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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 해석 둘러싼, 후유장해보험금 지급 논란
‘장해’ 해석 둘러싼, 후유장해보험금 지급 논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9.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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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피보험자 지속적 치료 필요한 상태라면, 명백한 장해로 보험금 지급해야”
중증 상해를 입은 피보험자의 현재 기대수명과 나이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을지라도, 피보험자 지속적 치료 필요한 상태라면 명백한 장해로 후유장해보험금 지급 대상이다. 뉴시스
중증 상해를 입은 피보험자의 기대수명과 나이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을지라도, 지속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명백한 장해로 후유장해보험금 지급 대상이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중증 상해를 입은 피보험자의 기대수명과 나이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을 경우 보험사들은 이를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일시적 상태’, 즉 보험약관상 장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후유장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하지만 피보험자의 나이가 어리고 상해 또는 질병의 정도가 심하다면 기대수명은 장해 판단의 근거에서 제외할 수 있고, 지속적 치료를 필요로 한다면 일시적 장해 상태에 해당하지 않아 후유장해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

지난 2016년 말 L씨는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은 아들 L군을 위해 H손해보험과 보험계약을 맺었다. 당시 L씨는 보험계약상 피보험자를 L군으로, 보험수익자는 본인으로 지정했다. 이 보험상품은 기본계약으로 피보험자가 상해로 3~80% 미만 후유장해 시 가입금액(2억원)에 후유장해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상해후유장해 특약을 담고 있었다.

또 피보험자가 상해로 20~80% 미만 후유장해 시 가입금액(3억원)에 후유장해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지급하는 상해후유장해 담보 역시 특약에 포함돼 있었다. 피보험자가 상해로 장해지급률이 80% 이상에 해당하는 장해 상태가 된 경우, 각각의 가입금액(2억·3억원)을 지급하는 고도후유장해보험금 특약도 있었다.

보험계약 1년이 지난 2017년 말, L군은 소파에 엎드린 채 잠을 자다가 질식한 상태로 발견돼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이 발생했다. 반년 동안 치료 끝에 의료진은 L군에 대해 ‘저산소성 뇌병변으로 인한 사지마비’ ‘지속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자발호흡 불가(기계호흡 중)’ ‘일상생활·동작에 심각한 제한’ 등의 진단을 내렸다.

이 병원의 후유장해 진단에 의하면, 통합 약관에서의 일상생활 기본동작 제한 장애평가표에 따라 L군에 대한 장해지급률은 100%에 달했다. 얼마 뒤 L군은 뇌병변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L씨는 H손보사에 L군의 사고에 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병원 진단 내용에 따른다면, L군의 경우 장해지급률이 100%에 달하는 만큼 상해후유장해와 상해후유장해 담보 두 가지 특약의 가입금액을 합한 총 5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H손보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H손보사는 L군에 대해 장해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H손보사는 L군이 장해진단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장해진단을 받은 경우’라고 주장했다.

보험약관에서 규정하는 장해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해 치유된 후 신체에 남아있는 영구적 정신 또는 신체의 훼손상태를 의미한다. H손보사의 주장대로 질병 또는 부상에 대한 치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장해에 포함하지 않는다. 당연히 이 일시적 경과상태는 후유장해 보험금 지급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특히 H손보사는 L군이 자발적 호흡이 불가능하고 호흡기에 의존해 연명치료를 받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치료의 종결’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만약 호흡기를 제거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갑자기 사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군의 진단 당시 상태를 ‘더 이상의 악화가 없는 고착된 후유장해 상태’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H손보사는 L군이 약관에서 정한 후유장해 상태로 있다고 볼 수 없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L씨는 H손보사의 주장에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H손보사를 상대로 법원에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산소호흡기 연명치료, ‘치료의 종결’로 볼 수도

최근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H손보사는 L씨에게 청구 보험금 5억원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실 L군에게 후유장해진단서가 발급될 당시 의료진이 판단한 그의 기대수명은 8~16세에 불과했다. H손보사는 이를 토대로 L군에 대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일시적 장해상태’라고 주장한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지정한 감정의 소견에 따르면, L군이 아직 나이가 많이 어리고 뇌손상이 매우 심해 당시 상태가 고정돼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때문에 해당 기대수명을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향후 5년 간 지속적 재활치료와 정기적 통원치료 등이 필요하며 이후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법원은 “감정의가 L군의 기대수명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고, L군이 재판이 이뤄지는 현재도 생존해 있어 그가 단기간 내에 사망할 것임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며 H손보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법원은 L군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호흡을 하고 있어 치료가 종결된 상태로 볼 수 없다는 H손보사의 주장 역시 설득력이 없다고 봤다.

L군에 대해 최초 진단을 내린 의료진과 감정의 모두 그가 보이고 있던 증상인 호흡부전과 사지마비·의식장애 등은 후유증으로 남은 것으로 이는 영구적이며 100% 장해율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보험약관 상 ‘치유된 후’라는 개념은 ‘상해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거나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판단했을 때 L씨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한다는 것은 치료가 종결됐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었다. 
 
kawskhan@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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