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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값’ 된 암호화폐로 돈 잘 버는 남자
‘똥값’ 된 암호화폐로 돈 잘 버는 남자
  • 이일호 기자
  • 승인 2019.03.0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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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NHN엔터 엑싯 한 ‘연쇄창업가’ 이충엽 헤이비트 대표 인터뷰
투자의 개념이 180도 바뀌고 있다. 과거엔 투자와 투기를 ‘생산성’이나 ‘의도’로 구분했다. 오늘날에는 이 둘을 구분하는 개념이 모호해졌다. 생산성과는 거리가 먼 주식시장의 시스템트레이딩조차 투자로 인정받는 상황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투자한다고 하면 어떨까? 투기라는 의견이 압도적일 것이다. ‘암호화폐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표방하는 스타트업 ‘헤이비트’는 이 같은 사고방식에 근본적 의문을 던진다. 지난달 21일 ‘연쇄창업가’ 이충엽 헤이비트 대표를 만나 투자와 창업 그리고 비즈니스 철학에 관해 들었다.
이충엽 헤이비트 대표.<헤이비트>

-이력 상 본인을 ‘연쇄창업자’라고 소개하셨어요.

학교를 다니다가 2007년에 회사를 창업했고, 그곳이 2012년까지 5년 간 사업 끝에 카카오에 인수됐어요. 그래서 카카오에 잠깐 있다가 병역 문제로 나왔고, 이후 아이엠컴퍼니라는 회사에 합류했는데 그 회사도 2017년 NHN엔터테인먼트에 인수돼 입사하게 됐어요. 근데 잠깐 있다가 또 못 참고 나와서 지금 회사를 또 이끌게 됐고요.

-보통 엑싯을 하면 회사 직원도 인수 회사에 딸려 가는 구조인가요?

인수회사가 어떤 목적으로 피인수회사를 사느냐에 따라 갈릴 수 있는 건데요, 만약 ‘재능인수’가 목적이라면 산 회사에서 데려오고 싶은 우수한 사람들을 데려가고요,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분들은 나가시라고 하는 경우가 있고요. 반면 서비스나 제품, 브랜드, IP 등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차원의 인수라면 사실 사람은 필요가 적죠. 저는 첫 회사를 팔았을 때는 재능인수였고요, 두 번째 회사는 재능인수보단 저희 만든 서비스 제품에 대한 인수였어요.

-이더리움 자산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많지는 않습니다(웃음). 2017년에 워낙 가격이 많이 올라서 좀 벌었어요. 벌었다는 게 사람마다 기준점은 다르겠지만, 저는 인생이 바뀌지 않는 수준에서 괜찮게는 벌었어요. 사실 그것 말고도 이것저것 재테크했던 게 잘 됐어요. 근데 그건 제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고 그 해가 그런 해기도 했어요.

-2017년이 유난히 그랬죠.

그래서 그때 제가 깨달았던 게, 항상 이럴 순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항상 이런 투자를 하고 있어야 이런 기회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저는 2017년에 엑싯을 하고 돈이 좀 생겨서 투자한 건데, 앞으로 이런 게 몇 년에 한 번씩 올테니 계속 투자를 지속해야겠다, 소위 말하는 재테크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근데 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공부하고 숙지해서 관리하는 게 불편한 일이더라고요. 또 투자자본수익률(ROI)이 안 나오는 부분이 있어요. 돈이 아주 많으면 1년에 단 몇 퍼센트만 벌어도 큰돈인데, 재산이 얼마 없는 상태에서는 그런 메리트가 적다 보니 별로 관심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이런 걸 다른 전문가들에게 맡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고, 그런 걸 원래 기존 금융권이 해주던 거죠. 근데 암호화폐 쪽은 딱히 그런 걸 해주던 곳이 없다 보니 ‘이런 걸 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성도 있고 유의미하겠구나’라고 판단했죠.

-해외에도 이 같은 비즈니스가 있나요?

있겠죠. 그런데 저희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제품이 여러 개 있어도 그 기능을 무엇을 위해서 쓰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령 저희처럼 시장에 들어가서 어떤 대상을 사고 팔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는 꽤 많이 있어요. 근데 이런 서비스 대부분이 비싼 돈을 받으면서 소수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투 체어스’ 같은 자산관리 서비스?

