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어어 조현식 부회장·조현범 사장 '두 바퀴 경영'
한국타어어 조현식 부회장·조현범 사장 '두 바퀴 경영'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5.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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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타이어’ 떼고 ‘기술’ 전면에…“새로운 길 개척”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조현식 부회장(왼쪽)과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조현범 사장.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조현식 부회장(왼쪽)과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조현범 사장.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지난 3월 27일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 드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각각 ‘한국타이어 앤테크놀로지’,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변경키로 했다.

두 회사의 상호 변경은 78주년 창립기념일인 오는 5월 8일부터 시행된다. 한국타이어는 1999년 ‘한국타이어제조’에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이름을 바꾼 지 20년 만에 상호를 변경하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주력 사업을 기존 타이어에서 테크놀로지, 즉 첨단 기술을 다루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오너 조양래 회장이 지난해 말 경 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시작된 장남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의 형제경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1941년 일본 타이어업체 브리지스톤이 한국에 설립한 조선다이야공업으로 시작했다. 1951년 한국다이야제조로 이름을 바꿨고 1967년 효성그룹 창업주 조홍제 선대회장에 의해 효성에 편입된 뒤 이듬해 한국타이어제조로 다시 이름을 고쳤다.

국내 1위 넘어 12년 연속 세계 7위 ‘질주’

1960~70년대 경인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가 개 통되면서 본격적인 자동차 시대가 개막됐다. 이 시 기 한국타이어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승용차용 타이어와 겨울용 타이어, 튜브리스 타이어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승용차용 래디얼 타이어를 내놓으며 안정적인 생산기반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동과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의 첫 발을 내디딘 것도 이 때다.

1979년 미국·유럽 시장 진출 목적으로 래디얼 타이어 전문 생산시설인 대전공장을 설립했는데, 당시 대전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단일 타이어 생산시설로는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규모다. 이후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차남인 조양래 회장이 1985년부터 한국타이어를 독자 경영에 나섰다.

1990년대 들어서부터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기술력 강화를 위해 인프라 투자에 박차를 가했다. 1991년 폭스바겐 신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기술력과 우수한 품질이 요구되는 신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첫 해외 진출이라는 값진 성과를 내기도 했다. 기술력·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함 께 지역별 특성에 맞춰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독일·중국 등 해외 지역에 기술센터를 설립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신흥 시장의 급격한 자동차 대중화로 타이어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헝가리 타이어 생산시설 등 유럽 내 물류센터 가동을 시작으로 글로벌 생산과 유통망을 확장시켰다. 2004년 무렵부터는 브랜드 체계를 정립하고 대중에게 본격적인 브랜드 어필에 나섰다. ‘Driving Emotion’을 브랜드 슬로건으로 채택해 이동(Mobility)을 넘어 최상의 Driving Emotion을 경험하게 하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을 표방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와 해외 모터쇼, 스포츠 스폰서십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국타이어는 독일 아우디 등 유럽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들과 오토모티브 파트너십을 확보했으며, 2007년 세계 7위의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부상하며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012년엔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 회사(한국타이어)로 인적분할 해 이듬해 11월 지주 회사 전환을 마쳤다. 2013년부터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3대 명차의 신차출고용 타이어(OE)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몇년 간 한국타이어 매출 영업이익.자료=한국타이어
최근 몇년 간 한국타이어 매출 영업이익.<자료=한국타이어>

대한타이어공업협회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0~40%로, 매출 기준 국내 1위이며 세계 7위 규모다. 올해 1월 미국 타이어 전문지 ‘모던 타이어 딜러’가 실시한 타이어 기업의 2018년 매출 실적 조사에서 한국타이어는 매출액 기준 전 세계 7위를 차지하며 지난 2006년부터 12년 연속 세계 7위 자리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최초 해외법인 설립과 최초 수출의 기록과 세계 30여개국에 지사와 현지법인으로 뻗어나가 세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로 글로벌 기업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경쟁력은 곧 기술력이라는 말처럼 한국타이어의 경쟁력은 세계 정상급 기술력에 있다. 최첨단 설비를 갖춘 전 세계 5개 연구소(한국·미국·독일·중국·일 본)에서는 지역별 기후와 도로 특성에 맞는 국가별 최적화된 맞춤형 차세대 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타이어의 거침없는 고속질주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투자로 이루어낸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으며 프리미엄 OE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조현식 부회장·조현범 사장 “부친과 다른 길로”

조양래 회장 장남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은 1997년 한국타이어 경영혁신팀 부장으로 입사해 2001년 상무보, 2010년 한국타이어 사장에 올랐다. 조 회장의 차남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02년 광고홍보팀 상무보, 2012년 한국타이어 경기획본부 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타이어의 지분은 지주사 한국타이월드와이드 30.2%를 비롯해 조 회장 5.67%, 조 부회장 2.07%, 조 사장 0.65%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 회장이 23.6%,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각각 19.3%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동일 지분을 두고 조 회장의 두 아들이 사업을 승계할 때 적정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주력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중 타이어 제품매출이 95% 수준으로, 타이어 상품 외 수입원은 거의 전무 한 상황이다. 사명에 타이어를 줄곧 넣어온 것도 이런 정체성에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이름에서 ‘타이어’라는 단어가 빠진 것은 회사 전신인 조선다이야 공업이 설립된 1941년 이후 78년 만이다. 이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비타이어 사업 비중을 높이겠다는 형제의 의지로 해석된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 모두 타이어 한 우물만 팠던 아버지 조 회장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타이어 측은 미래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미로 사명에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넣기로 했다 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초 주총에서 ‘타이어 렌탈업’ 신규 진출을 위해 정관에 목적사업을 추가하는 안건도 가결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사명 변경과 사업 영역확대는 조현범 사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 사장이 타이어 외 신사업 발굴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 기업 변화의 의지를 나타내고자 했다는 것이다. 조현범 사장의 입장에서는 12년 째 세계 7위를 유지하는 데서 벗어나 글로벌 톱 타이어 기업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과 함께 지주사의 역할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그는 지주사의 수익성 마련이 시급한 당면 과제라고 내부 회의석상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경영에 본격 나서면서 한국 타이어 내 사업 다각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타이어의 움직임에 비춰봤을 때 종합 자동차 부품회사로 키워가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수입차 정비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트럭버스용 타이어 렌탈 서비스사업을 준비 중이다. 한국타이어가 자동차 공조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한온시스템의 2대주주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1월 1일 조직개편을 단행해 카라이프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맞물려 타이어 시장도 침체되면서 타이어 한 우물만 파서는 기업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조현식 부 회장이 여러 차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만큼 사업 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금자산도 풍부해 향후 새로운 사업 관련 매물을 인수하는 데에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지난 1월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올해 가용할 수 있는 현금자산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조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타이어와 무관한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3년 한국타이어 기업설명회에서 지주회사로 전환을 발표하고 신규사업 계획을 내놓으며 “기존 타이어사업 외에 신규 사업에 나설 수 있다”며 “적당한 매물이 있다 면 인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범 사장이 한국타이어를 이끌고 있지만 회사경영과 관련된 발언이나 신년사는 조현식 부회장이 맡아 왔다는 점에서 두 형제의 의중이 실린 발언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사명 변경으로 브랜드 교체 시작부터 소송으로 얼룩이 질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한국테크놀로지’는 한국타이어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3월 발표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변경 사명에 대해 상표권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ooood0903@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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