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녹고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의 허와 실
잘 녹고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의 허와 실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10.1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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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 "힘들여 개발하더라도 단가 높아 판매 저조, 상용화 어려워"
지난해 중국 정부의 폐플라스틱 수입 중단 선언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일회용품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있다.pixabay
지난해 중국 정부의 폐플라스틱 수입 중단 선언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일회용품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pixabay>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세계 최대 플라스틱 수입국이던 중국이 지난해 플라스틱 수입 중단을 선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국내에서도 재활용 수거 대란이 일어나는 등 큰 혼란에 빠졌다. 카페에서는 보다 까다롭게 포장 고객에 한해서만 일회용 잔을 지급하며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서 종이 빨대로 교체하기도 했다.

갑작스런 재활용 수거 대란에 정부는 일회용품 규제 등 환경 규제 정책을 긴급 검토하기 시작했고 ‘프리플라스틱 챌린지’ 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도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분주한 곳은 화학업계다. 석유·화학업계가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과 비닐 등 분해가 오래 걸리는 화학용품 처리 방안과 친환경 대체 소재 찾기에 나섰다.

폐플라스틱을 재가공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법부터 자연스럽게 썩어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상용화 단계의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관련 연구와 투자를 늘리고 있다.

녹여 다시 쓸 수 있고 생분해되는 플라스틱 개발 전쟁

유럽 플라스틱·고무 협회(EUROMAP)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은 2021년부터 모든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로만 생산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부터 정부도 일회용품 규제를 내놨지만 플라스틱이 워낙 많이 쓰이는 만큼 대체 소재의 생산과 상용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기존 플라스틱은 분해까지 50년부터 수백 년이 소요된다.pixabay
기존 플라스틱은 분해까지 50년부터 수백 년이 소요된다.<pixabay>

국내 석유·화학업체 가운데 SK케미칼은 잘 썩는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식물성 원료로 만든 ‘바이오 유래 플라스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플라스틱은 소재에 따라 최소 50년부터 수백 년간 썩지 않는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수개월 안에 완전히 분해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SK케미칼은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80~100% 사용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에코플랜’의 생산을 검토 중이다. 이 소재가 상용화될 경우 각종 포장용 필름, 투명 진공성형 용기, 부직포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이 SV2 임팩트 파트너링 모델을 통해 협업 중인 소셜벤처 기업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조류 추출물과 부산물을 이용해 플라스틱 대체재 등 친환경 소재를 개발 중이다.

버려지는 해조류 소재를 원료로 재사용함으로써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사용 후 폐기 시 자연 생분해되므로 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조류 추출물로는 화장품 원료, 비닐, 바이오 에탄올, 식품 등을 만들고 추출 후 발생되는 부산물로는 종이와 부직포 등을 제조해 종이컵과 용기, 부직포, 포장용기, 골판지, 식판, 마스크팩, 기저귀 등 다방면의 제품군에 활용할 예정이다. 마린이노베이션은 개발과 함께 올해 중 상업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썩는 플라스틱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하반기 안으로 구체적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3D 프린터와 유아용 식기 소재로 사용되는 PLA(Poly Lactic Acid)컴파운드 양산에 성공했다. PLA란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100% 소재로, 매립 시 땅속에서 14주 만에 분해 가능한 친환경 소재다.

2012년에는 국내 최초로 사탕수수 등 식물로부터 추출한 바이오 에틸렌클리콜을 원료로 바이오 페트 생산에 성공했다. 바이오 페트는 기존 페트 소재보다 생산 공정 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20% 적고 투명성과 성형성이 우수한 소재로 꼽힌다.

한화케미칼도 지난 4월 연세대학교와 함께 ‘혁신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연에서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기술을 연구 중이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운영되는 이 연구소는 전분 등 식물을 원료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친환경 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단가가 비싸 개발되더라도 당장 대체품으로 상용화하기에는 경제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 화학업체 관계자는 “친환경 플라스틱은 기존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단가가 30~40% 높은 편인데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친환경 소재 제품들도 단가 문제로 판매량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아무리 혁신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져도 생산비용 절감과 소비자의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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