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9-17 07:13 (화)
분양가상한제 여파 전셋값 '들썩'...'로또 당첨'까지 전세로 버티기?
분양가상한제 여파 전셋값 '들썩'...'로또 당첨'까지 전세로 버티기?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7.25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 2명 중 1명 청약통장 보유..."집값 낮아질 것" 기대심리 작용
지난 5월 청약인파가 몰린 세종특별자치시 '자이e편한세상' 견본주택 모습.뉴시스
지난 5월 청약인파가 몰린 세종특별자치시 '자이e편한세상' 견본주택 모습.<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올 상반기까지 안정세를 그렸던 서울의 전셋값이 요동치고 있다. 상반기 서울 주택 거래량은 4만여 건으로 56% 줄었으나 전월세 등 임대거래는 32만 건으로 5.7% 늘어났다.

전세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전세대출금은 올해 벌써 10조원 가까이 늘었고 누적 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25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월 3주차 보합으로 돌아선 뒤, 이달부터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안정적이던 서울 전세값...꿈틀대는 이유는?

전문가들은 약세였던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이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달 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를 하면서 ‘청약에 대비해 전세로 버티자’는 소비자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청약당첨은 그야말로 ‘로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주택시장 분양가를 억제시켜 저렴하게 공급하면 일반분양 당첨자들의 경우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새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무주택자로 청약가점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조금 더 무주택으로 살다가 핵심입지 청약을 넣어 새 집을 분양받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해 1주택자가 되는 순간 1순위에서 탈락한다. 1주택 1순위가 되려고 해도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쌓아온 가점은 모두 사라진다.

특히 하반기에는 ‘둔촌주공’ ‘개포주공1단지’ ‘개포주공4단지’ 등 강남의 핵심 지역 청약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가점 높은 무주택자는 굳이 지금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 계약을 연장하면서 노른자 청약을 노리는 것이 낫다는 계산이다.

높아지는 청약열기...국민 2명 중 1명 청약통장 보유

지난 19일 ‘e편한세상 백련산’은 69가구 모집에 2253건이 접수되며 평균 32.65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차 마감했다.

올 하반기 첫 분양인 ‘서초그랑자이’는 174가구 모집에 총 7418명이 신청하며 평균 42.63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주택형별 당첨가점 커트라인은 59㎡C가 58점으로 제일 낮고, 100㎡A와 119㎡가 75점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데다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수요가 많아 웬만한 가점으로는 당첨이 쉽지 않다. 분양가 규제 강화로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을 검토하면서 선분양 단지인 이들 아파트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로또 아파트 당첨을 노린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가 1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도 2500만명에 육박한다.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1순위 가입자는 1201만649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인 4월 1194만2323명에서 한 달 새 7만4167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지난 6월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497만9730명으로 국민 2명 중 1명꼴로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는 올 하반기부터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란 기대심리로 청약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 중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따라 하반기 전세계약 갱신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다수다. 기존 대비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결국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 아파트의 매력이 커져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조차도 굳이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를 더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주장도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은 “전세가격은 오는 연말까지 예정된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자연스럽게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며 “신축 아파트 매매가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계속되는 한 금전적 여력이 있는 이들이 뛰어들기 힘들어 계속해서 오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