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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전 사장, 전기요금 인상 '군불때기'...956만 가구 '영향권'
김종갑 한전 사장, 전기요금 인상 '군불때기'...956만 가구 '영향권'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02.01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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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와 주택용 누진제 개편 논의...한전 “왜곡된 요금체계 개편해 취약계층 지원 확대"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조혜승 기자] “나주에 혼자 내려온 저와 임원들도 전기사용량이 적어 매달 4000원씩 할인받고 있다.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구조를 과감하게 개편해야 한다.”(지난달 29일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매한 전기가 4조7000억원으로 원가를 반영해 필요한 부분은 정상화하고 취약계층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올해 안에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김 사장이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공식화하고 군불때기에 들어갔다. 한전은 정부에 이 같은 내용을 건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와 테스크포스(TF)를 꾸려 현행 주택용 누진제에 대해 완화, 유지·보완, 폐지 등 총 3개안을 논의 중이다. 올 상반기 최종 개선안을 내놓고 하반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중 가정용 누진제와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연말까지 전기요금 전력도매가격연동제 방안도 논의할 방침이다.

현재 요금체계는 사용량에 따라 기본요금 1단계(200kwh이하) 93.3원, 2단계(201~400kWh이하) 187.9원, 3단계(400kWh 초과) 280.6원으로 나뉘어져 있다. 가정용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이 많을수록 요금을 더 내는 제도다.

전기요금 누진제를 개편할 경우, 1단계 전기 사용량에 해당되는 956만 가구가 전기 요금을 더 부담하는 대신 어려운 가구에 지금보다 요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김종갑 사장의 생각이다.

전기요금 개편안 상반기 마무리, 하반기 시행 예정

김 사장은 이날 “한전 사장이 매달 전기요금 4000원씩 지원받고 있다”며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폐지 가능성을 암시했다.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는 한달에 전기를 200kWh 이하로 쓰는 전국 956만 가구에 대해 월 4000원 한도로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제도다. 저소득층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였지만 김 사장을 비롯한 고소득 1인가구가 1단계 가구에 해당돼 불필요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김 사장이 폐지를 언급한 것이다.

1단계 해당 가구는 현재 원가의 약 90%만 요금을 내고 있다. 이중 생계가 어려우면서 전기를 적게 쓰는 가구 비중은 낮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한전 관계자는 “실제 전기 사용량이 200kWh 미만인 956만 가구의 대부분은 1인가구로 사용량은 적은 편이지만 이중 사회적 배려 대상은 얼마 안 된다”며 “김 사장도 그런 뜻에서 4000원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를 받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단계는 전기요금이 이미 할인 단가로 책정된 가격”이라며 “요금체계가 개편되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인 가구의 경우 한달 평균 전기사용량은 약 67kWh~200kWh 미만으로 나오고 있다. 전기 사용량이 적다는 것 만으로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볼 수 없고, 실제 보장이 필요한 가구는 다른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판단이다.

현재 한전은 정부와 현행 3단계인 누진제를 유지하되 누진율을 줄이는 방안, 누진율을 유지하되 누진제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 누진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악화된 한전의 재무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사장은 “한전 재정 상태를 전기요금 인상으로 메꿔달라는 요구가 절대 아니다”며 “소비자 부담을 늘리지 않는 범위에서 전기소비와 자원배분 왜곡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원가 이하 전기요금 판매와 정책비용 증가

김 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매한 전력은 4조7000억원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정책 비용이 전년보다 1조2000억원 증가한 약 6조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7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른 보전액도 1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요금은 안 오른 상태에서 연료값과 정책비용만 늘어나 한전의 경영 여건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더불어 한전은 지난해 여름철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에 따른 손실 3000억원을 정부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해 1,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4분기에는 영업손실 14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올해까지 6개 발전사 사장들과 비상경영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상 없다는 정부 입장과 배치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전기요금 인상론이 나올 때마다 임기 내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전기요금 인상은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계돼 논란 거리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기조를 유지한다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7년 말 발표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에서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017년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향후 5년간 전기요금 인상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윤모 장관도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에너지 전환은 세계적 추세로 2022년까지 에너지 전환에 따른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은 없다”고 밀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이 아니고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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