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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6 18:52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호남 '건설 3인방' 호반·중흥·우미, 누가 먼저 ‘전국구’ 되나
호남 '건설 3인방' 호반·중흥·우미, 누가 먼저 ‘전국구’ 되나
  • 도다솔 기자
  • 승인 2019.03.2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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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성장 10년…과도한 몸집 키우기 비판도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좀처럼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호남지역에 뿌리를 둔 중견 건설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호반건설·중흥건설·우미건설로 대표되는 3사는 지난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 건설사들은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근 브랜드 인지도도 대형건설사 못지않게 높아졌다.

1990년대 초반 청구·우방·건영 등 영남을 기반으로 한 중견 건설사들이 앞 다퉈 전국구 건설사로 부상했으나 이들 건설사 모두 줄도산에 빠졌고 이제는 구도심의 오래된 아파트에서나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정도다.

호반·중흥·우미 등 호남 거점 건설사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영남지역 건설사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전국구 건설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이들 건설 3사가 유독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형건설사 못지않은 탄탄한 재무구조

호남 거점 건설사들 중 맏형격인 호반건설은 1989년 김상열 회장이 설립, 30년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밟아왔다.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평가액 2조1619억원으로 전체 13위에 올랐다. 2008년 시공능력 평가액 2833억에 77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무려 10배가량 성장했다.

호반건설·호반건설산업·호반베르디움의 평가액은 각각 1조7859억원, 1조1582억원, 438억원으로 네 기업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하면 5조1498억원에 이른다. 통상 3조원을 넘으면 대형 건설사로 간주하는 건설업계에서 호반건설은 이미 안정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호반건설그룹 영업이익은 호반건설·호반건설산업·호반건설주택을 합쳐 1조3474억원에 달했다. 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이 2017년에 낸 영업이익을 합쳐도 1조3000억원을 밑도는 것을 감안해 볼 때 호반건설이 얼마나 알차게 장사를 했는지 알 수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 성장 동력의 가장 큰 요인은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둔 경영”이라고 설명했다. 숫자를 앞세우기보다는 빌딩을 쌓아 올리듯 서두르지 않고 한층, 한층 다져나간 결과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호반건설은 광주·전남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민영방송사 ‘KBC 광주방송’을 비롯해 ‘리솜리조트’ 등 34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광주를 대표하는 향토건설사인 중흥건설은 광주토박이 정창선 회장이 1983년 설립했다. 중흥건설은 2008년만 하더라도 시공능력평가 순위 115위에 불과한 중소건설사였다. 하지만 2011년 94위에 올라 ‘100대 건설사’에 진입한 데 이어 2012년 77위, 2013년 63위, 2014년 52위, 2015년 39위, 2016년 33위 등 꾸준히 순위가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핵심 계열사인 중흥토건이 시공능력평가액 1조4949억, 22위에 오르며 전년도 대비 무려 13계단 상승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정창선 회장의 장남 정영주 사장이 회사 경영을 도맡고 있으며 최근 주요 계열사인 시티건설이 계열분리를 마치고 차남 정원철 사장이 독자경영에 나섰다.

다크호스 건설사 우미건설은 전남 강진 출신 이광래 회장이 1982년 삼진맨션 분양을 시작으로 출발했다. 이 회사는 1991년 우미주택(現 우미건설)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을 확대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시공능력평가액 1조214억, 42위를 기록했으며 건설공제조합과 주택도시보증공사 신용평가서 각각 AA등급을 받았다.

우미건설이 눈에 띄는 부분은 주택분야에서 사용 중인 브랜드 ‘린(Lynn)’이 지난해 한국리서치와 부동산114가 공동으로 조사한 아파트 브랜드 순위서 10위에 랭크됐다는 점이다.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구 건설사 도약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CEO의 통찰력

이들 3사의 공통점은 공공택지사업을 통해 사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과거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 분양에 집중하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지 않았던 지방의 땅을 낮은 가격에 대량으로 매입한 뒤 아파트를 분양해 파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워나갔다. 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택지지구 입찰에 주력했다. 특히 중흥건설의 경우 대형 건설사들이 수백억원의 위약금을 물고 포기했던 세종시 땅을 사들인 덕을 톡톡히 봤다.

지방에서 공공택지사업으로 사업 토대를 닦던 3사는 본격적인 사세 키우기를 앞두고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다. 건설사를 비롯한 여러 대기업이 줄도산했다. 경제가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침체기에 들어서자 호반건설·중흥건설·우미건설은 오히려 공격적인 투자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당시 대부분 기업이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을 헐값에 내놨다.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은 90년대 중반 광주시 아파트 분양을 통해 확보해둔 현금으로 싼값에 부지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외환위기가 호반건설에겐 중견건설사로 도약하는 기회가 된 셈이다.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정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를 내다봤다. 위기를 견뎌낸 이후에는 반드시 주택시장 호조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정 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사업 규모를 줄이던 다른 회사와는 달리 오히려 사업 확장에 나섰다. 외환위기로 폭락한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여 미래에 대비했다. 이런 정 사장의 ‘거꾸로 경영’을 이해 못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자 마련해 둔 부동산은 그야말로 ‘황금 밭’이 됐다.

외환위기 때 부동산 불황기를 맞아 우미건설도 시련을 겪었다. 이광래 회장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풍백화점 붕괴로 부실시공에 민감해 있던 시기에 광주에서 우미건설이 건립한 한 아파트 지반이 침하되고 있다는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여기에 무등건설 등 연대보증을 섰던 4개 건설사가 부도를 내 뒤처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장은 이시기를 사업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때라고 말하곤 한다. 1997년 광주 서구 풍암지구에서 공공 임대아파트 공사 당시 외환위기가 시작됐음에도 100% 분양에 성공했다. 목포에 주택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을 한 뒤 택지 2필지를 공급받아 1500가구를 건립해 대박이 났다.

호반건설·중흥건설·우미건설 3사 모두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CEO의 남다른 안목과 차별성, 시대를 앞선 준비와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대중 정부 지원 덕에 ‘승승장구’?

1998년 외환위기의 어려움 속에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과 외환위기 극복 등 나름의 업적을 남겼다. 특히 국민의 정부는 타 지방에 비해 발전 속도가 더딘 호남지방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이 시기가 호남 거점 건설사들이 급성장하는데 도움이 됐다. 호남 건설사들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버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그때 당시 정부가 제공한 택지개발지구를 대거 확보한 게 꼽히기도 한다. 정부가 인허가를 마치고 택지지구 조성을 끝낸 공공택지를 매입하면 그만큼 사업 실패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오너 체제로 의사결정이 빠르고 책임경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들은 공격적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 안정된 자금운용을 바탕으로 내실경영을 펼쳐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호남 거점 건설사들이 김대중 정부 때 집중적으로 수혜를 입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본다. 중흥건설의 경우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제회복의 밑거름이 됐다며 감사와 치하 서신을 받았고 대한주택공사는 우수시공업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중흥건설은 1999년 매출 456억원에서 2000년 매출 864억원으로 1년 만에 매출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듬해 매출 1142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호반건설의 경우 1999년 매출 규모 38억원에서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 988억원으로, 우미건설은 같은 기간 293억원에서 1077억원으로 각각 늘어났다. 이 시기 밑거름을 다진 호남 거점 건설사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급성장했다.

이들 3사가 정부 도움으로 성장했다는 시각에 부정적인 사람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청구·우방·건영처럼 전국구 건설사로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과거 청구나 우방에 비해 최근 약진한 호남 건설사들은 재무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과거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도산한 건설사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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