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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인보사 안전' 100% 장담, 모순적 해명 논란만 키웠다
코오롱 '인보사 안전' 100% 장담, 모순적 해명 논란만 키웠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9.08.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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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세포' 완전 사멸 주장 근거 희박..."코오롱은 애초 신장세포 존재도 몰랐다"
'인보사 성분 변경 사태'의 핵심 성분이자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가 방사선 처리에도 사멸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되면서 인보사의 안전성 논란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인보사 성분 변경 사태'의 핵심 성분이자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가 방사선 처리에도 사멸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인보사의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가 사용된 것이 뒤늦게 확인돼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시판 허가 취소 판정을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안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코오롱과 식약처의 법정 공방에서 인보사 안전성에 대한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신장세포의 사멸 여부’로, 그간 코오롱이 주장해온 ‘약품의 성분은 바뀌었지만, 안전성은 완벽하다’는 해명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법정에서 “신장세포가 사용된 인보사 2액에 방사선을 처리한 이후에도 신장세포가 모두 사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보사 사태 발생 이후 “방사선 처리를 했기 때문에 신장세포가 모두 사멸돼 종양유발 가능성은 없다”며 인보사의 안전성을 줄곧 장담해 온 코오롱의 주장과 완전 배치되는 것이다.

당시 식약처는 “코오롱이 인보사를 제조하며 조사한 방사선보다 더 강한 방사선 처리를 했음에도 신장세포가 완전히 사멸되지 않은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했고, 이에 코오롱은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을 주장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가 입장을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하면서 해당 논란에 대한 공방은 중단됐고, 검찰은 공식 자료를 배포하기 전까진 조사와 관련된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초’의 수식어를 달았던 ‘인보사’가 ‘가짜 약’으로 추락하게 된 배경은, 인보사 주성분 중 핵심인 2액의 세포가 허가받지 않은 엉뚱한 세포로 바뀌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부터다.

인보사는 ▲1액 정상연골세포(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해 인위적 조작을 하지 않은 연골세포) ▲2액 형질전환연골세포(세포조직을 빨리 증식하게 하는 인자를 연골세포에 도입해 유전자를 조작한 세포)를 각각 3대 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한다.

코오롱은 개발 초기부터 2액의 성분은 “유전자가 도입돼 형질이 변형된 ‘연골세포’”라고 주장했으나, 지난 3월 경 해당 세포는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GP2-293세포‧배아에서 얻은 신장세포)’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GP2-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계 연구 결과가 발견되고, 해당 세포가 체내에 투입됐을 때 어떤 상황이 일어날 지 가늠할 수 있는 임상시험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밝혀지면서 인보사를 투약한 3700여명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투약 환자들은 현재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인보사의 품목·시판 허가를 취소한 식약처는 투약 환자들의 종양유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9월부터 장기추적 관찰을 시작할 계획이다.

'발암세포'에 방사선 조사하면 '안전세포' 될까

이번 식약처-코오롱 법정공방에서 나온 검찰의 자료 확보건이 불거지기 전부터 의료계 내부에선 인보사 안전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코오롱은 ‘형질전환연골세포’로 알고 있던 핵심 성분이 표기 오류로 인해 실제로는 ‘신장세포(GP2-293세포)’였고, 의도치 않게 인보사에 신장세포가 섞여 들어가긴 했지만 방사선 처리를 거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세포가 사멸돼 종양유발 가능성은 없다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방사선을 조사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코오롱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방사선 처리는 약품 제조과정에서의 후처치이자 추가 작업의 성격일 뿐이지, 문제가 되는 GP2-293세포 본질에 대한 안전성을 장담하긴 힘들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GP2-293세포는 인간의 몸에 있는 세포가 아닌 배아세포(유산된 태아의 세포)로 만든 일종의 ‘파이프라인’이다. 293세포는 증식력이 좋은 배아세포를 조작해 배양한 세포로 증식에 특화된 성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때문에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작업 등에 주로 사용돼 왔으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293세포를 소위 ‘발암 세포’로 인식해 인체 주입을 금지하고 있다. 임상시험이 여태껏 존재하지 않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293세포를 판매하는 미국 회사의 가이드 라인에서도 ‘293세포는 원칙적으로 외부 바이러스 증식에 사용해야 하고 사람 치료약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때문에 ‘방사선 조사’라는 비교적 단순한 처리과정을 통해 293세포의 안전성이 ‘완전 보장’ 된다면, 의료 선진국인 미국·유럽 등에서 왜 인체 주입을 금지했겠느냐는 반문이 제기된다. 투약 환자마다 그 특성이 다르고, 온도나 습도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방사선을 조사했다고 신장세포가 사멸돼 무조건 안전하다고 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293세포' 존재도 몰랐던 코오롱이 안전성 100% 장담은 궤변" 

코오롱이 인보사에 방사선을 조사하기로 한 배경 자체에 본질적 모순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코오롱은 ‘인보사 성분 변경’ 논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인보사에 방사선을 조사했고, 이는 293세포에 대한 안전성 보장 차원이 아니라 그들이 개발 초기부터 주장해 온 인보사의 핵심물질인 ‘형질전환연골세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였다.

인보사 2액의 형질전환연골세포가 환자 본인의 연골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환자 체내에 주입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코오롱이 선택한 방법이 '방사선 조사'다. 

결국 인보사 내 293세포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코오롱이 해당 세포의 안전성을 어떠한 근거로 장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의료계에서 우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정형준(재활의학과 전문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세포의 성격이 중요한 것이지, 방사선을 조사했다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할 순 없다”며 “형질전환연골세포의 안전성을 위해 방사선을 조사해놓고, 이제 와서 그 땐 있는지도 몰랐던 293세포도 사멸했으니 안전하다고 말하는 코오롱의 주장은 완전 궤변”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