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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박삼구-박찬구 형제 갈등과 엇갈린 운명
금호家 박삼구-박찬구 형제 갈등과 엇갈린 운명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4.1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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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대우건설 인수 때부터 틀어지기 시작...아시아나 매물 나오며 박찬구 회장 행보 관심
(왼쪽부터)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뉴시스
 박삼구(왼쪽)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지난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의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금호산업(33.47%)에 이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11.98%)이기 때문에 그의 역할론이 대두되며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 까닭이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자 박찬구 회장은 17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설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박 회장은 “인수를 검토하지도, 계획하고 있지도 않다”며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를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식 입장 발표 하루 전인 16일 한 언론사가 박 회장과의 인터뷰에서 금호석화는 아시아나 항공 인수 후보자들의 요청이 있을 시 전략적 차원에서 손잡을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 대해 금호석화 측은 “박 회장과의 공식 인터뷰가 아니었으며 의사 전달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확대 해석”이라고 밝혔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추가 매입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추가 지분 매입 계획은 없으나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삼구-박찬구 형제 갈등의 시작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형제이지만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 '남보다 못한 형제'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아버지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의 유언으로 형제경영을 해왔으나 지난 2006년 대우건설 인수를 시작으로 형제 경영은 급속도로 삐걱대기 시작했다.

2006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건설업을 주력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로 당시 건설사 종합시공능력 평가 1위였던 대우건설의 주식 72.1%를 6조4255억원에 인수했다.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2조90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했고, 나머지 3조5000억원은 연기금과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박찬구 당시 화학부문 회장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박삼구 회장과 갈등을 커지며 ‘형제의 난’이 벌지는 계기가 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빚을 내며 인수했던 대우건설의 주가가 폭락하자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 엄청난 채무 부담을 가중시켰다. 채무불이행에 따른 부도 위기에서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에 돌입했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산업 주식을 팔고 금호석화 지분을 매입해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금호석유화학까지 유동성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호석화는 2011년부터 실질적인 분리 경영을 해오다 2015년 말 대법원의 계열분리 판결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는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형제 갈등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박삼구 회장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형제 경영을 해오던 룰을 따르지 않았다. 아버지 박인천 초대 회장 이후 장남인 박성용 전 회장이 2대 회장을 맡았고 이어 2남인 박정구 회장,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그러나 박삼구 회장은 4남인 동생 박찬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으면서 형제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당시 박삼구 회장이 무리하게 인수했던 대우건설은 재무적 투자자들이 시가의 배 이상 가격으로 옵션을 행사하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 결국 한국산업은행이 재인수했으며 대한통운 역시 CJ그룹에 팔렸다.

박찬구 회장 의중은 무엇?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면서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형제가 부딪힌 이유가 박삼구 전 회장의 무리한 기업 인수였다는 점을 들어 박찬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반면 안정적인 경영 실적으로 자금 여력이 충분한 금호석화가 일정부분 매각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석화가 이번 기회에 몸값이 올라간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매각하고 '실탄'을 확보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2010년 금호그룹 계열분리 이후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며, 금호석화가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은 시너지 창출 측면과 재무적인 측면에서 제한적이라 본다”며 “금호석화가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이상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가치 상승은 부각될 가능성이 높고 금호석화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금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추가 개선 및 투자·배당 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2008년 당시 재계 서열 7위였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금호산업 등 주요 계열사만 남아 자산 5조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dooood0903@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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