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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중견건설사들은 왜 방송사를 탐내는가
[이슈분석] 중견건설사들은 왜 방송사를 탐내는가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4.1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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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SG·삼라·두진 등 지역민방 소유...언론이 모기업 '도우미' 전락 우려
민영방송법에 의해 1990년 11월 14일 서울방송으로 설립한 SBS는 개국 당시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으로 쓰던 건물을 개조해 목동 사옥으로 이전하기 전인 2004년까지 사용했다.SBS
민영방송법에 의해 1990년 11월 14일 서울방송으로 설립한 SBS는 개국 당시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옥으로 쓰던 건물을 개조해 목동 사옥으로 이전하기 전인 2004년까지 사용했다.<SBS>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SBS노조가 대주주인 태영건설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가운데 계열사로 방송국을 거느리고 있는 굵직한 국내 중견건설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SBS지부는 SBS 지주사인 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태영건설 이재규 부회장 일가가 SBS를 이용해 일감 몰아주기사익 편취로 200억원대 부당이득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거래법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며 총수 일가와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지난 11일에는 태영건설 전무의 자녀가 SBS 계열사에 부정 특혜 취업을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주 사업은 홍보하고, 주주 사업 거스르면 '비판보도' 쏟아내고

SBS와 태영건설 외에도 여러 중견건설사들이 지역방송국 최대주주로 있다.

대표적으로 호반건설은 kbc광주방송, SM그룹 계열사인 삼라는 ubc울산방송, 두진건설은 cjb청주방송, SG건설은 강원민방G1 등을 소유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SBS 외에도 강원민방G1과 KNN부산경남방송의 지분은 보유하고 있다.

건설사의 지역방송국 지분 보유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민자
건설사의 지역방송국 지분 보유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민자>

 현행 방송법에는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지상파 방송사 주식이나 지분을 10%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만약 10조원을 넘게 되면 지분의 20%를 처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주를 기반으로 한 호반건설의 경우 광주전남 민방인 kbc광주방송 지분 16.6%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계열사인 호반베르디움이 13%를 보유하면서 kbc광주방송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1년 광주방송을 인수했다. 2015년 광주시 서구 광천동에 48층 규모의 광주방송 신사옥 건립허가 문제로 광주시와의 마찰을 빚자 뉴스 때마다 광주시를 비난하는 보도를 쏟아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건축심의과정에서 유보했던 광주시가 결국 '항복'하면서 건축 승인을 받아냈고 광주방송은 신사옥이 포함된 48층짜리 주상복합건물로 오는 6월 이전을 앞두고 있다.

강원도 원주를 거점으로 하는 SG건설도 계열사인 강원민방G1을 통해 아파트 분양을 무리하게 홍보하다 제재를 당했다. 지난해 강원민방G1은 SG건설의 아파트 분양 소식을 과도하게 홍보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SG건설은 강원민방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강원민방은 지난해 6월 8일 <뉴스퍼레이드 강원> 프로그램에서 원주지역 아파트 분양 소식을 전하면서 최대주주인 SG건설의 아파트 견본주택 전경과 회사 로고, 아파트 내 태양광 발전시설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충전소, 아침밥 서비스 등의 특장점을 상세히 소개했다.

당시 방송심의소위는 “공공자산인 전파를 사적으로 이용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방송법상 최고 수위 제재인 과징금을 건의했으나 강원민방 기자들에게 불이익 우려가 있어 법정제재 경고로 마무리했다.

한 언론 전문가는 건설사들이 방송사를 탐내는 이유에 대해 “지방 건설사는 지역 내에서 주택사업으로 입지를 다져 사세를 키우는 것이 기본인데 방송사를 소유할 경우 홍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건설업 은 타 업종에 비해 민원이 많은 편인데 방송사를 소유하면 방패막이로 사용할 수 있다"며 "공공입찰 때 보이지 않게 소속 언론사를 통해 압력을 행사해 사업권을 따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SBS 노조가 대주주인 태영의 여러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언론사와 대주주인 회사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해야하는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특히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 논란에 불을 지폈다.  지역민방을 소유하고 있는 건설사들에게는 방송 소유와 편집권 분리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겼다.  

dooood0903@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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