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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 중복출점 제한 '딜레마', 중고창업자 피해 수면 위로
골프존 중복출점 제한 '딜레마', 중고창업자 피해 수면 위로
  • 한민철 기자
  • 승인 2019.03.12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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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자 보호 규정이 새 창업자에겐 장애물...정부당국 해석도 제각각
골프존의 중복출점 제한 규정으로 인한 중고창업자들의 피해 호소 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골프존의 중복출점 제한 규정을 둘러싸고 중고창업자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 = 한민철 기자] 골프존(대표이사 박기원)의 중복출점 제한 규정과 관련해 스크린골프장 중고창업자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골프존은 법원으로부터 사업주들 간 상생 도모 차원에서 마련한 해당 규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중고창업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더 많은 피해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여름 A씨는 스크린골프장 창업을 마음먹고, 기존 사업자로부터 중고 골프시뮬레이터 시스템을 구입했다.  스크린과 프로젝터 등으로 구성된 제품은 스크린골프 개발업체인 골프존이 제조·판매한 것으로 시스템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구매자인 A씨가 골프존 측에 골프시뮬레이터 서버 연결을 요청하고 골프존이 이에 응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골프존은 A씨가 사들인 기기에 대한 서버 연결이 규정상 중복출점 제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신청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골프존이 불법적 영업을 한 전력이 있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고 의심되는 사업주의 경우에 한 해 서버연결 신청을 거부한다는 설명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이 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서버 연결을 거부하는 것은 기망행위이자 기존의 합리적 상거래 관행에 반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A씨는 스크린골프 사업을 하기 위해 이미 거액을 들여 골프시뮬레이터 구입 및 사업장 임차, 기타 시설 구비와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친 상태였다. 골프존의 서버 연결 거부로 인해 사업을 해보지도 못한 채 금전적 손실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A씨는 골프존을 상대로 수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년여 간 법정공방 끝에 지난달 이 사건 심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민사 29단독)은 골프존이 내세운 서버 연결 제한 사유를 받아들이며 A씨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골프존의 중복출점 제한 규정을 통한 서버 연결 신청 거부 행위가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없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중복출점 제한 두고 사업주·공정위 엇박자

 

골프존이 폐업한 점주로부터 중고제품을 사들여 신규 출점을 하려는 A씨와 같은 중고창업자들에게 서버 연결을 허용한다면, 당시 잠잠해지고 있던 과밀경쟁 및 갑질 논란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었다.

골프존은 과거 무분별한 기기 판매에 따른 스크린골프 업계 과밀화와 이로 인한 사업자들의 혼란 및 불공정행위 등의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스크린골프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은 골프존에 시장과밀화 문제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고, 갈등이 심해지자 이는 정치권 이슈로 번졌다.

골프존 창업주인 김영찬 골프존문화재단 이사장은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업주들과의 갈등에 관해 국회의원들의 거센 질의에 응해야만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골프존에 대한 지도·감독에 수차례 나섰고, 2017년 10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정무위 국회의원들과 김상조 공정위원장, 박기원 골프존 대표이사 등 관계자, 골프존 사업자단체 점주들이 참석해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간담회에서는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관계자들이 목소리를 내며 골프존의 기존 과밀지역 신규 출점 금지 및 거리제한에 따른 상권보호, 과당경쟁 해소 등을 요구했다.

이에 골프존도 골프시뮬레이터 신규 판매 중단 등을 통한 사업주들의 상권보호 및 영업환경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박기원 대표는 회사가 당면하고 있던 곤혹스러운 점을 밝히기도 했는데, 바로 중고창업 및 중복출점 제한 문제였다.

다수의 기존 사업주과 가맹점주들은 골프존이 중고창업을 여전히 허용하면서 시장 과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했고, 이에 골프존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12월까지 일부 가맹시범지역 내 중고창업을 제한했다.


그러면서 중고창업자들이 이를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공정위에 신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이후 공정위는 골프존의 행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이라며 경고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골프존은 기존 사업주들과 공정위 사이에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골프존 측에 “합리적 기준을 만든다면 그 기준에 맞춰 제재하지 않는 방향을 검토 하겠다”며 경고 처분에 대한 변화 여지를 남겼다.
 

논란 여전한 골프존 규정에 한숨짓는 중고창업자들
 
골프존은 2017년 10월부터 자체적으로 구상한 중고창업과 관련된 기준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중고 골프시뮬레이터 시스템을 판매하려는 기존 사업주들에게 ‘가맹점의 영업지역과 중복되거나 과밀지역에 위치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 골프시뮬레이터 서버 연결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중고창업자들에게 반드시 사전에 안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기존 사업자와 예비창업자, 중고기기 판매업자들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기존 상권보호를 위해 200m 이내 지역에서 중고창업, 매장이전, 신규가맹과 관련해서는 서버 연결을 제한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는 이해관계자들 간 입장이 달라 셈법이 복잡해진다. 앞서 언급한 A씨 등 중고창업자들과 골프존 사이엔 간극이 크다. 거액을 투자한 중고창업자들에게 '서버 연결'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고, 골프존은 기존 사업자를 보호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정위 등 정부 당국은 가 해당 기준에 대해  명확하게 '교통정리'를 해준 적이 없다. 공정위의 입장은 골프존이 중고창업을 일방적으로 거절하는 행위가 특정 사업주의 경쟁 여건을 악화시켜 위법하다는 것이다.  골프존이 기존 사업주들에게 중고 골프시뮬레이터를 판매할 때는 반드시 제한 가능 사항을 안내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며 이를 어겼을 시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도 마땅치 않다.

오히려 공정위는 지난해 말 골프존이 가맹점에만 골프시뮬레이터 신제품을 공급하고 비가맹점 업주를 차별했다며 5억원의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까지 하면서 사태는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결국 어느 누구도 갈등 조정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A씨와 같은 피해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A씨는 현재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 골프존과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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