정확히 말하자면 헤지펀드 같은 형태죠. 자금운영 주체입장에서는 그게 돈이 더 잘 돼요. 수수료율이 훨씬 높고 더 많은 돈을 받으니까요. 또 투자자에게 일일이 CS응대를 할 필요도 없고요. 쉽게 말해서 돈을 맡기는 분들이 개인일 수도 있지만, 결국 B2B적 성격이 강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저희는 유사 기능을 B2C로 제공하겠다, 소액으로 운영하는 사람들도 이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돼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비슷한 기능이더라도 다른 시장을 접목한 게 기존 서비스와 다른 점이라 생각합니다.

-창업까지는 어떤 행보를 걸으셨나요?

2005년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라는 학교에 입학했고 그 학교가 나중에 카이스트와 합쳐졌어요. ICU는 국립대가 아닌데 정부로부터 돈을 받았던 게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됐고, 그 당시에 학교 역할과 학생 수준이 비슷한 카이스트와 통합됐어요. 결과적으로 카이스트생이 됐는데 사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진 않았어요.

-컴퓨터나 IT기술에는 원래 관심이 많았나요?

엄청나게 이 분야가 많이 좋았던 건 아니었고, 괜찮을 것 같아서 학교에 들어가게 됐어요. 카이스트에 입사하고선 2007년에 창업을 했어요. ‘아이씨유(I SEE YOU)’라는 이름의 회사였고요. 유저들이 웹에서 인터렉티브(Interactive)한 UCC를 만들 수 있도록 저작 도구들을 제공했었어요. 사용자들이 보거나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상호작용할 수 있고 멀티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그때 유튜브가 구글에 팔렸을 때예요. 동영상 UCC가 부각받다 보니 여기에서 한 번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창업했었고요. 실제로 해보니까 그렇게 나이브한 생각으로 창업하면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구체적으로 사람들이 힘들어하거나 필요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걸 만들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은데, 제가 당시 만들었던 건 세상에 필요할 만한 걸 뜬구름 잡듯 예측한 거죠.

어쨌든 그런 창업을 시작해서 5년간 이어오면서 사업 방향도 여러 번 바뀌었죠. ‘e-book’ 사업도 했었고, 모바일 게임도 만들었고요. 먹고 살려고 외주 용역도 했었고요. 그러다 스마트폰 보급 당시 모바일 혁명이 터졌어요. 당시 성장세가 빨랐던 카카오가 개발자들이 많이 부족했고, 선배가 소개해준 덕분에 재능인수가 됐어요. 사업을 잘했다기보단 어찌어찌 ‘존버(장기투자)’하고 있다 보니 팔리게 된 케이스죠.

-‘떡상(가치 급상승)’했나요?

‘떡상’까진 아니었고요(웃음). 카카오에 잠시 있다가 병역 문제로 나왔고, 이후 아이엠컴퍼니라는 회사에 합류했어요. 정확히는 엔젤투자(창업사 투자)를 했던 회사였는데, 그 회사가 잘 될 것 같아서 저랑 예전에 창업했던 멤버들이 같이 모이게 됐어요. 저는 그 회사의 2대 주주였고요.

이 회사는 ‘아이엠스쿨’이란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학생들이 집에 귀가할 때 가정통신문 같은 걸 받아오잖아요? 이걸 모바일 서비스로 만들었어요. 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전달할 콘텐츠를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서비스인 거죠. 근데 이 서비스가 머리를 잘 쓴 게, 이런 류의 서비스가 없는 건 아니었는데 대부분 업체와는 다르게 학교로부터 일절 돈을 받지 않았어요. 대신 학부모 사용자들이 많으면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죠.

또 그 업체에서 제공한 서비스가 ‘무료 연동 서비스’였어요.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는 콘텐츠를 저희 모바일 앱으로 변환해 보내줄 수 있게 해줬어요. 학교로선 공짜에다가 편하게 쓸 수 있으니 수요가 몰린 거죠. 처음에는 100~200곳이 쓰던 게 나중엔 전체 초·중·고등학교의 3분의 1이 넘었고, 월간 사용자는 150만명 가까이 되기도 했고요.

