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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스피드 011' 역사 속으로...한석규도 아쉬울까
추억의 '스피드 011' 역사 속으로...한석규도 아쉬울까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11.08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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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2G 서비스 종료 신청...과기부 승인시 '010'으로 바꿔야

 

SK텔레콤의 '스피드011' 광고 화면.<유튜브 캡처>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라면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스피드 011.”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 2G 서비스 종료 승인을 신청하면서 1990년대 TV광고 속 ‘스피드 011’은 추억으로 남을 전망이다. 만약 과기부가 승인할 경우에는 23년의 역사를 지닌 011번호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스피드 011’은 SK텔레콤의 2G(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브랜드로, 프리미엄 이동통신 번호의 대명사였다. ‘스피드 011’ 광고에는 당대를 주름잡던 배우 한석규 씨가 광고모델로 등장했고, 당시 국민의 절반이 011 번호를 사용할 만큼 한국 대표 휴대폰 번호였다.

2G 서비스 종료가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은 011을 비롯해 016, 017, 018, 019 등의 번호가 2G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1996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상용화된 2G는 음성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전송하는 이동통신 기술로, ‘디지털 통신’의 시작이었다. 기존의 1G(1세대 이동통신) 때는 음성통화만 가능했다면, 2G 때부터는 문자메시지와 같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졌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아날로그 이동통신이 ‘디지털 통신’으로 바뀌면서 본격적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경쟁이 시작됐다.

커다란 벽돌폰에서 누구나 휴대할 수 있는 ‘휴대폰’이라는 전자기기가 보편화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다. 다양한 디자인의 휴대폰이 등장했고, 2G 대표 휴대전화로는 모토로라 스타택, 노키아 바나나폰 등 피처폰이 큰 인기를 끌었다.

2G는 이동통신이 대중화되는 계기를 만들었던 만큼 사람들에게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지금까지 2G를 고집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대부분이 아날로그 감성과 추억을 사용 이유로 꼽는다. 누군가에게 2G는 생애 첫 휴대폰일 수도 있고, 누군가와 추억을 나눴기에 간직하고 싶을 수도 있다. 당시 가장 많이 쓰던 ‘011’ 번호 역시 그런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의 2G 서비스는 1996년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로 시작해 국가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를 이동통신시스템·단말기 전량 수입국가에서 수출강국으로 탈바꿈시켰고, 국내 ICT 업계 일자리를 대량 창출했다. 통신장비·콘텐츠·서비스 전반의 획기적 발전을 이끌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통사 중 가장 먼저 2G 서비스를 시작해 3G, LTE, 5G의 기술진화에도 23년간 꾸준히 서비스를 이어왔다.

그러나 현재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까지 상용화된 시점에서 2G 서비스 운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2G 장비 노후화·단말 생산 중단 ▲가입자 지속 감소 ▲LTE·5G 중심의 글로벌 ICT 생태계 형성 등으로 정상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SK텔레콤 2G 가입자 57만명...전체의 2%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미국 AT&T, 일본 NTT도코모·소프트뱅크, 호주 텔스트라 등 글로벌 주요 사업자들은 한정된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이미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미국 버라이즌, 일본 KDDI 등은 완성도 높은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3G 서비스 종료 계획까지 발표했다.

SK텔레콤 역시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망을 더욱 고도화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ICT 강국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2월 연내 2G 서비스 조기 종료 계획을 밝혀왔고, 최근 과기부에 2G 주파수 조기 종료 신청을 했다.

정부 역시 2G 조기 종료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9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할 때, 2G 종료를 서두르는 것이 전 국민의 편익 증진에 기여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아직까지는 사업자의 선택에 달렸으며, 사업자가 종료 신청을 할 경우에는 정부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라 기존 ‘01X’ 번호를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한다.

현재 2G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뿐이다. KT는 2012년 이통3사 중 가장 먼저 2G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과기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이용자 수는 57만4736명으로 전체 가입자수의 2%를 차지한다. LG유플러스의 2G 서비스 이용자 수는 57만5037명으로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기부가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신청을 승인할 경우 LG유플러스는 2G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된다. LG유플러스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2G 주파수가 종료되는 시점인 2021년 6월에는 LG유플러스도 서비스를 종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011’ 번호 당분간 사용하고 싶다면?

<SK텔레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에 앞서 기존 가입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월말부터 대안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2G 가입자가 3G·LTE·5G 서비스로 전환시 ▲30만원 단말 구매 지원금과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24개월간 매월 사용 요금제 70% 할인 등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서비스 전환 후에도 일정기간 동안 기존 ‘01X(011,017 등)’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정부가 운영 중인 ‘01X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현행법상 2G의 01X번호 이용자가 3G·LTE·5G서비스로 이동 시 010 번호만 사용토록 하고 01X 번호의 사용을 금지한다.

다만 2G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정부는 ‘01X’ 번호 이용자가 일정 기간 동안 기존 번호 그대로 3G, LTE,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 2021년 6월 30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의 01X번호를 향후 010번호로 변경하는 것에 동의한 경우 이용이 가능하며, 2021년 6월 30일 자동으로 010 번호로 변경된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2G 가입자에게 ▲문자메시지(MMS·SMS) ▲T월드 홈페이지·각종 앱 ▲우편·이메일 요금 안내서 ▲인터넷·TV·신문·전화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2G 서비스 종료나 LTE 전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 안내할 예정이다. 서비스 전환 지원을 받고자 하는 기존 가입자는 전국 T월드 매장, SK텔레콤 고객센터, 공식 온라인몰 ‘T월드다이렉트’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