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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경제침략 그후...한국은 얻고 일본은 잃었다
아베 경제침략 그후...한국은 얻고 일본은 잃었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19.09.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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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확산으로 日 제품·지역경제 타격...반도체 소재·부품 독립 가시화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이 두달을 넘어섰으나 일본산 불매운동 불길은 식지 않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 경제 죽이기에 나선지 석달 째다. 아베가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정밀타격하면서 산업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에 분노한 우리 국민의 불매운동은 일본 기업과 지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월 4일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보복조치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섰다. 지난 8월 2일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법을 개정하면서 추가 보복에 나섰다. 사실상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이다.

이는 한국경제에 타격을 주겠다는 속셈으로 지난 두 달 간 한국의 산업 뿐 아니라 개인의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아베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일본제품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산업 전반에서는 일본산 소재·부품을 대체하려는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일본산 불매운동은 범위나 기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소비재에서 두드러졌다.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이 된 품목은 맥주다. 지난 10년간 수입 맥주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일본 맥주는 불매운동이 본격화 한 지난 7월 3위로 떨어졌으며 지난달에는 13위로 추락했다. 8월 2일 아베 총리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불매운동의 열기가 더욱 뜨거워진 것이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를 행사 품목에서 본격 제외하면서 매출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브랜드별로는 인기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7월 오카자키 디케시 유니클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국의 불매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매출 급감은 현실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카드사 자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3893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332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70%나 떨어졌다. 최근 종로3가점, AK플라자 구로본점, 이마트 월계점이 문을 닫은 것도 매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불매운동 대상은 의류 등의 소비재에서 여행 등 문화적인 측면까지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 여행을 거부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항공편 취소율이 늘어나고, 예약률은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 역시 일본노선 운항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연휴 일본을 다녀온 여행객 수는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5일 닷새간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떠난 여행객 수는 하루 평균 1만2140명으로 지난해 추석연휴 기간(1만9929명)보다 39.1% 감소했다. 짧은 연휴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자료=주요 카드사 통계,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시스템, 인천국제공항공사, 그래픽=이민자>

불화수소 등 국산화 성과 가시화... “전화위복 기회될 것”

아베의 경제침략이 국내 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다행히 아직까지는 수출규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는 발표된 바 없다. 아베의 경제침략이 금수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두 달 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일본에 의존하던 소재·부품·장비들의 국산화 열기가 뜨거웠다. 특히 수출규제 3개 품목을 중심으로 속도가 붙고 있으며, 그 중 하나인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최근 성과가 나오고 있다.

아베의 경제침략 주요 타깃이 됐던 삼성전자의 경우 의연한 대처로 국내 대표기업 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적극적인 현장행보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투자의 중요성을 독려하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최근에는 일부 반도체 생산 공정에 일본산을  대체한 불화수소를 적용해 양산에 나섰다.

SK하이닉스 역시 국산 불화수소를 공정에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에 힘을 쏟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용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를 생산 라인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추가 품목에 대해 자의적으로 금수조치를 취할 수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온도차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대책에 대해 조사한 결과, 대기업 중 73%는 수출규제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했거나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26%만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나타나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아베의 경제침략이 전 산업에 걸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재 한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부품·소재·장비에 있어서는 해외 의존도가 높아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과정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중소기업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는 만큼 기술 독립을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모든 기술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심각하고 중요한 분야에서는 키를 갖춰야 한다”며 “시기가 늦춰지고 비용이 늘어나는 부분은 있지만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서 지속적인 힘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겪어야 할 일이며, 아베의 경제침략은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다각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