-엄청나네요.

일간 사용자 수(DAU) 기준 국내 앱 중에 20~30위권이었어요. 또 그 사용자가 산발적 유저가 아니고 전부 학부모였잖아요. 저희 생각에는 굉장히 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러다 보니 학원 대상 서비스를 만들던 NHN엔터테인먼트가 저희와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2017년 우리 회사를 인수했죠.

그 당시 돈을 좀 벌어서 투자나 이런 데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를 했고, 하다보니 재미있고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은 ‘나는 돈이 없어서 그런 건 별로 필요 없어’라고 하는 경우도 많고 또 복잡해하셔서 그런 도움이 필요하겠구나라고 생각했고, 특히나 암호화폐는 그런 게 너무 없다보니 ‘이런 걸 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성도 있고 유의미하겠구나’라고 판단했죠.

또 암호화폐 디지털 자산 이런 쪽이, 안 좋은 점이 많이 부각됐지만 투자적으로 봤을 땐 기회가 굉장히 많은 영역으로 생각해요. 위험하고 안 좋은 점은 제어하면서 좋은 점만 취하는 방법들이 머리를 쓰면 있을 텐데 개인들이 고민해서 하는 건 피곤하다 보니 그런 걸 선도적으로 제공하는 업체가 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먼저 김현준 이사님이 창업했고 저는 나중에 대표를 맡게 됐고요.

-엔젤투자는 일반인으로선 쉽게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판단하기도 힘들고 애초에 투자할 기회도 별로 없죠.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펀딩 업체가 있긴 하지만 그런 곳도 한 차례 필터링이 돼서 올라오는 거고요. 사실 엔젤투자는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면 할 기회가 없어요. 저 같은 경우 아이엠컴퍼니 합류 당시 대표가 학교 후배였어요. 그런 것 때문에 할 수 있었고, 당시엔 투자라기보단 관계 맺기의 성격이 더 컸어요. 큰 돈을 넣은 것도 아니었고요. 결국 엔젤투자는 개인들이 하기 쉽지 않죠. 알기도 힘들고 기회도 없고. 그래서 사실 그런 건 평소에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저 또한 운이 좋아서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본인의 행보는 어떻게 보면 일반인과 다른 루트이기도 하네요?

맞아요. 제가 학교를 중퇴하긴 했지만 그 학교 구성원들하고 네트워크가 생겼는데, 이게 창업했을 때 엄청난 메리트가 됐어요. 창업마다 다르긴 한데 제가 몸담은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저희가 제공하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고, 그걸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게 소위 공대생들인 거고요. 이런 분들이 몰려있는 곳이 많진 않아요. 서울대나 카이스트, 포항공대 정도죠. 다른 좋은 대학도 많은데 이런 데는 이 같은 네트워크는 약한 거죠. 제가 알고 택한 건 아니었지만 운이 좋았던 거고, 그런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계속 창업할 기회가 주어진 거죠.


<자료=헤이비트>

투자는 ‘결과’보다 ‘논리’가 중요

헤이비트는 지난해 연 환산 8.8%의 공식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비트코인 단순 투자시 절반 가량 손실이 발생한 걸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수치다. 이충엽 대표는 이에 대해 투자 결과보다는 ‘과정’과 ‘논리’가 더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암호화폐로 수익을 낼 수 있습니까?

2017년 비트코인 시세 곡선.<코인마켓캡>

부동산도 주식도 그렇듯, 사실 모든 투자자산 자체가 수익을 낼 수 있고 못 낼 수도 있어요. 하나 마나한 소리 같지만요. 가능성은 항상 있는데 그걸 어떻게 살리고 제대로 다룰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암호화폐를 2017년 1월에 사서 그해 12월에 팔았으면 돈 엄청 벌었겠죠. 근데 그게 제대로 된 전략은 아니잖아요? 어떤 성적을 기록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게 어떤 논리 하에서 나왔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샤오미 창업자인 레이쥔이 한 말 중에 ‘태풍이 불면 돼지도 하늘을 난다’는 말이 있어요. 뒤집어 말하면 태풍이 안 불면 돼지는 못 날거든요. 근데 태풍이 불었을 때 돼지가 난 걸 가지고 ‘아, 돼지는 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안 되죠. 진짜 날개를 가지고 있는 곳이 그걸 쓸 수 있는 법을 알고서 날았을 때 진짜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암호화폐로 수익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나, 그게 저희 성적으로 증명되기보단 논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가 중요한 거지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같은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나요?

