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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바이엘, 동국제약에 '보복성' 소송 논란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 동국제약에 '보복성' 소송 논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10.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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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비스트’ 특허무효 두고 법적 갈등...바이엘, 상표권 침해 문제 들고 나와
동국제약이 바이엘사의 '가도비스트'에 대한 상표권 침해를 둘러싸고 법적 갈등을 빚고 있다. 뉴시스/동국제약
동국제약이 바이엘의 '가도비스트'에 대한 상표권 침해를 둘러싸고 법적 갈등을 빚고 있다.<뉴시스/동국제약>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독일 제약사인 바이엘(Bayer)의 ‘GADOVIST(가도비스트)’의 특허 무효심판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을 벌였던 동국제약이 이번에는 GADOVIST의 상표권 침해와 관련해 바이엘과 갈등을 빚고 있다. 바이엘이 동국제약에 ‘보복성’ 소송을 제기했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동국제약(대표이사 오흥주)과 자회사인 동국생명과학은 바이엘과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바이엘이 보유하고 있는 MRI(자기공명영상) 조영제인 ‘GADOVIST’ 출원상표에서 비롯됐다. 이는 지난 2007년 한글명인 ‘가도비스트’와 함께 국내에서 상표권 출원·등록이 완료돼 2008년부터 시판됐다. 

그런데 동국제약이 지난해 11월 이 가도비스트의 주요 성분인 ‘가도부트롤’이 함유된 ‘가도비전프리필드주사’에 대한 보험 적용에 들어가면서, 잡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동국제약은 조영제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동국생명과학을 설립했다. 또 지난해 8월 태준제약이 바이엘을 상대로 제기한 ‘가도비스트’의 고순도 칼코부트롤에 대한 특허 무효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바이엘의 상고를 각하하면서 동국제약 역시 관련 특허를 활용한 제네릭(복제약)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약도 태준제약과 같이 바이엘을 상대로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태준제약이 승소를 이어나가자 상고를 포기한 바 있다.

대법원이 태준제약의 손을 들어주면서 가도비스트의 제네릭 출시가 가능해지자, 동국제약은 ‘가도비전프리필드주사’ ‘Gadovision’ ‘가도비전’ 등의 표장을 활용해 MRI 조영제 제조에 나섰다. 동국생명과학은 해당 조영제를 공급받아 유통·판매에 들어갔다.

이에 바이엘사는 동국제약이 자사 등록상표인 ‘GADOVIST’와 유사한 표장인 ‘Gadovision’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판매함으로써 자사의 상표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지난 2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29일 이 사건 1심 법원은 동국제약의 표장이 바이엘의 등록상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없고, 때문에 상표권 침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사실 논란이 되고 있는 ‘GADOVIST’ 중 ‘GADO(가도)’ 부분은 조영제의 주성분인 ‘Gadobutrol(가도부트롤)’이나 ‘Gadolinium(가돌리늄)’에서 유래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조영제 중 상당수가 제품명의 접두사로 GADO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GADO는 국제적으로 MRI 촬영과정에서 사용되는 가돌리늄을 함유한 조영제의 약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법원은 이런 GADO에 대해 식별력이 없거나 그것이 미약할 뿐만 아니라, 공익상으로 보아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GADOVIST’의 ‘VIST(비스트)’와 동국제약의 ‘Gadovision’의 ‘vision(비전)’ 부분의 유사성도 논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은 두 단어의 글자수와 음절 그리고 발음이 다를 뿐만 아니라, vision은 시력과 시야·환상·상상 등의 의미를 갖는 반면 VIST는 특정 의미를 갖지 않아 차이가 있다고 봤다.

이에 바이엘사는 VIST가 라틴어로 경치와 풍경·전망 등의 의미를 갖는 Vista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법원은 “라틴어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수요자가 VIST에서 Vista를 쉽게 연상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GADOVIST의 수요자가 MRI 기기를 구비하고 있는 병원에 근무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수요자가 한정돼 있는 만큼, 설령 이와 표장이 유사한 상품이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이들 전문의들이 의약품의 성분·품질 등을 더욱 세밀하게 비교해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문제의 상품에 대한 수요자가 제한돼 있고 그들이 일반 소비자가 아닌 상품에 대한 정보력이 높은 전문의로서, 등록상표와 표장에 일부 공통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품을 혼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동국제약의 ‘가도비전프리필드주사’ 등의 표장에 대해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바이엘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바이엘이 가도비스트에 관한 특허무효 소송에서 패소하며 해당 특허로 약품 제조에 나선 동국제약에 상표권 침해 문제를 억지로 들고 나왔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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