지시간 20일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 비즈니스 데일리>는 러시아 정부가 가정폭력을 심각한 문제로 보지 않고 있으며 그 규모가 과장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올해 여름 4명의 여성으로부터 제기된 4건의 러시아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 러시아 당국에 답변을 요청했다. 이들은 러시아 당국이 자국 내 학대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ECHR은 러시아가 자국 내 가정 폭력의 정도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물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법무부는 20일 관련 문서를 통해 “정부는 가정폭력이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러시아에도 존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러시아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과 심각성은 그 규모가 매우 과장됐다”고 밝혔다.

법무부 문서에 따르면 “여성이 아닌 남성이 가정폭력의 간접적 피해자이며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러시아 외교부는 “유럽인권재판소에 문제를 제기한 4명의 여성이 러시아 내 가정폭력으로 상황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이미 러시아 법에 존재하는 법적 메커니즘과 함께 러시아 정부는 가정폭력에 대한 개선 노력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 정부 입장이 발표되자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인들은 SNS를 통해 일제히 비판에 나서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정부는 살아있는 여성이 과장된 것으로 생각한다” “저런 정부의 필요성은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며 정부 발표를 비꼬았다.

비판이 고조되자 러시아 정부는 국영 매체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메르산트가 영어에서 러시아어로 반응을 옮긴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2017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정폭력 초범에 대한 처벌을 대폭 낮추는 가정폭력 처벌 완화법을 승인하면서 사실상 가정폭력이 허용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러시아의 여성 인권을 하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인 중 3분의 1이 가족이나 지인 사이에서 가정폭력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0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매년 약 1만4000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다른 친척들의 손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