우선, 저는 특정한 투자방식에 대한 편견이 없어서 두루 공부했어요. 대표적으로 우리가 흔히 투자할 때 이야기하는 게 ‘가치투자’ 이야기를 하잖아요? 어떤 대상에 본질적 가치가 있다고 보고 그 가치가 낮을 때 사서 회귀하면 파는 식이죠. 주식에 투자할 때 적정가치를 판단하고 목표가를 설정하고 하는 것도 공부했고요. 근데 공부하다 보니 가치투자만 있는 게 아니라 차트의 패턴이나 거래량 같은 일종의 기술적 투자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공부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런 영역이 사기꾼이 많은 영역이긴 한데, 공부하다 보니 이게 그런 식으로 많이 성공했던 트레이더도 많고 논문이나 방법론이 나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걸 익히던 시점에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에서도 그런 걸 쓸 수 있는 스킬셋들이 있다는 걸 우리 회사에 계시던 몇몇 퀀트 전략가들이 글을 쓰셨고, 그런 분들에게 연락해서 배우다 보니 ‘사업화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이야기가 된 거죠.

-헤이비트에서 차용한 투자 알고리즘을 설명해주세요.

저희는 퀀트로 기술적 투자를 합니다. 암호화폐라는 것의 본질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이론이나 판단 능력이 아직까지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예요. 주식의 경우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들이 여러 가지 나와 있어요. 근데 암호화폐 쪽은 본질적 가치 여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고, 또 가치가 있더라도 그게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이제 막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잖아요. 가치투자적 관점으론 불확실하다는 게 저희 시각이고요.

반면에 기술적 투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나 인간 심리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것이거든요. 인간이 하는 매매이니 일정 규모 이상에서 나타나는 패턴이나 경향이 있는데, 이 시장의 경우 그런 경향성이 매우 강해요. 왜 그런지를 역산해보면, 기존 시장에는 소위 말하는 기관투자자들이 많은 반면 이 시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관투자자들은 일반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있고, 그렇다 보니 심리에 휘둘리는 경우가 없죠. 반면 암호화폐 쪽은 거의 개인투자자다보니 기술적 투자의 경향성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거죠. 기술적 투자를 하기에 수월한 환경이라고 보는 게 저희 시각이예요. 그걸 퀀트라는 방법을 통해서 데이터로 검증해가며 전략을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고요.

전략 원리는 기본적으로 추세 추종이예요. 어떤 가격의 흐름이 특정 방향으로 형성되면 그 방향으로 가는 추가적 여력이 더 있을 것이라는 데 배팅하는 거예요. 쉽게 일정 가격 이상 오르면 그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데 배팅하는 게 추세추종 전략의 원칙이죠. 통계적 관점에서 오르는 경우가 조금이라도 더 많으면 이걸 반복 시행할 경우 수익이 나는 것이거든요. 그런 기본원리를 갖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손실이 나더라도 그 폭을 최소화할 수 있는 패턴을 찾아나간 거죠.

이때 관리하는 지표가 이익손실비율(Profit/Loss Ratio)입니다. 간단하게 말해 수익이 날 때의 수익과 손실이 날 때의 손실간의 비율인데, 수익이 더 큰 패턴을 찾으면 5할 전후의 승률로도 이익이 쌓여 나갑니다. 실제로 저희 프로그램을 돌려보면 통계적으로 승률은 5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예요. 이걸 반복 시행하면 수익이 쌓여나가고요. 전략에 따른 여러 안전장치를 갖추는 게 핵심입니다.

-지난해 수익률은 얼마나 나왔죠?

