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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19 17:43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영화 ‘블랙머니’, 론스타 먹튀 실체 얼마나 파헤쳤나
영화 ‘블랙머니’, 론스타 먹튀 실체 얼마나 파헤쳤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1.18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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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닷새만에 100만 관객 돌파...BIS비율 조작·헐값매도 논란 실제와 달라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정지영 감독의 신작 영화 ‘블랙머니’는 2003년 외국계 자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삼켰던 ‘론스타 사건’를 모티브로 따왔다. 헐값 논란 이후 2012년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에 팔렸음에도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5조원 규모 투자자 국가간 소송(ISD)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개봉 닷새째인 지난 주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내 거대 은행이 외국계 사모펀드에 팔렸다는 설정은 당시 상황과 일치한다. 영화 속 작명과 실제 이름도 비슷해 론스타는 ‘스타펀드’, 외환은행은 ‘대한은행’, 김앤장법무법인은 ‘CK로펌’ 등으로 불리며 실화를 떠올리게 한다. 관객은 거대 금융 비리로 의심되는 사건을 바라보며 분노하고, 또 영화 속 내용이 현실에서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을 깨달으며 답답해한다.

다만 실제 사건을 바탕에 둔 줄거리와는 다르게 세부 내용은 다소 ‘팩션(팩트와 픽션의 결합)’에 가깝다. 가장 핵심인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다른 목소리가 속속 나온 상태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은 2006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HSBC에 팔기로 하면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2003년 당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금액은 1조7000억원, 2006년 매각 시도 당시 예정가는 5조9000억원으로 3년만에 약 3조2000억원의 차익이 남는다. 투자액의 2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론스타에 정부가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에 대해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이 이사회에 보고한 자기자본(BIS)비율이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외환은행이 이사회에 보고한 BIS비율은 10%에 육박하는데 정작 금융감독원에 도착한 서류에 적힌 전망치는 6.16%로 당국 기준치(8% 이상)보다 낮았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를 근거로 외환은행을 부실 은행으로 지정해 론스타의 인수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외환은행 재매각이 추진되던 2006년 재정경제부가 한 차례 해명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외환은행 매각 가격인 주당 4250원(신·구주 가중평균)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반영된 주가(3729원)보다 13.97% 높다는 것이다.

당시 재경부는 낮은 매각가격을 조정하지 않은 데 대해 “카드채 문제, 외환카드 부실 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던 상황에서 증자 시기를 지연시키면 외환은행 부실이 심화되고 더 나쁜 조건을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외환은행의 BIS비율 6.16%는 2003년 실적치와 비교하면 부실이 과장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만 감사원이 당시 BIS비율을 8%대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금융당국과 론스타 간 꿰어맞추기를 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는 셈이다.

영화 속 '70조 자산' 주장, 실제로는 2조원 불과

‘의문의 팩스 5장에 자산가치 70조원 은행이 1조7000억원에 넘어갔다’는 시각에도 다소 비약이 있다. 70조원의 자산가치는 자본과 부채를 합한 총자산가치로, 실제 기업의 가치는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즉 자본에 국한된다. 쉽게 말해 당시 70조원 상당의 외환은행을 푼돈에 팔았다는 것은 회계학적 관점에서 논리적 비약이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 당시인 2003년 3월 연결기준 자본 총액은 2조1000억원, 총자산은 62조7000억원, 부채는 60조원을 넘는다. 쉽게 말해 영화 속 주장은 10억원의 재산과 10억원의 빚을 물려받았는데 20억원을 받았다고 하는 것과 같다. 예컨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산업은행이 인수하려다 실패한 리먼브라더스(매각가 1조7000억원)의 총자산도 700조원에 육박했다.

2003년 외환은행이 부도 위기까지 몰린 데는 ‘카드대란’이 있다. 정부가 신용거래 증가 목적에서 독려했던 신용카드가 ‘카드깡’ ‘돌려막기’ 등의 현상을 낳으며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당시 외환은행이 운영하던 외환카드의 부도 위험이 급증하며 자본 투하 필요성이 제기됐다. 외환은행이 망할 경우 피해가 도미노처럼 번질 우려가 있었던 만큼 금융당국이 외국계 자본 규제(시중은행 지분 4% 제한)를 풀고 M&A의 길을 터준 배경이다.

영화 속에서 의문의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나오는 인물들도 실제 상황과는 다르다. 금감원에 BIS비율 전망치가 담긴 팩스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외환은행 직원은 2005년 지병으로 사망했지만 영화에선 의문사한다. 해당 사건에 관여했다 사망한 것으로 나오는 금융감독원 직원도 영화 속 설정 인물로 보인다.

블랙머니는 ‘무능한 정부가 국민의 소중한 돈을 외국에 넘겨준 사건’을 재조명하고, 반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단순히 서스펜스를 위해 현실과 다른 이야기를 넣었다는 측면에서 너무 나간 것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atom@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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