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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 '상장 폐지' 공포 확산...개미들은 어떡하나
무더기 '상장 폐지' 공포 확산...개미들은 어떡하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9.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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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실질심사 대상 전년比 2배 늘어...임직원 횡령·배임 가장 많아
상장 실질심사 대상 회사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올해 들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코스닥·코스피 상장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하반기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보다 실질심사 대상 기업이 두 배 남짓 늘었는데, 금융투자업계에선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상장 폐지 사유에 포함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았거나 앞둔 기업은 총 14곳이다.

세부 내역을 보면 임직원 횡령·배임으로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곳이 8곳으로 가장 많았다. 임직원 2명이 4000억원대 업무상 횡령을 저지른 내용을 뒤늦게 공시한 세원정공을 비롯해 세원물산·녹원씨엔아이·세화아이엠씨·이매진아시아·신한·에프티이앤이(상장폐지 확정)·코드네이처 등이 같은 이유로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의 신뢰를 크게 뒤흔든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뒤 최종 단계인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시노펙스·스튜디오썸머·CSA코스믹(회계처리 위반)·엘엔케이바이오(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에스아이리소스(영업 정지)·레드로버(불성실 공시) 등도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밖에도 형식적 상장 폐지 사유가 해소된 곳까지 포함하면 올들어 적격성 심사 대상에 오른 곳은 총 30곳에 달한다. 이는 17곳에 불과했던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무더기 거래정지' 사태 재현될까

2019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업.<자료=한국거래소>

공시 위반에 따른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바뀐 상장규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지난해 4월 불성실공시법인 누적 벌점이 1년 내 15점 이상인 코스닥 상장사에 대해 즉시 상장 실질심사 대상에 올릴 수 있도록 상장규정을 개정했다.

이전엔 2년 간 30점을 받아야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됐던 게 1년 간 15점만 받아도 대상이 된 것이다. 지와이커머스·해덕파워웨이·KJ프리텍·비츠로시스·이엘케이·바이오빌 등이 바뀐 규정으로 인해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최근들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기업이 부쩍 늘어나는 데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고의’로 회계처리를 위반하는 경우에만 실질심사 대상에 넣는 코스피와달리 코스닥은 ‘중과실’에도 심사 대상에 넣고 있어 이를 완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에도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에 대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기존에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에 재감사를 요구했던 것을 차기년도 감사의견으로 미루고, 상폐 사유 해소 개선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개정된 외부감사법 시행으로 감사인의 회계감사가 보다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기업에 추가적인 자구 기회를 부여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제도 개선 취지를 설명했다.

거래소도 지난 5월 공시제도 건전화를 위한 개선안을 발표해 신규 상장법인, 중소기업 등 공시 역량이 부족한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공시대리인 제도, 공시역량 강화를 위한 방문 컨설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상장사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이를 막기 위한 근본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말 무려 12개 상장사가 무더기로 거래정지 '폭탄'을 맞으며 소액투자자들을 패닉에 빠지게 했는데, 올해도 이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에 따라 한계기업이 늘고 상장 규정도 바뀌면서 불성실 공시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기업들이 공시대리인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독려하고 투자자에게 정확한 공시를 하도록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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