연 환산 8.8% 수익이 나왔어요. 다만 같은 기간 시장이 50% 넘게 떨어졌어요. 상대적으론 60%포인트 이상의 초과 성과를 낸 거죠.

-투자 성향은 어떤가요?

대단히 안정 지향적인 성향입니다. 실제로 여타 로보어드바이저가 안전하다고 표시한 것보다 저희가 더 안전했어요. 투자 시 최대 낙폭(MDD) 누적치가 2% 밖에 안 나왔는데, 이 정도 수준이면 원본 손실 상품 중 나올 수 있는 거의 최상의 결과고요. 다만 조금 더 투자 성향이 공격적인 분들을 위한 서비스도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투자자들이 동일한 수익률을 갖게 되나요?

그렇진 않고 ‘유사한 수준’이라 해야 할 듯 합니다. 우선 고객이 운용하는 돈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최소거래 단위 이하의 경우 매매 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요. 또 봇이 자동매매 지시를 내리더라도 실제 매매가 체결되지 않을 수 있고요. 물론 반복시행을 하다 보면 평균회귀는 되는데 완전히 동일 값은 아닙니다. 정규분포 범위 내에서 유사한 수준의 수익률을 갖게 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향후 암호화폐 매매가 고도화되면 수익이 떨어질 우려도 있어 보입니다.

우려가 아니라 거의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익을 낼 수 있는 건 현재 상황 때문인거지 영원불변하는 건 아니고요. 실제로 저희 전략을 돌려보면 코스닥에서는 잘 먹히는 반면 코스피는 덜 먹히는 편입니다. 둘의 차이는 코스닥의 경우 기관투자자 비중이 적어 변동성이 큰 반면 코스피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고요. 어쨌든 현재 암호화폐 시장 성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명히 변할 수 있어요. 향후 이에 따른 전략 업그레이드는 분명히 필요하고, 그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저희 같은 전문적 업체들이라 생각합니다. 암호화폐 시장 변화에 따른 우려는 정확히 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암호화폐 시장 거래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잖아요?

맞아요. 저희가 운용하는 금액과 시장 규모의 상대적 사이즈가 중요해요. 만약 암호화폐 시장이 줄었더라도 우리 회사 투자액이 적으면 상관없어요. 반대로 시장이 커졌더라도 저희 운용 금액이 상대적으로 너무 크면 문제가 되겠죠. 이 상대성이 중요합니다. 저희는 계속 시장을 주시하면서 저희가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계속 수익성을 가질 수 있는 규모 이하에서 존재할 수 있도록 저희도 관리합니다.

다만 시장 자체가 망할 순 있죠.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저희가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는 ‘어쨌든 손실은 안 본다’는 거예요. 이건 시장이 죽더라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현금 형태로 돈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시장 자체가 망하면 저희 전략이 돈을 못 버는 건 맞지만 거의 잃지도 않는 상황이 될 겁니다.

-고객자산 보호는 어떻게 하나요?

현재는 업비트가 저희 돈을 저희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받아서 자금을 운용하고 있어요. 돈 자체는 거래소에서 보관하고 있고, 저희는 돈을 직접 수취하진 않죠. 그래서 저희도 건전한 거래소 위주로 거래하려는 거고요. 업비트는 재무건전성, 기술적 우수성, 자금 유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했습니다.

-헤이비트는 통신판매업으로 등록돼있는데, 실제 사업과는 맞지 않는 규제가 적용될 것 같아요.

기존 금융 관점에서 보면 저희는 투자자문사나 일임사 같은 형태라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부는 암호화폐가 금융의 영역이 아니니 자본시장법 대상이 아니라고 하고 있고요.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이런 부분이 저희 같은 비즈니스나 서비스를 만드는 곳들에게 막 나갈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해요. 좋은 규제를 받아서 위험을 방지해야 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 부분이 제도화가 잘 됐으면 좋겠고요.

