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1-16 11:49 (토)
미래에셋·네이버 vs 한투증권·카카오, 2030 잡기 쟁탈전
미래에셋·네이버 vs 한투증권·카카오, 2030 잡기 쟁탈전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10.11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CT플랫폼 협업으로 젊은층 고객 유인...키움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도 가세
'2030세대'가 증권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flickr.com>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2030세대'가 증권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들이 기존 투자자들에 비해 대체 투자에 능하고 새로운 기술을 더 잘 받아들인다는 점에 착안해 각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사업자와 협업하거나 참신한 '핀테크'를 선보이는 등 앞으로도 IT기술을 활용한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활동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미래에셋·네이버 vs 한투증권·카카오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나가는 쪽은 한국투자증권이다.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투자한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으로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손을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부터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이벤트로 신규 계좌 110만 좌를 확보했다.<한투증권>

두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 주식계좌를 개설하는 이벤트로 재미를 봤다. 개설축하금 2만원, 카카오톡 이모티콘 지급, 거래 수수료 평생 무료 등 공격적 마케팅을 선보였다. 덕분에 지난 9월 기준 신규 계좌 수가 110만 좌를 넘어섰다.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은 연세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카카오뱅크를 통해 들어온 110만 고객의 80% 이상이 20~30대”라고 밝혔다.

한투증권이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공한 데는 카카오톡의 파급력을 무시할 수 없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4400만명에 달하는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 효과가 검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톡의 광고판 역할을 하는 ‘톡비즈보드’의 하루 평균 매출은 2~3억원에 달할 만큼 광고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으로 확보한 고객을 ‘진성 고객’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건 해외주식 간편 투자 서비스로, 전 세계 유망 회사 주식을 적은 금액만으로도 간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젊은층이 인터넷에서 사고 싶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듯이 애플 주식을 1만원어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1만5000원어치 씩 담아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설하려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2017년 본격적인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두 회사는 서로 지분을 스왑하며 ‘동맹’ 관계를 맺어왔다. 다만 그간의 협업은 신성장펀드 조성 등 자산 투자에 집중됐다.

두 회사의 플랫폼 협업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퀵 에스크로’가 대표적으로,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미래에셋캐피탈이 결제 대금을 대출 형태로 선정산해주는 서비스다. 일정 액수의 수수료만 내면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연리를 받고 판매 대금의 80%를 결제 익일 선정산을 해주는 식인데, 지난 8월 기준 누적 대출액 300억원을 넘겼다.

나아가 네이버가 지난 여름 물적 분할한 ‘네이버파이낸셜’은 두 회사의 협업 역량을 확인할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월 거래액 1조4000억원에 월간 결제자 수 1100만명에 육박하는데, 미래에셋대우는 여기에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협업이 사실상 한투증권·카카오에 대한 ‘견제구’ 성격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대출·보험까지 가능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하는 만큼 증권업에서의 협업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핀테크 사업자 제휴 활발

NH투자증권은 지분 10%를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선보인 ‘증권계좌 동시개설’이 대표적으로, 케이뱅크 앱에서 통장을 개설하면 실명 확인 없이 NH투자증권 모바일증권 서비스 ‘나무(NAMUH)’의 계좌를 함께 개설할 수 있는 이벤트다. 2016년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 2018년 돈 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와의 제휴에 이어 올해는 핀테크 업체 두나무와 플랫폼 공유 업무협약을 맺으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환전 없이 소수점 단위로 해외주식을
살 수 있는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신한금융투자>

핀테크 차원에서의 젊은 고객 확보 전략도 눈에 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국내 업계로는 처음 환전 없이 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해외주식을 간편하게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지난 5월에는 이를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플랜yes 해외주식 적립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금투의 소수점 구매 서비스는 지난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해외 주식 소수점 구매 서비스는 적은 금액으로도 해외 주식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의 해외주식거래 20~30대 이용자 비중은 전체의 60% 이상으로 경쟁사 대비 젊은층이 높은 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간편 송금 서비스 '토스'와 함께 CMA 개설 서비스와 펀드 매매 서비스, 해외주식 투자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2030세대의 해외 주식 선호가 늘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8월 '2019 키움증권 해외주식 실전투자대회'를 진행했고, 삼성증권은 아마존 등 해외주식도 받을 수 있는 '해외주식 무료 체험전' 이벤트를 열었다.  NH투자증권도 오는 11월 30일까지 해외주식을 처음 거래하면서 3000만원 이상 거래하거나 타사에서 1000만원 이상 옮겨온 고객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플랫폼과 제휴해 가입 시 현금을 지급하는 식의 마케팅도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중고나라와 제휴해 비대면 계좌 개설 시 네이버페이 1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하나금융투자도 자사 금융 앱 하나멤버스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배달 앱 요기요 쿠폰 1만원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플랫폼에 직접 투자하거나 제휴하는 식의 마케팅 전략이 늘고 있다”며 “이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는 층이 주로 젊은 투자자들이란 점에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플랫폼과 손 잡고 참신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tom@insightkorea.co.kr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