다만 저희는 현재 규제 상황이 기회라고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업체들이 그런 규제들을 제대로 잘 준수하지 않고 있어서, 기존 금융회사에 준하는 수준의 장치를 잘 마련해서 ‘믿을만한 곳’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거죠. 그게 현재 시장에서 저희를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법지대에서 혼자 법을 지키고 있으면 더 돋보일 수 있다는 거죠. 그런 게 저희 사업에서 중요한 목표고, 저희 브랜딩 측면에서 의미를 두는 부분입니다.

저희가 투자 유치도 했는데, 물론 돈을 받는다는 목표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이 업체가 정체도 알 수 없는 곳은 아니구나’ ‘투자자로부터 검증받고 감사도 받는 업체구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 더 컸어요. 그런 것들은 결국 하나의 목적으로 귀결됩니다. 혼란한 시장에서 반대로 저희가 가능한 방법들로 신뢰를 만들어 특별하고 의미있는 업체가 되고자 하는 게 저희 목표입니다.


“암호화폐로 가치투자 할 수 있을 것”

이 대표는 암호화폐와 디지털자산에 대해 “실제 사용되기까진 시간이 팔요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기술적, 논리적 근거가 확실한만큼 향후 ‘인터넷’처럼 확고한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충엽 헤이비트 대표는 “암호화폐 투자 대중화를
선도하는 업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일호>

-대표님은 헤이비트에서 어떤 일을 하세요?

저희는 크게 세 가지 파트로 나눠져있어요. 첫 번째는 저희 투자 전략을 만드시는 파트, 두 번째는 그 투자 전략을 서비스로 만드는 파트. 이 둘은 개발자들이 많이 들어가는 영역이죠. 세 번째 파트가 바로 ‘나머지’인데, 저는 나머지를 맡고 있습니다(웃음). 이것 저것 다 하고 있습니다. CS도 하고 페이스북 운영도 하고 외부 제안이 들어오면 제휴도 하고 PR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그렇습니다.

-스타트업 대표자의 삶이군요.

회사가 작을 땐 그렇죠. 전문성 있는 영역이 있다면 그쪽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사 사람들을 도와줘야 하니까 그 외 잡일들을 누가 해야 하는데, 자원적 측면에서 그 사람들을 다 따로 뽑을 순 없거든요. 그러다 회사가 잘 돼서 규모가 커지면 잡일들도 전문성이 필요해질테니 그런 직군들을 구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밟게 되죠. 소위 경영을 하기 이전에는 소방수에 가까운 역할이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구성원은 몇 명이죠?

저 포함 상근직 11명입니다.

-규모가 꽤 크네요.

어느 정도의 목표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만든 전략을 봇으로 돌리는 것만 한다면 2~3명으로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몇만명이 쓰도록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죠. 많은 사람이 이용해도 괜찮은 수익과 안정성을 기하는 게 어려운 거죠. 어느 정도의 목표치를 만드느냐에 따른 회사 리소스가 완전히 달라지죠. 소수의 사람에게 돈을 받아서 불리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저희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목표가 정해져 있어요. 그만큼 보고 있는 기술적 허들이 높아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하는 분들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거의 다 이전 회사에서 함께 했던 분들이에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비슷한 또래나 선후배들이 많았고, 그렇게 하면서 손발이 맞는 사람들 위주로 팀웍을 유지하면서 그다음 일도 같이하게 됐고요. 저는 스타트업은 초창기엔 같이 일했던 분들과 다시 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팀원들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알고, 회사에도 잘 적응할 수 있거든요. 모르는 사람을 구성원에 넣는 건 초창기 비즈니스에선 리스크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그 일이 누가 해도 큰 상관없다면 모르겠지만,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면 같이 일해서 경험 있는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또 벤처캐피탈 같은 투자사들도 그 같은 팀을 좋게 봐요. 팀웍도 좋고, 또다시 함께 일하는 만큼 실력이 검증됐구나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새 사람을 채용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요?

기본적으로 어떤 일을 기대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오버 퍼포먼스’를 중시해요. 어떤 일을 단순히 잘하는 것도 좋지만, 스타트업 같이 작은 기업의 경우 한 구성원이 자기에게 주어진 일 이상으로 더 잘해야 해요.

그 외에는 정직하고 겸손한 분들 좋아하고요. 본인이 뭘 잘하는지 만큼이나 뭘 못하는지 말하는 분을 좋아해요. 그런 이야기를 잘하는 분들에 대한 면접을 신뢰할 수 있어요. 반대로 다 잘한다는 부분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오버 퍼포먼스’된 사람을 데려오긴 힘들잖아요.

그래서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줘야 하는 거고요. 회사가 정말 잘 될 것 같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면 그 회사의 주식이나 스톡옵션은 매력적 대안이 될 수 있고요. 반대로 그렇지 못할수록 급여가 더 높아지겠죠. 근데 그런 회사는 좋은 회사가 아니잖아요.

물론 그런 건 대부분 돈이 안 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내가 노력해서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객관적 확률 이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고요. 로또가 잘 되는 이유랑 비슷한 거죠. 좋은 인재에게 보상을 잘 주면서 데려오는 게 서로가 ‘윈윈’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표자로서 조직 문화는 어떻게 만드나요?

저는 뭘 인위적으로 만드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그런 말도 있어요. 어떤 회사의 문화는 그 회사의 대표 혹은 오너가 감수할 수 있는 최악과 최선의 행동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대표가 ‘돈만 잘 벌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그게 회사 문화가 되고, 반대로 ‘반드시 이런 회사를 만들어야지’라고 하면 그것도 회사 문화가 되죠. 그래서 저는 경영자의 성향이 합리적이고 윤리적이어야만 회사에 잘 투영된다고 믿는 편이에요. 특히나 작은 조직일수록 그런 게 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본인에게 스타트업 창업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은 정말 짧은 시간에 성장해서 세상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요. 세상에 내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런 것들은 결과적으로 재미로 귀결이 되죠. 그런 점이 삶에 큰 활력소인 것 같고요. 사람들이 돈을 어디에 쓴다는 건 그럴만한 가치를 받기 때문이잖아요? 한 개인이 세상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자기의 가치관을 전달할 방법이 창업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실패에 대한 조바심이나 걱정은 없었나요?

조바심보단 그냥 힘들었어요. 첫 회사의 경우 재무적으로 아주 건전하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저희 사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없었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 ‘가속도’예요. 가속도를 느낄 땐 사람들이 앞 밖에 안 봐요. 그런데 그게 사라지면 주변부를 보기 시작하거든요. 가속도가 줄면 직원들도 충돌하고 회의감도 커지죠. 그런 걸 유지하고 지속하는 게 힘들었어요. 저보단 주변 사람들이 그러는 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암호화폐 버블이 사라진 이후에도 디지털자산은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향후 시장은 어떤 식으로 발전해나갈까요?

과거를 보면, 2017~2018년 시장은 전형적 버블이 붙었다가 터지는 과정이었죠. 디지털자산과 암호화폐가 가진 포텐셜에 비해 실체가 부족했어요. 사용량이든 사용처든 상대적 우위든 기술적 수준이든, 가능성은 컸지만 현황만 보면 그런 수준은 아니었죠. 그런데 너무 많은 돈이 붙어서 부풀었던 거고 어느 시점에서 터진 거죠.

향후 시장은 실질적 사용량과 사용처 기술적 수준 등이 고려될 거예요. 우선 원래 서비스나 상품에 비해 더 메리트가 있는 무언가가 나와야만 이 시장이 살아남을 거예요. 블록체인이 그런 걸 가능하게 해줄 논리적 근거는 있다고 봐요. 단지 그 근거를 실체화하는 데 실패했던 거죠. 저는 결국 블록체인 자체는 인터넷처럼 기술과 같다고 생각해요. 이 기술이 구체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선 시간이 필요하죠. 과거보다 더 저렴하고 편하다는 게 실질적으로 나와야 하고, 저는 그런 게 나올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향후 저희도 가치투자에 가까운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거예요.

-헤이비트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될까요?

디지털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직접 투자하는 것보단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그래서 그 시장에서 분명히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상품이 많이 나올 겁니다. 저희는 그런 새로운 영역을 먼저 개척한 업체로서 대중화를 선도하면 좋겠어요. 고객들이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만한 업체가 돼 있을 거라 믿고, 또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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